관리 메뉴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쫄지마, 골드 미스! 본문

낳은 책, 나온 책/<오우연애>

쫄지마, 골드 미스!

larinari 2013.05.03 19:20




모님 젊은 시절에,
(그땐 늙었다고 느꼈으나 지금 돌이켜보니 젊었다.)
'눈이 높아서 시집을 못 간다.'는 말에 뚜껑이 열렸다 닫혔다 했어.
그러나 어쨌든지 시집을 못 간 것은 빼도 박도 못하는 사실이라 뚜껑이 열렸어도 혼자 김이나 빼고 말았느니라.


20여 년 전의 일이니 한결 너그러운 마음으로 차분히 돌아본다.
'눈이 높아 시집을 못 간다.... 눈이 높아 시집을 못 간다?'
아, 여전히 뚜껑이 열려. 
아니, 그럼!!!
일생에 한 번 선택하고 웬만하면 무를 수도 없는 결혼을 하는데 눈이 낮아서 되겠어?


선택권도 없이 던져진 우리 집, 엄마 아빠의 딸로 태어나 지긋지긋한 시절을 보냈는데
내 손으로 가정을 일굴 유일한 기회가 눈 앞에 있는데,
그 가정을 함께 일궈갈 사람을 정하는 일에 어찌 시작도 하기 전 저자세가 되어야 하지?
신데렐라 콤플렉스라고 조롱을 당하든,
환상을 '내려놓으라'고 종용을 당하든 굳건하여 흔들리지 말거라.


'내려놓았더니 지금의 신랑을 만났다.'는 선배들의 조언은 다 기억의 오류니라.
이런 저런 조건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지금의 남편을 만난 것이 아니라,
지 짝을 만나고 보니 이런저런 조건이 자연스레 보이지 않아서 결혼한 거야.
배부르고 등 따신 지금에 와 돌이켜보며,
'어라, 내가 꼽던 그 조건들 다 어디 갔지?' 이렇게 된 것이니라.


돈과 외모에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애매히 고난 당하는 자가 된 너희들,
3:7 성비의 '3'에 해당하는 어여쁜 너희들아.
너희보다 더 무뚝뚝하고, 더 욕심이 많고, 더 심한 환상을 가진 너희 친구들도 결혼해 사는데
너희가 뭘 더 내려놓아야 한다는 말이냐.


몇 년을 만나서 나눔을 하고 함께 기도를 하던 '교회 형제님'께도 도통 나오지 않는 '오빠' 소리를 어떻게 처음 만난 남자에게 할 수 있다는 말이냐.
그딴 것은 안 되는 사람에게는 '울어도 못하고, 힘써도 못하는 것'이니니라. 
내게 있지도 않은, 세상이 만든 여성성 따위와
그것이 없다고 자책하는 순진 무궁함은 개나 줘 버려.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있어서 백마 탄 왕자를 기다려도 좋고,
그 왕자를 통해서 계급상승을 꿈꿔도 좋다.
눈이 높아도 좋고, 키 180 이하의 남자는 남자로 안 보여도 좋아. 다만,
다만 이것이 없으면 안 돼.
정말 네가 그것을 원하는 지 너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나는 무엇을 원하나?'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나'인 '너' 자신이 해야한다.
결혼, 직업, 관계, 오늘 하루의 삶..... 결국 너의 인생에서 '너는 무엇을 원하니?'
그 답을 찾기 위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히고, 거절 당하고, 거절 하고, 실패하고 아파봐야 해.
그 고통을 선택할 수 있으면 되는 거야.


하늘을 향해 공격적으로 치솟은 저 빌딩들 같아.
너희 속에 뚫고 들어와 위협하며 불안을 조장하는 세속의 가치들이 말이야.
너희를 위한답시고 하는 위로와 충고와 멘토링에 교묘히 녹아 들어 있지.
'웃기지 마. 내가 원하는 것은 이거야.' 라고 말하면서 너만의 컬러플한 색을 보여 줘.
그리고 저 빌딩들 사이의 몰아치는 바람을 타고 너울너울 춤 춰.


저 우산 하나 하나가 너희들 같애.
저 우산 아래서 나눴던 얘기들을 품고 하루 종일 기도했어.
알록달록 매달린 저 우산처럼 너희 참 이뻐. 정말 이뻐.
쫄지마! 골드 미스!


 

 


 

 


'낳은 책, 나온 책 > <오우연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쩌다 연애 강사까지  (7) 2013.08.10
은혜 to the 은혜  (8) 2013.07.11
쫄지마, 골드 미스!  (8) 2013.05.03
소크라테스의 ppt  (2) 2013.04.06
지금 여기의 '오우 연애'  (2) 2012.12.02
분위기 좋았던 북톡  (2) 2012.11.27
8 Comments
  • 프로필사진 forest 2013.05.04 23:51 쫄지말라고 하는데 난 왜 저 위의 사진을 보면서 쫄고 있는거시냐..
    왜 이리 멋지구리구리 한거시냐구요..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3.05.05 23:57 신고 그죠? 멋지죠?
    합정역에 새로 생긴 메세나 폴리스라는 곳이에요.
    집에서 걸어나가면 영화도 볼 수 있고,
    이것 저것 많이 생겨서 편리하기는 하나 망원시장 상인들이 오래도록 싸웠는데 결국 홈플이 들아와 앉은 곳이라 다니면서도 껄쩍지근 하기도 해요.
    요기서 이쁜이들하고 데이트 했거든요.^^
  • 프로필사진 뮨진 2013.05.12 20:20 원하는게 너무 많은 거 같아서..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3.05.21 15:17 신고 원하는 것 말고,
    정말 원하는 것.
    영혼이 원하는 것.
    그것도 그렇게 많을까?^^
  • 프로필사진 BlogIcon sonyfer 2013.05.27 16:01 신고 요즘 고민이 한 아름인데...

    일을 게속 해야하나..

    이렇게 살면 안될꺼같아서.. 하며 울컥 울컥 하고 있는데.. ^^ ㅎㅎ 쫄지마. 하시니까. 넘 좋아요. ^^

    진짜 나답게 살고 싶은데. 사실은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모르겠어요. ㅠㅜ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3.05.29 09:14 신고 나다운 것,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찾는 일은
    기나긴 여정과 같다고 느껴져요.

    내게 꼭 필요한 답은 오직 나에게 주어진다는 믿음,
    그런 의미에서 고민이 한 아름인 오늘도 괜찮다고 여길 수 있으면 어떨까 싶어요.

    딴 얘기 같지만 저는 요즘 데이트에 관한 강의 하면서 드는 생각이에요.
    살을 빼라, 성격을 고쳐라, 다른 사람이 되어라 등 '다른 사람이 되어라'는 하는 요구에 당당한 사람이 정말 멋지고 매력있는 사람이 아닌가 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잘 모르겠는 질문들을 안고, 내게 주실 맞춤형 답을 기대하며 사는 오늘이 더욱 당당했으면 싶어요.

    그런 날 되시길 빌어요.
  • 프로필사진 2016.02.05 22:49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6.02.14 14:01 신고 아, 그러신가요?
    지나치다 절 보시면 말 걸어주세요.
    인사 나눠요. ^^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