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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정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larinari 2014. 11. 2. 03:13

 

 

 

성격상 누구를 섬기거나 하지 않는 JP님이건만,
대학 때 가장 좋아하던 가수가 신해철과 윤상이었다며,

신해철을 잃고 생각이 많은 것 같다.

그러느라 자꾸 이 노래를 부른다.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내게 묻는 것도 아니건만 요즘 '어, 내가 원하는 게 뭐지?'

자꾸 내 행복의 안부를 묻게 된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하지?

답이 어렵지 않게 나온다.

일주일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목요일 오전이다.

어린이집 아가들 음악수업 때문이다.

지난 주에는 어느 반에 수업하러 들어가 앉았는데

평소 소심하여 신경를 많이 쓰고 있는 녀석이 다짜고짜 앞으로 나오더니 나를 꼭 안는다.

사정이 있어서 두 주간 음악수업을 빼먹고 오랜만에 만난 날이었다.

캬, 이런 느낌.

'행복'이란 말로는 부족하고 '감동'이란 말은 너무 저렴하다.

 

 

 

 

그들을 사로잡는 방법도 나는 안다.

앞으로 대주면 그냥 쿵 치고 말 북을
뒤돌아서 엉덩이 한 번 씰룩이고 대주면 깔깔대며 숨이 넘어가도록 좋아라 연주한다. 

 

 

 

 

유난히 두려워 하는 아이, 움추러드는 아이,

자세히 보아야 표정이 읽히는 아이를 특별히 아끼고 공을 들인다.

매 시간마다 기회를 주고, 긴 눈맞춤으로 말없는 격려주기를 끝도 없이 하는 어느 날.

처음으로 아이가 혼자 '아아아' 하고 내 소리를 따라할 때,

그런 때 거칠 것 없이 스스로를 인정해주게 된다.

어머, 나 유능해!

 

 

 

 

강사 페르소나, 작가 페르소나로 살면서 갈수록 고상을 떨고 있지만

아이들 앞에선 몸으로 하는 모든 걸 할 수 있다.

키보드 치다 바로 다리를 저렇게 찢어 올릴 수도 있고,

심지어 저 상태로 키보를 치기도 한다.

 

 

 

 

아직 자기방어를 모르는,

가까이 얼굴을 대고 눈을 맞춰도 눈동자 한 번 흔들리지 않는 투명한 힘.

'오래 눈맞추고 있으면 내 딱딱한 영혼이 좀 말랑해질까?'

따위의 머리 굴릴 틈 없이 그냥 몰입하게 된다.

 

 

 

 

스카프 하나로 얘네들과 놀 수 있는 것이 백 개는 아니고

열 개는 된다.

스카프 하나로 가르칠 수 있는 음악이론이 얼마나 많은 줄 아시는가.

애들은 강아지랑 참 비슷하다.

스카프를 주면 비볐다, 던졌다, 깔아 뭉갰다, 목에 감았다.....

강아지 새끼들 노는 것 같다. 

 

 

 

 

보시다시피 아이들은 정말 강아지다.

나도 저 안에 있으면 나름 강아지다.

 

 

 

 

강아지도 됐다가, 지렁이도 됐다가, 벌도 되고 그러려면

어린이집에 도착, 주차한 후에 운전석에 놓고 가야 하는 것들이 있다.

머리, 체면..... 이런 것들.

그래서 몸이 가는대로 움직이고 열심히 움직이다 보면 가끔 저렇게 유체이탈의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으막션샘미의 필살기는 표정과 눈빛이다.

 

 

 

 

사실 편애를 많이 한다.

정말 미치도록 예쁜 아이가 있는 걸 어쩌나.

제일 하고 싶은 건 그런 녀석들 볼을 힘껏 깨물어버리는 것인데 말이다.

그 소원을 제대로 풀었다가는 포털 검색어 1위 되는 게 시간문제 일테니.

 

 

 

 

선생님 눈 감고 너네가 무슨 색깔 종을 쳤는지 다 맞힐 수 있어.

이거 몇 번 해주면 거의 신으로 추앙받게 된다.

 

 

 

 

열 번을 반복해도 계속 흥미진진이다.

과연 으막션샘미라 불리는 저 신께서 이번에도 맞힐 것인가! 두구두구.

 

 

 

 

저 정도로 흥미진진이다.

나 언젠가 이런 제목의 책을 내야할지도 모른다.

<아이들 웃기는 게 제일 쉬웠어요>

저러다 보면 어느 새 눈을 감고 '도미솔' 세 음을 구별해내는 아이들이 나온다.

히히.

으막션샘미의 전략이었다.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나 자신이 되어 연애하기,

나 자신이 되어 엄마되기,

MBTI와 의사소통,

MBTI와 공동체 세우기,

MBTI와 연애,

에니어그램과 내적여정,

분석심리학..........

 

이런 강의와 공부를 쟤네들 데리고 하는 거?

음, 잘 모르겠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신해철의 목소리가 들리네. 헤헤.

 

그나이를 그나이를 그나이를 처먹도록 
그걸 하나 그걸 하나 몰라 
그나이를 그나이를 그나이를 처먹도록 
그걸 그걸 그걸 하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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