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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키우는 엄마

다름의 디테일

larinari 2016.01.09 18:52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

이 한 마디로 개인의 차이로 인한 갈등이 일거에 소멸되면 좋겠으나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걸 알지만 어쨌든 불편해. 그리고 반복되면 빡쳐.

이게 현실입니다.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어릴 적 봤던 <스타워즈> 시리즈를 찬찬히 리뷰하고 있는 채윤 현승 남매는 방학을 제대로 즐기고 있습니다. 방학이구나! 싶은 것은 두 아이 투닥거림이 거의 매일 고정 프로그램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다툼의 원인은 그때 그때 다르지만 거의 둘 사이 '다름'이 원인입니다. 그 다름으로 인한 피차의 빡침은 단둘이 영화를 볼 때 극에 달하는데요.

 

엊그제 저녁에도 일일연속극 같은 고정 프로그램은 여전 돌아갔습니다. "쫌, 생각 쫌 하라고!" "아, 오바 쫌 하지말라고!" %*@#$$$%@@&*..... 대략 그러다 끝나지만 사흘에 한 번 정도는 중간에서 등이 터진 새우 엄마의 열폭으로 일이 커지곤 하구요. 막 열폭을 시작했는데 현관에선 띡띡띡띡.... 천진한 얼굴로 '홈 스위트 홈'에 입성한 아빠는 당황했고.... 그렇게 한바탕 집안을 휘젓는 폭풍이 지나갔습니다.


'다름'은 왜 이렇게 애나 어른이나, 집에서나 밖에서나 다루기 힘든 물건일까요?

말하자면 유치하지만 이런 겁니다.

 

영화의 디테일이 중요한 채윤이. 디테일에 집중하다 맥락을 놓치곤 합니다. 그리하여 가끔 질문을 하지요. 그러다보니 '어, 어떻게 된 거야?' 질문을 하기도 하고. 저 배우가 어디서 나왔더라? 저 배우 이름이 뭐였더라? 궁금해 견딜 수 없어서 당장 검색하고 싶기도 하고요. 한 번에 여러 가지 기능이 되는 멀티플 채윤이는 그렇습니다. 영화보다 아빠가 퇴근해 들어오면 '어, 아빠. 우리 지금 에피소드 6 보고 있어. 빨라 와서 같이 봐.

 

반면 현승이는 조용히 그냥 영화에 빠지고 싶은 겁니다. 순간 스쳐지나가는 대사와 장면들엔 뭔 뜻이 있겠지, 하며 나무보다 숲을 보는 것에 집중합니다. 지금 내 앞에 펼쳐지는 이야기, 이것이 중요하지 저 배우가 어디서 나왔는지, 배우가 젊었을 때 어땠는지 따위는전혀 의미있는 정보가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하고 있는 것을 방해받지 않고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말 정말 영화는 혼자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둘이 보는 것도 부담스러워 죽겠는데 처음부터 보지도 않은 아빠를 갑자기 옆에 앉히다니요! 

 

이런 다름으로 인해서 '아놔, 진짜 누나랑 영화 안 봐!' '나는 너랑 볼 줄 알어?' 로 시작해서 늘 하던 방식으로 총을 쏘고 광선검을 휘두르며 싸우게 되는 것이지요. 폭풍이 지나고 얘기를 해보면 뿌리 깊은 서운함들이 있습니다. 가끔씩 아주 예민한 현승이 놈이 상대가 당황하도록 까칠하게 굴 때가 있는데 누나로서 아주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지요. (사실 이 부분은 엄마 아빠도 당해봐서 아는데 기분 더럽거든요. 누나는 오죽하겠어요) 자존심이 상한 누나는 오래된 상처로부터 나오는 '독기'를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실어서 현승일 깔아뭉갤 수 있지요.(A long time ago.... 남동생을 본 채윤이는 그간 독차지 하던 할아버지 사랑을 완전히 뺏기고 '너, 현승이 건들기만 해. 가만 안 둬' 서러움 좀 당했지요. 실은 할아버지보단 엄마가 더 상처를 줬.... ㅜㅜ) 키도 커서 위압적인 누나의 독설과 차거움에 다시 상처받는 현승. 그리고 더 큰 칼을 갈아서 찌르고, 포스를 써서 강한 광선검을 날리고....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거라서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쌓여온 서로에 대한 피해의식이 만들어내는 유혈사태입니다.

성격과 마음에 관해 강의하고 상담하는 엄마도 사실 잘 중재하진 못합니다.

남매의 마음에 쌓인 억울함과 서러움은 엄마의 죄값이기도 하거든요. ㅠㅠㅠㅠ

현승이가 붙여준 별명처럼 JPSS, 즉 조폭신실일지라도,

열폭할 때 열폭하더라도

제 정신 돌아오면 아이들 마음 진심으로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더욱 진실하게 소통해야지 싶습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

를 마음으로 알아듣고 행동으로 드러나게 하려면 보통 훈련이 필요한 것이 아니거든요.

아이들이 자라길 바라면서 엄마가 성장하고 변화되지 않을 방법이 없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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