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사 초임 시절엔 그랬습니다. 치료 후 상담 시간이면 겉으론 부드럽지만 속으론 엄청 목에 힘들어가서는 최대한 전문용어를 써가며 상담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 용어 앞에 살짝 주눅 든 엄마에게 '나 전문가이까 알아서 모시고 치료 내용에 대해선 무조건 믿고 토도 달지마라'는 자의식이었을 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가 의식'에서 '놀기 좋아하는 수가쟁이 엄마' 정도로 바뀌어 갑니다. 그저 치료실 들어올 때보다 나갈 때 아이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밝아지고 가벼워졌으면 된다. 그게 쌓여야 진정한 변화의 길이 열린다 싶습니다. 깨알같은 전문용어들은 개나 줘버리든지 보고서 용으로나 쓰든지요.

커피도 그렇습니다. 커피의 맛과 향을 설명하는 수만 가지 형용사는 그냥 넣어두고 "어, 맛있네. 와 좋다" 이거면 좋...겠어요.
커피의 산지별 이름이나 드립에 관한 용어나 그 어느 것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분에게도 맛있는 그런 커피면 좋겠어요.

거두절미하고 맛있는 커피 한 잔요! 짠~ 자..... 원샷!^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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