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14

현승이가 클수록 싸울 일이 많아진다.

예를 들면, 의자 하나에 서로 앉겠다고 싸우기.

똑같은 그릇을 가지고 서로 자기가 먹겠다고 싸우기 등등...


이럴 때 엄마는 이렇게 하기로 했다.

누구 편도 들  수 없고, 재판관 역할도 하고 싶지 않다.(아니, 그런 역할을 해주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엄마의 권위로 중요한 두 가지 원칙을 천명한다.


첫째, 누나와 동생이 둘이 싸우는 건 용납할 수 없다.

둘째, 그래도 싸운다면 둘 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즉, 의자 하나를 가지고 싸운다면 둘 다 앉지 못한다. 정 앉고 싶으면 둘이 타협을 해라.


이것이다.


어제 외갓집에서 의자 하나를 두고 싸움이 났다.

김현승도 요즘에는 만만치 않아서 맞고만 있지 않고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


엄마는 '싸우는 건 안된다. 싸우면 둘 다 의자에 못 앉는다. 싸우지 말고 친절한 말로 해서 해결해라'

했더니....


김채윤이 '엄마! 그러면 우리 둘이 얘기할 시간을 주세요' 한다.(갑자기 중학생 딸을 키우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시간 줄께. 얘기해'

했더니, 채윤이 아주 나긋나긋하고 작은 소리로 현승에게 '현승아! 여기 의자에 누가 먼저 앉았어'

'그래, 누나가 먼저 앉았지? 먼저 앉은 사람이 누나니까 누나가 앉아야 돼지?' 이 지점에서 현승이 동의하지 않고 고집부리자...

'그래, 그럼 니가 앉어. 그렇지만 그담에 내가 많이 앉어야 돼'하고는 양보해준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

원칙대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

말로 설득이 안되니 양보해주는 미덕....


채윤이가 너무 이쁘고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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