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

토요일에 서훈이 돌잔치에 갔다.
거기서 지~인짜 황당한 아줌마 때문에 채윤이가 엄청 속상하고 엄마는 엄청 열 받았다.
돌잔치 데코레이션용으로 있던 풍선을 애들이 하나 씩 들고 신나라 놀고 있는데 말이지.....자기 애가 풍선 달랜다고 글쎄 만만해 보였는지 우리 채윤이 풍선을 그냥 뺏어간 것이다.
세상에 이렇게 황당한 일이!!
뺏어가는 그 순간 채윤이 아빠가 그 아줌마랑 눈이 마주쳤고 채윤이는 그 순간 황당한 서러운 울음이 터진 것이다.

결국 풍선을 돌려 받기는 했지만 이 얼마나 이기적인 발상이고 어린이를 무시한 기가 막힌 행동이란 말인가?

부페에서 나와서 목자님 댁에 차 마시러 가는 차 안은
아빠, 엄마, 채윤이의 그 아줌마 성토장.

그 아줌마 진짜 밉지 엄마?
그래 그 아줌마는 어른이지만 생각주머니가 작아서 자기하고 자기 애 밖에 생각 못하는 사람이야!
엄마! 나 그 아줌마 때매 마음이 너무 상했어~(이건 다섯 살의 정서표현 치고는 쫌 앞서간다고 생각되지만 채윤이가 요즘 자주 쓰는 표현)
암튼, 한참 성토하고 있는데.....
아빠가 '이제 그만 하지~'
그래서 나도 정신차리고. '채윤아! 속상한 생각은 이제 그만하자. 즐거운 일도 많았잖아. 그 생각은 하면 계속 속상하기만 할 것 같애' 그러자....

뒷좌석에 있던 채윤이 목소리가 갑자기 나긋나긋해 지더니만...
'엄마~앙, 내 마음 쏘게~에 모가 들어있는 지 알아? 지금?'
'뭔데?'
'응, 내 맘 속에 지금 에쁜 꽃 하고 예쁜 하트가 들어왔어~'

순간적으로 속상한 정서를 떨쳐버리고 기분이 전환됐다는 뜻이리라.

아~ 나 채윤이 이런 담백함이 맘에 든다니까!


김주연 : 흠.. 채윤이가 대체 몇살이죠?? 담백함으론 설명이 부족할듯..^^ (04.19 16:28)
김종필 : 채윤이 맘 속에 멋진 아빠도 있대..흐~ (04.19 17:20)
박영수 : 아~ 그래서 채윤이가 그날 울었구나.. 멀리서 보고 있었거든. 채윤이의 담백함? 이건 다 엄마의 남다른 교육 덕분일겁니다. (04.20 23:57)
정신실 : 정말요? 대비마마! 담백하지 못한 성격으로 늘 자신을 괴롭히는 엄만데..원래 타고난 성품도 많이 있긴하지만 되게 기분 좋고 힘이 나네요~^^ (04.21 09:04)
남은정 : ^^ 이뿐녀석~!!! 누구닮았냠.. ㅎㅎㅎ 혹시 천재 아냐? (04.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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