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기님의 클럽에서 퍼왔습니다. 요즘의 현승이의 말들이 저렇듯 말랑말랑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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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말들을

                                                    김기택
돌 지난 딸아이가
요듬 열심히 말놀이 중이다.
나는 귀에 달린 많은 손가락으로
그 연한 말을 만져본다.


모음이 풍부한
자음이 조금만 섞여도 기우뚱거리는
말랑말랑한 말들을.

어린 발음으로
딸아이는 자꾸 무어라 묻는다.
발음이 너무 설익어 잘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억양의 음악이 어찌나 탄력있고 흥겨운지
듣고 또 들으며
말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음직한 비밀스러운 문법을
새로이 익힌다.

딸아이와 나의 대화는 막힘이 없다.
말들은 아무런 뜻이 없어도
저 혼자 즐거워 웃고 춤추고 노래하고 뛰어논다.

우리는 강아지나 새처럼
하루종일 짖고 지저귀기만 한다.
짖음과 지저귐만으로도
너무 할말이 많아 해 지는 줄 모르면서

200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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