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인 체육대회 하는 날.
"유치부 어린이 경기입니다. 유치부 어린이들 모두 엄마 손 잡고 나오세요~~어" 하길래.
현승이 손 잡고 냅다 앞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앗싸~ 신나게 뛰어보자. 하고요.
제 허리 아래 쪽에서 손잡고 섰는 현승이를 살필 새가 없었죠.
근데 현승이 울먹울먹 하면서 들어가자고 몸을 비틀기 시작합니다. 싫답니다. 빨리 들어가자고...
아빠한테 가고 싶다고...살짝 달래다가 울음이 커지기에 다시 관중석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주~욱 끝날때까지 유치부 현승이는 구경만 했습니다.
안 나가도 좋으니까 왜 안나가고 싶은지 이유만 알려달라 했더니 아주 작은 소리로...
부.끄.러.워.서. 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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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현승이는 누군가의 주목을 받는 걸 힘들어 합니다. 여러 사람이 자기만 주목하고 있다는 걸 몹시 힘들어 합니다. 24개월 되었던 생일에 생일축하 한다고 좋아하더니 온 식구가 자기를 바라보고 노래를 불러제끼자 갑자기 애가 얼어서 촛불도 못 끄고 저랬습습니다.
현승이는 그렇게 내향형입니다. 그런 점은 아빠랑 비슷하달 수 있습니다.

조금 걱정스럽고 속상한 면이 없지 않지만 괜찮습니다.
미리 '오늘 앞에 나가서 엄마랑 하는 경기가 있다'하고 마음의 준비 할 기회를 주었더라면 지가 마음에 부담은 많이 됐지만(그래서 즐기지도 못했겠지만) 어쨌든 하는 모양새는 할 수 있었을텐데요.
그런 점에서 현승이는 내향형이며 판단형(J) 입니다.

현승이 안에 내향적 성향만 가득찬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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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말할 수 없는 장난꾸러기 이기도 하지요.
아마 이런 외향적 성격을 낯선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발휘하기 까지는 긴 내면의 여행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곁을 엄마가 기도로 지켜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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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엄마는 외향형의 딸과 내향형의 아들이 맘에 듭니다.
엄마는 어릴 적부터 내향형의 남자들이 멋있어 보이고 끌렸습니다.
현승이가 자라서 영화배우 박해일 아저씨 같은 멋쮠 내향형의 남자가 된다면...
아흐~~~
기대할께. 현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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