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일이다.

명절이라고 명절 음식 먹은 게 1도 없는데,

명절 저녁에 기름기 없는 깔끔한 음식을 먹고 싶으니.

52년 몸에 쌓인 명절 음식이 때맞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냐.

명절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추석 저녁에

며칠 기름진 음식 먹은 느낌으로 풀밭 밥상을 차렸다.

 

희한한 일이다.

명절에만 엄마를 보던 것도 아닌데,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만 들어도 엄마 생각이 난다.

탄천을 걸으며 아무 자극 없는데도 엄마가 보고파 눈물이 난다.

목까지 슬픔이 가득 찬 것이, 다시 3월이 온 것만 같다.

엄마가 보고 싶다. 너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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