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게 없는데 고맙다는 말, 선물 이런 걸 받는 것이 좀 쑥스럽기는 하지만....^^;;
저 고마운 쪽지 한 장으로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를 제일 좋은 자리를 얻어 보았답니다.
뮤지컬 볼 기회가 생기면 우리집에서는 장래 뮤지컬배우가 계셔서 영순위로 정해지시고,
바쁜 아빠 빠지고, 나이가 안 되는 현승이 빠지고나면면 결국 채윤이와 엄마가 당첨입니다.
엄마도 엄마지만 채윤이는 보는 내내 공연에 폭 빠져있다가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도 프로그램을 들춰보고
배우 이름을 검색하면서 그 감흥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답니다.
클레오파트라 역에 가수 박지윤과 배우 김선경이 더블 캐스팅 되었다는데
채윤이가 본 공연은 김선경의 공연이었고,
한 15년 후에 저 아줌마의 역을 자신이 해보겠다는 다짐을 담아 사진 한 장 콱 박았습니다.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오마다 저 아줌마 엄마보다 나이가 한 개 더 많으시답니다.
어찌 세상에나.... 저렇게 이쁘고, 몸매도 되고, 노래도 잘하고...
채윤이는 굵은 베이스 목소리의 시저에게 꽂히고,
엄마는 바리톤의 안토니우스에게 꽂히고.
아~ 엄마도 나이가 20년만 젊었어도 뮤지컬 배우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집에 와서 남편한테
'내가 어렸을 때 뮤지컬을 경험해 보고, 또 나 자신에 대해서도 더 잘 알았더라면...
나도 뮤지컬 배우를 꿈꿨을 것 같애. 정말 부럽고 한 번 해보고 싶더라'
라고 말했더니...
'그래도 당신은 키가 작아서 주연은 안 돼. 키가 안되면 조연 밖에 못하고,
것두 웃기는 조연 정도나 할 수 있을껄...'
우쒸!
저기 저렇게 약간은 소심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는 아홉 살 소녀의 꿈을 그려봅니다.
어떨 땐 재즈 피아니스트, 어떨 땐 뮤지컬 배우를 왔다갔다 하지만...
그 무엇이 됐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좋아하고, 이웃에게 유익이 되는
자신만의 소명을 꼭 찾아 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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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2008.11.29 18:42
저두 아멘입니다~^^
미래의 뮤지컬 배우를 이렇게 가까이서 뵈올 수 있다는게
어찌나 가슴 떨리는 일인지요. 두근두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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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ne 2008.11.30 20:19
한게 없다니....
어쨋든 고마운 선물이네.
두 사람이 얼마나 공연 내내 흥분되고 설레였을까 감이 와.
맘은 무대 위를 들락거렸겠지?
채윤이 패션 멋지다~ -
호야맘 2008.11.30 23:52
너무너무 좋았겠당.... 나두 보고픈데...ㅋㅋ 박지윤보다 김선경 공연을 봐서 더더욱 부럽넹~~^*^
내가 쪼매만 노래잘하구... 몸치두 아니구... 날씬했다면 나두 뮤지컬 배우가 되고팠는데~~ ㅋㅋ
너무 부럽네.. 모녀가 이런 공연두 다니궁... 낟 그래보고 싶당~^*^ -
미쎄스 리 2008.12.01 09:12
고모부 자꾸 고모 키에 대해서 그러시는데..
바퀴벌레 라인의 한사람으로서 좀 껄적지근하네요 ㅋㅋ
뮤지컬 '그리스'를 국내팀이 하는 공연, 오리지널 내한공연 둘 다 봤는데..
볼 때마다 여주인공 키는 저만하더이다!! ^^
고모가 이 시대에 태어나셨음 정말 끼있는 멋진 뮤지컬 배우가 되셨을 거여요~~
여기 들어오시는 분들, 채윤이 꿈은 이루어질거니까 미리미리 싸인들 받으시구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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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공연 어느 것에서나 멋진 주인공처럼 되고 싶은 마음이 누구나 들겠지만 채윤이는 그런 욕심이 더 많은 것 같네요.^^
그러니 앞으로도 꿈이 얼마나 바뀔지...???? ㅋㅋ
우리 소아도 어릴 때 "오 제도"검사의 이야기를 읽고 검사가 된다고 한동안 그러다가 다른 책을 읽으면 또 꿈이 바뀌고 그러기를 수도 없이 했었지요.
암튼 채윤이 처럼 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은 결코 어영 부영한 삶은 절대로 안 사는 것은 확실합니다. ^^
목자,녀 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근데 챙겨야 할 가족들이 더 많아져서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