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차, 아내가 '미안해'라고 먼저 말하지 않는 이유가 풀렸다.


나는 아내와 갈등이 생기면, 우선 그 어색함과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내가 잘못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가급적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편이다.


아주 명백하게 내가 잘못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경우, 먼저 잘못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난 후 아내와 이것저것 갈등의 이유를 풀어보는데, 그러다보면 꼭 내가 먼저 잘못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럴 땐 좀 억울하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 보아도 어떤 사안에 경우 분명 아내가 잘못한 것 같은데, 내 아내는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잘 안한다.(최근 1~2년 사이엔 잘 한다^^;) 그 이유가 납득이 안돼었었는데...


나는 문제가 발생하면 최대한 그 사안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치사하게 다른 문제를 끌어와서 잘잘못을 피장파장으로 만드는 걸 몹시 꺼린다. 갈등 해결에 있어서 내 철칙이다. 헌데, 내 아내는 그렇지 못하다. 나는 그게 내내 이해가 안되었고, 늘 반칙한다고 생각했었다.


정리하자면, 나는 갈등이 생기면 그 갈등문제에 다른 문제들을 끌고 들어오지 않는다. 분명히 따지보면 내가 먼저 잘못했거나(고의든 그렇지 않든) 아내가 먼저 잘못했거나(고의든 그렇지 않든) 혹은 동시에 발생했거나..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아내는 그게 안돼는 모양이다. 내가 뭘 잘못하면 그건 당연히 내가 미안하다고 해야 할 사안이고, 자기가 잘못했어도 이 역시 내가 잘못했다고 해야 문제가 풀리는 경우가 많다. 아내가 잘못할 경우, 그걸 내가 불쾌하게 여기면, 아내는 평소의 내 수많은 잘못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르는 모양이다. 그게 컨트롤이 안되는 모양이다. 그렇게 감정이 복잡한 게 여성인 모양이다. 평소 남편인 내가 아내에게 미안한 게 많다. 양육, 가사, 부모님, 경제...등등 모든 면에서 아내가 나보다 더 많은 부담을 진다. 내가 암만 노력한다 해도 남자인 나는 여자인 아내보다 가정 안에선 편하다. 아내가 더 힘들다. 그게 한국 사회에서의 남녀관계이고, 어쩌면 이땅에서 사는 동안에 발생하는 남녀관계일 수 있지 모른다. 그러니 아내는 항상 부부관계에서 억울하다. 아내는 충분히 사랑받아야 하는데, 그것조차 채워지지 않는다. 그러니 어쩌다 자기가 좀 잘못했다고 먼저 미안하다고 할 게 아니다. 남자가 얼마나 많은 시간 여자를 힘들게 했는데...


그러고 보니, '미안해'라는 말은 남자의 말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잘못했으면 당연히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 혹 아내가 잘못했으면 아내에게 그 말을 들으려 하지 말고, 오히려 평소 아내에게 힘이 되어 주지 못하거나, 아내에게 충분히 사랑해주지 못한 자신의 못남을 탓하며 그걸 미안해 해야 할 것이다.


이랬든 저랬든, 갈등이 생기면 무조건 남자인 내가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 그게 순리요, 그게 창조질서일지 모른다.(^^:)


그러나, 여자여! 조심하라! 남자가 미안하다는 말을 포기하는 순간,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고 말테니, 아내들도 그 말을 힘들지만, 혹 억울하더라도 배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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