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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있다가 엄마 친구들이랑 아이들끼리만 1박 여행을 간다는 얘길 들은 현승입니다.
지 누나랑 "아빠도 같이 가면 안 되나? 아빠가 혼자 있으면 너무 불쌍하지?"
이런 식의 얘기를 하는 걸 얼핏 들었습니다. 뭐, 그러려니 했지요.

오늘 아침에 아빠가 새벽기도 갔다가 조찬사우나 모임이 있으신 관계로 셋이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아빠가 안 보이는 게 좀 마음이 그랬는지 아빠 언제 오냐고 계속 묻던 현승입니다.

밥을 먹다가 갑자기
"엄마! 나 엄마랑 누나랑 콘도 가는 건 안 갈거야" 합니다. 
왜냐고 했더니....
갑자기 치올라오는 울음을 삼키느라 입술을 바르르 떨면서, 눈에는 눈물이 핑돕니다.
그러며 하는 말이.
"아빠가 집에 혼자 있어서. 혼자 있는게 불쌍해서" 이러네요.
'야~씨, 뭐 영화찍냐? 미워도 다시 한 번 리메이크 하냐?'
하고 싶었지만 이런 저런 말로 설득해서 가기로 했죠.
아빠는 어른이고, 혼자 있어도 무섭지도 않고,
결정적으로 아빠의 소원은 우리 셋 없이 조용히 혼자 시간을 가져보는 거다~ 이렇게요.
결국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잠시 후에 거실에서 놀다가 설거지 하는 엄마에게 소리를 칩니다.
"엄마! 그러면~ 하민이 누나 아빠랑, 다른 아빠들도 다~ 혼자 집에 있어?"
"그럼! 다 혼자 있을 수 있는 어른이잖아"
"그으래? 그런데 아빠는 밥을 할 줄 알아?"
"엄마가 밥 해놓고 갈거야"
"그래? 그러면 밥을 아주 많이 해놔야 돼~"
그러겠다 하니 안심이 좀 되는 모양입니다.
 
좀 전에 누나랑 놀면서 누나한테 또 이럽니다.
"누나! 다른 아빠들도 다 혼자 집에 있는대...
 누나는 집에 남아 있는 아빠 중에서 어느 아빠가 젤 불쌍해? 그치? 우리 아빠가 젤 불쌍하지?"

앗따, 하룻밤 아빠 집에 남겨 두고 이 애비가 눈에 밟혀서 어떻게 놀다올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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