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복지관에서 풀타임 근무 할 때.

성대결절로 두 주 병가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목을 절대 안 쓰는 게 약'이라고 의사가 말했는데....

맘껏 노래할 수 없다는 게 참으로 서글펐다.

무엇보다 '목소리로 먹고 사는 직업'인데 이러다 노래도 못하고, 음악치료도 못하는 거 아닌가 하면서

살짝 불안했던 기억도 난다.


성탄절이 되기 전 금요일부터 강행군을 했다.

금요일 아침 7시 30분에 시어머니 검사예약이 되어 있어서 새벽부터 일어나 어머니 병원을 모시고 다녀왔다.

그리고 저녁에 어린이집 송년발표회 행사를 진행하고,

토요일 저녁에는 네 시간에 걸쳐 찬양대 연습을 하고,

주일아침 8시에 교회 가서는 역시 찬양대 연습과 예배, 그리고 저녁 7시에 성탄절 행사를 하며 또 찬양을 했다.

월요일 성탄절 점심에 찬양대 회식으로 식사를 할 때까지 거의 밥다운 밥을 먹지를 못했다.

덩달아 애들도 한 이틀을 밥구경을 못하고 엄마를 따라 다녔다.ㅜㅜ


성탄절을 보내고 목도 함께 보냈나보다.

목이 사실 안 좋기 시작한 건 한 달이 되었다.

오랫만에 아이들 노래 연습을 시키려니 모든 게 예전 어린이 성가대 지휘할 때 같지가 않았다.

신호가 이미 왔음에도 목을 아낄 상황이 아니었다.

이미 가버리 목에 목감이 까지 걸렸다.


어제 남편이 수요찬양을 인도하면서 싱어로 서 달라고 부탁을 했다.

목이 최악인데 노래가 나올 것 같지 않았다.

같이 서지 말고 의자에 앉아서 혹시 괜찮으면 마이크 대고 노래를 해달라고 하였다.

조금씩 소리가 갈라지면서 20여분 찬양을 부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부터 아이들 치료하면서 목소리가 거의 나오질 않는다.

목소리 나오지 않으면 무기를 잃은 것 아닌가?

마지막 치료를 하고 나오면서 고개가 저절로 떨궈지고 어깨가 축 늘어지고,

몸과 마음에서 힘이 주~욱 빠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지금 병원에 가면 '성대결절' 진단이 나오겠고, 방법은 안 쓰는 방법이라 할텐데....

ㅜㅜ

200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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