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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일 년이라서10_말이 씨가 된 꽃친의 노래 본문

푸름이 이야기

방학이 일 년이라서10_말이 씨가 된 꽃친의 노래

larinari 2016.07.24 11:33




고등학교 1학년 때. 한창 인생에 대해 신앙에 대해 고민이 많은 때였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수수께끼같은 주제에 빠져들었다. 한 학년 위인 교회 언니와 늦은 밤 셔터 내린 가게 앞에 앉아서 나름 열띤 토론했던 기억이 새롭다. '모든 게 하나님의 뜻이면 나는 어디 있다는 거야. 내가 결정한 것도 하나님의 뜻이야? 결국 내가 아무리 고민해봐야 하나님 뜻 안에서 움직이는 로봇이네' 뭐 이런 얘기들. 그러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란 표현이 나왔다. 바로 실행에 옮기는 고딩이라 '그럼 내가 3초 후에 손가락 까닥한다. 1, 2, 3. 까딱! 하나님의 뜻이었어?' 귀여운지고. ^^ 그때는 꽤나 진지하고 심각했다.

 

그때로부터 30년은 지났지만 하나님의 뜻에 대해 선명하게 알게 된 것이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 리트머스지 몇 개는 챙기고 있다. '.. 기도해보니 하나님의 뜻'이라고 우기는 사람이나 그의 주장은 하나님의 뜻과 거리가 멀 것임. 그 주장에 대한 집착이 과할수록 본인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함임을 드러낸다는 것. 하나님의 뜻은 불쑥 던져지는 것보다는 스르르 드러난다는 것 등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뜻을 찾고자 할 때는 오히려 기다리고, 침묵하고, 나의 한계에 대해서 성찰하고 인정하고, 내 욕망에 대해서 정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내 몫이라 생각한다. (욕망이라고 해서 기도제목에서 제거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욕망인 줄 알고 기도하는 것, 내 욕망이기에 그분의 뜻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거절당할 수도 있겠다 각오하고 간절히 구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렇게 하여 스르르 내 삶에 들어온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채윤이가 꽃친을 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얘기, 아니 조금 더 세게 말하자. 2016년에 우리나라 최초, 에프터스콜레의 한 형태로 자생적 안식년 프로그램인 '꽃다운 친구들'이 생긴 건 채윤이를 위한 하나님의 뜻이다. 꽃친 모임에서나 여기저기서 이렇게 떠들고 다니는데 진정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할 뿐 아니라 그것이 유익하다. 앞으로 생겨날 일일랑 앞으로에 맡기고 이미 주어진 것이 주께로부터 왔다고 믿을 때 오늘 어떻게 살아갈지가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아무튼 채윤이는 '방학이 일 년이라면' 어떻게 되는지, 꽃친의 가치를 200% 누리는 꼬치너이다. 작년 이맘 때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채윤이 일상에 주어지고 있다. 압권은 열일곱 채윤이가 시카고 미시건 호수에 서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원조 꽃친이라 불리는, 4년 전에 나홀로 안식년을 경험했던 은율이 언니와 함께 말이다.

 

시간, , 게다가 엄마의 콩알만 한 엄마의 간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없는 일이다. 그러나 저 사진은 실제상황이 되었다. 채윤이 예고 합격 후에 꽃친이냐 예고냐, 이 합격을 포기하냐 마냐를 놓고 저울질하느라 머리가 터질 것 같은 고민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뭐 그렇게 고민을 해야 했을까 싶다. 자명한 결론을 두고.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두어 주 동안 채윤이가 온몸으로 경험하는 것을 보면서 비용을 계산하며 고민했던 일이 무색해졌다. 채윤과 은율, 은율이 아버님(꽃친의 고급인력 자봉이신) 황 본부장님과 식사하며 지난 12월의 송년회로 모인 꽃친 첫모임을 떠올렸다. 당시 분위기를 돋우고자 샘들이 준비한 공연이 있었다. 일명 복면가무왕. 복면을 하고 무조건노래를 개사하여 부르며 춤을 췄드랬는데. 아래 사진 스크린의 가사를 보시라.

 

미래를 향한 나의 선택은 꽃다운 친구들이야

일 년을 모두 쉴 수 있다는 특급방학이야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은 모르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놀러갈 거야 어디든 놀러갈 거야

 

태평양을 건너 어느 식당에 마주 앉아서 저 예언 같은 노래를 떠올렸다. 소오름! 저분들 영험한 분들일세. 복면가무단을 가장하여 예언을 하다니. 채윤이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현재형이다. 오늘 자유롭고, 오늘 행복하고, 오늘의 사랑을 풍성히 누리고 동시에 흘려보내는 것. 채윤만이 아닌 우리 모두를 향한 그분의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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