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버지 친구분이 달랭이 무 주신단다. 가서 좀 실어와야겠다" (포터 운전기사 변신)

화요일 
"달랭이 절여 놨다. 김치 통 두 개 가지고 와라" (도우미 아주머니 변신)

수요일 
"머리가 요즘 너무 아프다. 신문에 어느 한의원이 나왔는데 거기 예약을 해라" (비서로 변신)

목요일 
"정기사, 서초동의 한의원으로 좀 가" (기사로 변신)

금요일 아침
"얘, 어제 한의원에서 치료하고 와서 밤새 머리가 더 아팠다. 병원에 전화해서 왜 그런지 물어봐라"
(다시 비서로 변신)

금요일 점심
"이따 현승이 데리러 올거지? 내가 신장 어디 어디에 전축이 망거져서 맡겨 놨으니까 올 때 그거 좀 찾아와야겄다"
(용달 운전기사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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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까지 그럭저럭 사랑의 짐으로 지면서 다독여오다가,
금요일 아침 비서변신 미션에서 발이 미끄러지면서 마음 심히 황폐해짐.

상경하신 남편 붙들고 "나좀 읊을께" 하고 쏟아놓으니 묵묵히 들어주는 모습에 마음 더욱 뒤숭숭해짐.

이런 경우 예전에는
'이왕 했으면 불평을 하지 말라'든가,
'처음부터 싫다고 못한다고 딱 짤랐어야한다'
하는 어드바이스를 스스로에게 하면서 나를 두 번 죽이는 자괴감에 빠졌으나 최소한 그렇지는 않음.

마음이 황폐해진 것은 분명하나,
새가 머리에 똥을 싸는 건 어쩔 수 없으나 둥지는 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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