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충청도와 전라도,

고모 평안도,

시어머니 경기도.

 

 

내 몸에 흐르는 음식의 피가 이런 지역색을 띠고 있는데, 세 여인들에게서 한 번도 접하지 못한 '배추 전'이 나는 그렇게 좋더라. 배추 전은 강원도 음식이라는 것 같은데. 노란 배추로만 가능한 줄 알았더니 봄동 배추를 가지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봄동을 사서 겉잎은 전으로 속잎은 겉절이로 해서 몇 번을 먹었다. 봄동은 어쩐지 그냥 마음이 끌리는 식재료이다. 장을 보러 가서 봄동이 눈에 띄면 일단 사고 본다. 이름에 끌리는 것 같기도 하고. 한파로 추운 날에 '입춘'이라는 절기가 끼어들어 있다. 더위로 지글거리는 날에 만나는 '입추’가 있다. 그런 느낌 같다. 아직 추운데, 체감하는 계절은 겨울인데 봄동이라니! 그러자면 어릴 적에 본 것 같기도 한 봄동이다. 시골에 살았지만 농사를 짓는 집은 아니어서 통 아는 것은 없지만 눈에 익은 풍경들이 있다. 겨울 언 밭에서 누런 잎을 달고 바닥에 딱 붙어 있던 봄동을 봤던 것 같다. 또렷하지 않은 그 이미지에 대한 그리움도 있다. 봄도 그립고, 어린 시절 그 밭이 그립고, 어릴 적 봄이 오는 날의 차갑고도 따스한 공기도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엄마, 엄마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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