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부드러운 아들 한 뼘 자라기 본문

기쁨이 이야기

부드러운 아들 한 뼘 자라기

larinari 2009. 6. 6. 13:22

# 야구 현승

아빠가 스포츠 기사 볼 때마다 옆에 꼽사리 껴서 끝없는 질문을 쏟아내곤 하더니
드디어 야구장에 다녀온 현승이. 고등부에 야구 잘 하는 우석이 형아가 있어서 야구공도 선물받고, 우석이 형아의 경기를 보고 왔습니다. 우석이 형아의 누나인 정현이 누나와 함께 야구장에 다녀온 날 피곤했는지 거실에서 잠이 들었는데 야구공을 갖고 놀다가 살포시 옆에 놓아두곤.... 현승이에게는 그렇게 행복한 일인데 채윤이 누나하고 공감이 잘 안됩니다. 세상에서 재밌는 일이란 모든 걸 다 누나랑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은 것들이 발견되어 갑니다. 야구장도 그렇고 야구공도 그렇고.... 엄마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부분에 관한한 맘껏 소통할 수 있는 아빠는 들어오질 않으니 혼자 야구공만 만지작거리다 잠이 듭니다.

# 수영 현승

물 공포증이 있다고 추정되던 현승이가 새로 수영을 시작해서 드디어 침례를 받았습니다. 어려서부터 바닷가에 가면 달려드는 파도에 지레 겁 먹고 모래사장만 파다가 오곤 했었습니다. 작년에 수영을 한 번 시작했다가 엄마빠 적잖이 놀라고 실망하였습니다. 점잖은 현승이가 하기 싫다고 바닥에 드러눕는 걸 처음으로 보았답니다. 그렇게 서너 번 다니다 아예 포기하고 현승이 앞에서는 '수영'의 '수'자도 못 꺼내게 되었습니다.ㅜㅜ
남자 아이들 필수코스가 태권돈데 그걸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정말 없습니다. 운동을 좀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적당한 것이 없습니다.

뱃 속 친구 서훈이의 수영선생님을 소개받아 새로이 시작한 지 일주일.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현승이를 안고 깊은 물을 왔다갔다 하시면 '겁내지 마. 물은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반복해서 말씀하셨는지 집에 와서 계속 그럽니다. '엄마, 물은 아무것도 아니래'

수영 하는 걸 지켜보는데  성실, 범생 현승이 입니다. 선생님께서 '음파'를 가르쳐주시고 계속 하고 있어. 하고 다른 아이들 보러 가셨습니다. 머리를 물에 집어 넣었다 뺐다 하는 건데 그게 보기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헌데 선생님이 보든 안 보든 쉬지 않고 우직하게 그걸 연습하고 있습니다. 너무 성실해서 안쓰러울 정도였지요.
엄마랑 같이 그걸 지켜보던 채윤이도 같은 느낌이었나 봅니다. '엄마! 현승이가 정말 착하지 않어? 나같으면 선생님도 안 보는데 그냥 쉬거나 놀꺼 같은데... 대단하다. 저 점은 나를  닮지 않아서 다행인 것 같애....' 그르게. 누나를 닮지 않아 다행이다.ㅋㅋㅋ

수영하는 하는 한 시간 동안 현승일 지켜보면서 가슴으로 얼마나 뜨거운 기도를 했는지 모릅니다. '물'이라는 넘기 어려울 것 같은 공포 수준의 난관을 넘어서는 경험을 하게 해달라고요. 두려움의 표정이 어른거리는 걸 보면서 저 두려움 속에 주저앉지 않고 한 발, 딱 한 발만 내딛을 수 있게 해달라고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승이가 물에 얼굴을 집어 넣고 발을 떼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감동적인 일인지..... 이것이 아이가 부모에게 안기는 선물일 것입니다.



'기쁨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Quiz! Quiz!  (22) 2009.07.03
김현승翁  (23) 2009.06.23
부드러운 아들 한 뼘 자라기  (20) 2009.06.06
왼쪽과 왼쪽  (12) 2009.05.07
요놈 말소리  (18) 2009.04.01
각.자.  (12) 2009.03.02
20 Comments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09.06.06 20:42 야구 하니까 생각나는 군요.
    학교 다닐 때 제가 우리 과의 4번 타자라고 했더니 그녀가 그러더군요.
    형이 어떻게 4번 타자야.
    그래서 말해주었죠.
    우리 팀은 모두 4번 타자야.
    현승이도 물론 4번 타자겠지요.
    현승이 화이팅!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06 22:29 본질에서 비켜가는 얘긴데요...
    포레스트님께서 털보님께 '동원이형' 이렇게 부르시는 거요... 너무 신선해요.^^

    아마 딱 저희 세대 전 까지 남자선배에게 '형'이라고 불렀던 것 같아요. 저희 학번 정도나 그 바로 전 부터는 '오빠'랑 겹쳐지다 그 이후는 '형'이라는 호칭이 자취를 감췄을 거예요. 그렇게 부르시는 걸 듣고 있으면 두 분은 마냥 푸르던 그 시절을 살고 계시는 듯한 느낌이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09.06.08 13:05 가끔 수틀리면 그냥 야, 동원아, 요렇게 불러요. 옥이라서 오기는 있어가지고.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09 09:40 자전거와 털보 아저씨의 현란한 언어놀이에 들떠가지구 애들이 정신줄을 살짝 놓은 상태에서 '털보야' 이러는 바람에 완전 깜놀했는데...ㅋㅋㅋ
    댁에서도 조금 당하시는군효. ㅋㅋ
  • 프로필사진 Jungss 2009.06.07 18:49 ㅋ ㅋ ㅋ 싸모님 ♡ 저두...수영 다시 도전해볼까요...ㅋㅋ
    나중엔 야구장 함께가요 ^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09 09:25 수고했어. 정쓰, 완전 수고했어.ㅎㅎㅎ
    고맙다. 현승이 한테 잊지 못할 날일거야.
    담번에는 같이 가자.꼭.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6.07 20:17 얼굴보고 사귄지 몇년만에 오늘 첫 악수를 튼 현승이..
    오늘 처음으로 눈마주치며 짧은 얘기도 나누는 즐거움도 준 현승이..
    쿨쿨 잠도 잘자야 키도 쑥쑥 큰단다.
    이제 수영으로 다져진 멋진 몸매를 보여다오~ ㅎㅎ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09 09:26 드디어 어제 수영장 앞에서 안 들어가겠다고 한바탕 우시고요...ㅠㅠ
    어젯밤에는 쓰러져 자더니 아침에 여덟 시 반이 되도록 죽은 듯이 주무셨어요. 자전거 열 바.끼.가 진짜 제대로 운동이 됐나봐요.ㅎㅎㅎ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6.09 10:53 열.바.끼.씩 매일 매일 한다음 쿨쿨 하면 되겠네요.ㅎㅎ
    어제 한강 한바끼^^했는데 사람들 많았어요.
    김밥, 커피, 떡뽀끼... 돗자리들고 한강으로 한바끼하러 가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09 23:04 오늘은 비가 와서 땅이 젖어있는 바람에 한바끼를 못하셨어요. 그거 못하셔서 몸살을 하셨지요.ㅎㅎㅎ
  • 프로필사진 BlogIcon 采Young 2009.06.08 00:05 신고 현승이 안에 "남좌아"있다!
    인형 놓고 총 쏘는 모습 보는데 사실 저도 한번 쏴보고 싶었어여 ㅋㅋ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09 09:28 나 진짜 황당해서...그런 모습 첨 봤어.ㅋㅋ 본좌 현승 안에 남좌 있다는 말에 동의함.
    담번에 오면 제로게임 대신에 '네팔 인형' 맞추기 유원지 버젼으로 한 번 하고 목자모임 시작할까?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강언 2009.06.08 08:51 신고 현승이가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다행이네요.

    토요일에 와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JP님은 못 오실 것 같아서 형수님은 초대했는데 같이 오셔서 기쁨 두 배였어요. 하린이가 형수님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어요.

    그리고 현승이에게 성호삼츈이 야구를 아주 아주 좋아하고, 일년에 잠실야구장에 몇 번은 보러 가니 나중에 같이 가자고 꼭 얘기해 주세요. 삼츈이 꼭 데려가 주겠다고 말씀해 주세요. 어릴 때 한국시리즈를 경험하면 좋은 추억이 될 거에요.

    저는 이제 딸 골프 시킬 준비를 해야 해서 스포츠 쪽으로 관심을 더 가지려고요. 지금 제일 잘 나가는 "신지애" 선수 아버님도 목사님이라고 하시니. ㅎㅎ

    우리딸이 그 걸 집을지는 상상도 못했어요. 흑흑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09 09:34 하린이와 신실이고모(?) 이모(?) 사이에 조금만 시간이 주어진다면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일단 '따꿍'으로 아이스 브레이킹 한 다음....ㅎㅎㅎ

    돌잔치 준비하시고 치루시느라고 고생이 많으셨어요. 하린맘님이 많이 생각하고 준비하신 것이 그대로 느껴졌지요.골프가 하린이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으시요?ㅎㅎㅎ 암튼, 만 1년 된 아가에게서 뭔가 포스가 느껴진데다 드문 부모님을 만났으니 하린이의 장래가 기대가 돼요.^^
  • 프로필사진 yoom 2009.06.08 09:23 주말에 인터넷이 안되서 답답했어요 ㅠ
    아침에 오자마자 바로 블로그질 ㅋㅋ
    현승이 안그래두 부드러운 남자인데, 운동까지 잘하면 진짜 어쩔꺼예여~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09 09:36 주말에 윰이 안보여서 답답했어.ㅠㅠ
    이렇게라도 만나니 다행.^^

    에스프레소 기계 너무 열심히 돌리고 있음.
    윰이 내린 커피보다 내가 몇 주 동안 내린 커피 잔 수가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음. 커피를 내를 때마다 하나님의 임재가 아닌 윰을 생각한다.ㅎㅎㅎ
  • 프로필사진 hs 2009.06.08 20:58 #피아노 현승은 없네요? ^^

    조금씩 누나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나보죠?
    채윤이가 적잖이 당황스럽겠어요.
    누나 맘대로 움직여줬었는데 이제 조금 더 있으면 대들지 않을까 걱정....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09 09:38 피아노는 유치원 갔다가 집에 데려다 주기 전에 잠깐 들르는 곳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ㅎㅎㅎ

    누나한테 대들기는 오래 됐어요.ㅋ
    점점 둘이 함께 하는 놀이가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쉬워요. 요즘엔 둘이 함께 자전거 타느라 신이 나서 돌아다니기는 하는데요...^^
  • 프로필사진 호호맘 2009.06.09 22:04 흐흐...드디어 다시 시작을 했군요~~
    울 호야도 시키고 싶은데... 아직은 귀때문에... ^*^
    조만간에 모자가 같이 물살을 가르며~~ 음파음파~~ ^*^
    화이팅!!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09 23:05 드디어 다시 시작했는데 일주일 기분 좋게 잘하길래 됐다 싶었더니 방심이었네. 내일 또 가는 날인데 또 우실까봐 걱정...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