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에서 장사를 하는 직업도 아닌데 비가 오면 어찌 이렇게도 일하러 가기가 싫은지...
비를 보면 커피 생각이 나고, 커피 생각을 하면 음악 생각이 나고...
비 오는 날에는 마냥 커피, 음악, 책하고 놀고 싶은 욕심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단순하다.
헌데, 일단 나가기 싫으면 온갖 심통이 나고 자기연민에 빠지곤 한다. 그렇게 아침 출근을 했다. 퇴근을 하면서는 '일단~ 집에 가면 애들이 어떻게 하든, 한 시간만 여유를 갖는거야'하고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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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이든, 저녁이든 하염없이 내 눈을 사로잡는 베란다 앞의 푸르름이다.
그러고보니, 저 푸르름이 집에서 뭉개고 싶은 마음을 부채질 하기도 한다.
집에 오니 애들이 뛰어들어 안기고, 남편이 반기고, 저 목련의 잎이 반색을 하고 맞아 주었다.

그냥 커피 한 잔 하면서 쉴 일이지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누가 부탁을 한 것도 아닌데 일은 왜 만드냐고?  엄마 왔다고 좋아서 뛰는 아이들과 남편을 보니 '이 비 오는 오후에 뭔가를 해서 먹여야겠다'는 의지가 발동을 해서 앉아보지도 않고 비트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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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 오후를 보내겠노라던 결심 어디로 가고 저거 하다보니 저녁 먹을 시간 돼. 결국 저녁 먹고 설겆이 하고 나서야 거실 탁자에 앉을 수 있었다. 지가 좋아 안 쉬고 저러는 거, 누가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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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forest 2007.07.20 10:24

    애들이 달려들어 오물거리는 입을 보면 꼭 모이달라고 달려드는 어린새들 생각나지 않나요?^^

  2. BlogIcon forest 2007.07.20 10:26

    그런데 저는 왜 일하러 나가기 싫어 하는 날, 그렇게 단순히 비 때문에 그런 날, 약간 위로받고 싶은 그런 날, 피리님은 어떻게 반응을 보이시는지 그게 궁금하답니다^^
    사실 저도 아주 단순하게 그런 날이 있었어요, 그런데 엉뚱한 반응을 보이길래 좀 싸웠거든요...

  3. 신(실)의(종)피리 2007.07.20 16:12

    예전엔 '머슴'처럼 우산들고 쫓아가 운전해드리고, 밖에서 (사우나를 하든 커피를 마시든) 기다리고...했는데, 요샌 '목회'가 바빠서(?) 아무말 않고, 조용히, 그냥, 가만히, 모가지를 드리우고, 있을 뿐입니다. (ㅜㅜ)

    • BlogIcon larinari 2007.07.20 16:34 신고

      에~ 운전하시고 기다리시는 거를 몇 번이나 하셨다구요..
      어제는 모가지를 드리우고 주무시더만요.
      진짜 부럽고도 얄미우셨어요.
      그래서 더 슬픈 비오는 날이었어요.

    • BlogIcon forest 2007.07.20 18:03

      아무말 않고, 조용히, 그냥, 가만히, 모가지를 드리우고... 거기까지도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잠깐 한 타임, 한 박자만 쉬어 가기만 해도, 저녁에 들어와 저렇게 예쁘게 비트전 만들어줄 수 있는데요.^^

      역시 두 분은 제가 상상한 그 이상이세요^^

    • BlogIcon larinari 2007.07.23 18:53 신고

      과찬이세요.
      근데 요즘 forest님과 제가 살짝 동병상련을 앓고 있는 거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저 이 병이 오락가락 하는데 한 동안 이 병이 와서 머물다 갔거든요.

  4. 나무! 2007.07.20 16:25

    도사님의 댓글이 더 잼있어요 ^^ 바쁜엄마지만 성실한 엄마 신실샴님~!

    • BlogIcon larinari 2007.07.20 16:36 신고

      성실한 엄마라기 보다는 부잡스런 엄마죠.
      가만 앉아있지를 못하는...ㅎㅎㅎ

  5. 로뎀나무 2007.07.20 16:28

    너무 귀여워...
    이렇게 노래하는 거 직접 들어볼 수 있음 좋을텐데...

    • 로뎀나무 2007.07.20 16:35

      밑에 현승이 노래에다 썼어야 하는것을...

    • BlogIcon larinari 2007.07.20 16:38 신고

      실시간!
      아그들은 다 왔능감?

  6. hayne 2007.07.21 19:44

    저 나무 사진 누구네랑 비슷한 풍이야.
    잘 찍었네. 옛날 같음 나두 그냥 지나쳤을거야.
    비트전, 나두 저 모양으로 지져 먹었거든 ㅎㅎ

  7. BlogIcon larinari 2007.07.23 18:51 신고

    그러고보니, 사진 분위기가 그러네요.
    좋아 보여서 들락거리다보니 저도 모르게 은근슬쩍 모방이 되나봐요.ㅎㅎㅎ

    요즘은 저 나무가 정말 큰 위로가 돼요.
    나뭇잎이 저렇지 않으면 앞 상가의 수퍼 간판이 보이고 참 지저분하거든요.
    베란다 앞이 온통 초록이니 어찌나 행복한지....

    피아노 선생님을 메신저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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