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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후 얼마 안됐을 때 학교 갔다 온 채윤이가
"엄마, 우리 반엔 아파트 사는 친구가 하나도 없어. 다 빌라 아니면 주택이야" 했다.
이에, 현승이도
"맞어. 내 친구도 그래. 빌라가 삼성빌라 같은 거(상일동 고급빌라를 지칭) 말고 다 쫌 갈색이고 더러운ㅠㅠ 빌라 있잖아. 그런 거야"
이 말에 얼마나 내심 좋았는지....


현승인 명일동에서 준사립이라 불렸던,
집이라면 아파트 밖에 없는 줄 아는 아이들이 대부분인 학교를 다니지 않았었나.
사교육열은 또 얼마나 높았던지... 입학하고 한 번 엄마들 모임 나갔다가
'안만나는 게 상책'이란 결론을 내렸었다.
깨끗한 고층 아파트로 상징되는 중산층을 빙자한 상류층의 이상에 사로잡힌 교육이여!
(너무 멀리 왔다. 그 다음으로 수습할 문장이 없네. 으헤헤)


빌라 사는 기쁨의 정점이다.
옥상에서 햇빛에 내말린 빨래. 것두 이불빨래.
겨우내 네 식구가 덮고 뒹굴던 극세사 이불이 봄햇살을 가득 머금는다.
햇살과 섬유가 조화롭게 빚어낸 그 잘 마른 빨래냄새.
남자들은 알까? 주부 아닌 사람은 알까?
냄새 하나로 마냥 가벼워지는 마음, 간질간질한 행복.


집에 있는 모든 수건을 삶아서 옥상에 말려볼까? 으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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