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없으면
뭐라도 할 수 있다.



거실에 두 녀석만 없다면
기도하고, 묵상하고, 책 보고
하고싶은 뭐라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늘 꿈꾼다.
그들이 없는
조용하고 깨끗한 거실을.



조용한 자유가 가득한 거실.



그.러.나.



그 자유는
언제 덮칠 지 모르는
그들 때문로 인해 
늘상 불안을 포함한다.



10여 년의 세월 동안
나는 그 불안에 익숙해졌고
중독되었나보다.



간만에
두 녀석으로 꽉찬 거실이
내게 살아있음을 일깨워준다.



마구 어질러진 카페트,



파프리카 줘, 엄마.
하나만 더 줘, 엄마.
마요네즈도... 엄마.
엄마, 김현승이....
엄마, 누나가......



음악 소리와 어우러진
쨍그랑 거리는 두 녀석의
목소리에 사람 사는 집 같다.



사람 사는 집에
토끼가 두 마리 엎드려 있다.



파프리카를 우적우적.
하나 먹고, 또 먹고...



사람 사는 집에
잠시 토끼였던 두 마리가
망아지로 변신해
뛰어다니니
훨씬 더 사람 하는 집 같다.







'아이가 키우는 엄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승이의 욕구 이야기  (10) 2011.02.14
신뢰1_게임욕구를 이기는 힘  (10) 2011.01.20
참회일기  (27) 2009.11.28
사모님? 엄마?  (26) 2009.09.08
시험공부는 애들을 어떻게 만드나?  (18) 2009.06.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