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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즈 커밍 투 타운? 본문

아이가 키우는 엄마

산타클로즈 커밍 투 타운?

larinari 2007.11.2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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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고수부지에서 놀다가 강아지가 쫓아오자 기겁을 하며 엄마한테 달려는 채윤이.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애들에게
선물을 안 주신대.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오늘 밤에 다녀가신대.



예전에 아이들을 가르칠 때부터 이 캐롤이 참으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작년 재작년 채윤이 현승이이가 산타 얘기를 물어오면 까칠한 엄마 그렇게 대답했었습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있는 지 없는 지를 잘 모르겠는데....확실한 건 원래부터 착하거나 원래 나쁜 아이는 없어. 사람은 다 조금씩 착하기도 하고 조금씩 나쁘기도 해' 하고요.

이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 지가 울기도 많이 울었고, 짜증도 냈고 장난도 많이 친 걸 누구보다 잘 압니다. 허나 선물을 받아야겠고, 산타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시고.... 이 난감함에 '아, 몰라. 난 착한 애야. 그냥 착한 애로 쳐.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어.' 하고 있는데 결국 해마다 머리맡에 선물은 놓여 있구요.
아주 아주 비약을 한다면 매년 크리스마스에 반복되는 이런 일은 아이들에게 '자기기만'을 가르치는 첩경이라는 생각을 해요. 이건 큰 틀에서 크리스마스의 주인이신 아기 예수님이 오신 방법, 그 분이 오신 이유, 그 분의 성품에 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캐롤이 크리스마스의 정신에 아주 반하는 노래라는 이유는 사실 여기 있어요. 하나님의 아들을 주신 사랑, 성탄절의 그 사랑은 그야말로 받는 대상의 착하고 나쁨에 상관없이 주는 사랑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라고 하던가요? 우리의 행위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그 자체 때문에 주시는 사랑이라는 것이죠. 그게 성탄절의 사랑인데 말예요.

행위가 아니라 존재 때문에 사랑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행동이 아니라 아이의 존재로 사랑하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어렸을 때는 '엄마' 비슷한 말 한 마디 하는 것, 걸음마 한 걸을 떼는 것에 그렇게 열광을 하면서 좋아하고 이뻐했었죠. 아이가 클수록 엄마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실망하고 실망감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분노하고 그러구 있죠. 하다못해 오늘 아침만 해도 느릿느릿 준비하는 채윤일 보다보다 지각할 시간이 가까와져 몸이 달아서 아이를 닦달하고 따뜻하게 학교로 보내지 못했어요.
헨리 나웬이 그랬다는군요. 우리는 두 번째 사랑(부모님, 배우자, 친구...의 사랑)을 받았던 기억으로 하나님 사랑을 헤아려 보려고 한다고요. 그런데 우리가 받은 두 번째 사랑은 얼마나 변덕이 심하고 일관되지 못한 사랑인지요. 그로 인해서 피차에 주고 받은 상처가 얼마나 많은지요. 하나님 사랑을 받기 위해서 따로 뭔가 할 일이 없다는 것.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서 잠 잘 때나 일어날 때 짜증 날 때 장난 칠 때마다 노심초사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런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정말 머리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느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몇 달 전 아침에 채윤이 등교 준비를 하고 내보내는 중이었습니다. 그 날도 옷 가지고 타박, 먹는데도 꾸물꾸물 하다가 결국 늦었죠. 윽박을 질러서 내보내고 머리까지 찬 분노를 가라앉히고 있는데 투다다닥 채윤이가 다시 현관으로 들어오는 거예요. 울면서요. "엄마! 넘어졌어" 하면서 제 가슴에 푹 파묻혀 우는 겁니다. 순간 제 마음이 뭉클했어요. 불과 1, 2분 전 화난 얼굴로 자기 등을 떠밀었던 엄만데 넘어져서 슬퍼지자 바로 생각나 달려온 것이 엄마 품이었다니.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스럽고....

채윤이처럼 그저 그 분의 사랑에 달려가 기대는 순수한 마음이었음 좋겠습니다. 나의 존재 그대로를 사랑한다는 그 사랑을 머리로 아니라 가슴으로 삶으로 느끼는 하루였음 좋겠습니다. 내가 그렇게 큰 사랑을 받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며, 내 아이 내 남편,  그리고 내게 주어진 많은 사람들을 '존재' 그대로 사랑할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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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omments
  • 프로필사진 hayne 2007.11.27 11:50 아멘!
    좀 힘든 아이를 키우면서 존재 그대로를 사랑하는 걸 많이 배우게 되는거 같아. 자꾸 내려놓게 되거든. 그리고 조바심이 많이 사라지지..

    우린 캐롤의 가사는 별루 신경 안쓰고 그냥 신나게 부르기만 했는데
    정말 그러네
    아이는 울고 엄만 웃고 아빠는 사진 찍고.. 동생은 뭐 했을까?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7.11.27 18:20 신고 hayne님은 이걸 참 잘 하시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나 사람들이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기요. 제가 옆에서 많이 배우잖아요.

    동생은 너무 놀라서 뒤집어지는 누나 부면서 낄낄거렸죠. 얼마 전까지만해도 같이 무서워하더니 이번에는 누나를 보면서 낄낄거리더라구요.^^
  • 프로필사진 hayne 2007.11.27 19:57 동생님이 많이 씩씩해지셨네. 좋은 현상이고만.ㅎㅎ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7.11.28 09:52 원래 강아지를 별로 안 무서워했던 것 같아요. 뭐든지 누나를 따라하다 보니까 자기도 강아지를 무서워한다고 생각했는데 머리가 좀 커지니 슬슬 그게 아니라는 것이 느껴진거죠.ㅎㅎㅎ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07.11.27 12:00 아니, 왜 개를 도대체 풀어놓는 거예요. 개줄에 묶어서 다니질 않고...
    우리집 개도 아주 작은데 그 개가 달려드니까 길거리에 털썩 주저앉는 어른도 있었어요.
    한번은 강화의 석모도에 놀러가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데 어느 집에서 개xx들이 한 10마리 가량 몰려나오더니 마구 짖으면서 따라오는 거예요. 한쪽 발로 발길질을 해가며 꽁지가 빠져라고 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개 얘기도 아닌데... 개한테 놀랐다고 하니까 그 생각이 나서리...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7.11.27 18:22 신고 바로 비디오로 재생되면서 웃음으 터지는데요....^^

    정말 왜 개들을 그렇게 풀어서 다니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이 눔의 개**들이 지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을 알더라구요. 꼭 채윤이한테만 짖어대고 들이대고 그러는거예요. 고수부지에 잠깐 있는 동안 세 번을 저렇게 놀라서 뛰었다니깐요.
  • 프로필사진 신의피리 2007.11.27 22:05 채윤이를 울린 것들은
    한 마리 개가 아니라
    한 열마리 정도 되는 개떼들이었어요.
    그 중 두 마리가 채윤이에게 달려들더라구요.
    조그만 것들이, 허 참, 이런 개**들. ^^;
    (큰 개가 아니라 조그만 강아지였음.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7.11.28 09:51 저 때 말고 두 녀석이 함께 당신한테 뛰어들어 매달렸을 때 사진을 남겼어야 했는데...
    채윤이는 기겁을 하며 울고, 현승이는 분위기 때문에 매달렸지만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고...ㅎㅎㅎ
  • 프로필사진 BlogIcon 은행나무 2007.11.27 14:31 신고 하민이도 주먹만한 강아지한테도 공황증에 가까운 공포심을 느껴.
    올해 10개월 정도 진돗개를 키웠는데, 새끼때부터 정말 귀엽고,
    잘~생긴 강아지였는데,
    모두에게 사랑받는 순하디 순한 개였는데,
    하민이는 도무지 그 '공포심'을 극복하지 못해 옆동네 권사님네
    입양시켰었다.
    토욜에도 "엄마, 채윤이도 나처럼 강아지를 무서워한대."
    의기양양하게 말하더라.^^

    아침엔,아무리 결심해도 아이에게 부드럽기가 힘들다.
    이 '뭔들족'and'느림보족' 때문에 속이 터지다가 결국 나도 꽥~.
    그러고 보내면, 아침엔 한동안 기분이 좋지 않고,
    몇학년이 되어야 스스로 시간을 관리해서
    평화로운 아침이 될까?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7.11.27 18:26 신고 내가 볼 때 하민이는 조만가 엄마 도움없이 스스로 시간관리 잘 할 아이야. 너무 잘해서 걱정일지도 모르지.^^

    투닥투닥 하기도 하고, 엄마들 잘 때 지들끼리 놀기도 하고 그러더니 서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했나보네.ㅎㅎㅎ
  • 프로필사진 나무 2007.11.27 16:56 이 글을 읽으니 아멘이 되는거 있죠 ^^
    주안이가 철분이 모자라 빈혈이래요~ 저번에 피검사를 하고 왔는데 빈혈수치가 낮아서 철분시럽과 이유식을 잘먹이라고 하는데 어찌나 이유식을 거부하고 안먹는지... 다 저위해서 먹일려고 부산하게 이것저것 갈고 불려서 이것도 먹였다 저것도 먹였다하는데 그 정성은 모르고 안먹을려고 하는 모습에 요조그만 애기한테도 화가 나는거 있죠 ㅋ
    그래도 참고 온갖걸 가지고 웃겨가며 먹여도 겨우 1-2숟갈~
    제가 좀 속상했겠죠 샴님?

    ㅎㅎ 근데 이 글을 읽으니 제가 얼마나 속좁은 엄마인지~
    아기한테도 내 맘을 알아달라고 했던 엄마같아요..
    우리 주안이 잘안먹도 존재만으로 얼마나 귀하고 특별한 아인데..
    요즘 이쁜즛이 늘어서 참 사랑스러워요 ^^ 그 맘으로 기도하면서
    더 인내를 배우는 엄마가 되어야겠어요

    요런 좋은 글을 읽으며 막 반성합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사모님 감사해요~~~~

    아참 글구 아까 점심때 승주사모님이랑 주희사모님이랑 놀다가셨어요
    그러니 자연스레 사모님생각이 났어요 ^^ 우리 도사님들 방학하면
    빨리만나요~~~ 사모님이 해주시는 맛난 요리 먹으러 가도 되죠??
    보고싶으네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7.11.27 18:27 신고 주안이 정말 귀여워요. 젤 이쁜 때인 것 같아요. 살짝 올라온 이하며 기어서 여기 저기 헤집고 다니는 모습하며...
    방학하면 또 봐야죠.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미리 주문하고 오세요. 부럽네. 낮에 같이 놀고...^^
  • 프로필사진 h s 2007.11.27 22:37 성탄절의 주인공이 산타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 들때가 많이 있죠?
    방송에서는 물론이고 심지어 교회들에서도 산타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신을 차려야겠어요.

    채윤이가 많이 놀랬나 보네요.
    강아지들에게도 만만히 보이는 사람이 있답니다.
    전에 우리 집에도 복순이라는 강아지를 키웠었는데 조그만 아이들과 할머니들만 보면 막 짖고 달려 들더라구요.
    어느 할머니께서는 저*이 내가 늙었다고 깔본다고 막 화를 내시곤 하셨지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7.11.28 09:50 성탄절을 올 때마다 아이들하고 성탄의 의미를 정말 제대로 새기면서 보내야지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네요. 무한한 사랑을 선물로 받은 날, 그리고 그 사랑을 나누는 날이었으면 좋겠는데요...

    전반적으로 이느무 강아지들이 노약자를 깔보는군요!^^
  • 프로필사진 물결(민) 2007.12.01 17:45 나도 그랬는데....^^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7.12.03 09:55 하민아! 담번에 채윤이랑 만나면 너희를 못살게구는 멍멍이들을 한 번 찐하게 먹어줄래? 니들은 할 수 있을거야.
    ㅎㅎㅎ
    이모가 뭔 말을 하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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