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이 뭔가에 빠져들거나,
더 이상 정신력으로 버틸 수 없을 때 정신줄을 놓듯이,
여자는, 엄마는, 주부는 살림줄을 놓는다.
한동안 살림줄을 놓고는
겨우 청소하고,
겨우 밥하고(가 아니고 거의 아침을 씨리얼, 점심을 패스, 저녁은 차에서 김밥이나 떡볶이)로 버티며
밥은 안하고 살았다.
그랬더니 마치 이제 막 살림을 시작한 초보주부의 느낌으로 뭘 어찌해야 할 지....
간만에 세 아이들 모두 좋아하는 오므라이스를 하면서,
주부 정신줄, 말하자면 살림줄 회복 기념으로 특별하게 시도해봤는데.
맘같지 않구나.
저 그물망 계란지단을 만드냐고 시간을 평소의 2배 이상 걸렸으며,
덥고,
무엇보다 요리를 해서 내놨는데 모두 반응이 '이게 뭐냐? 왜 이렇게 만들었냐? 무슨 의미냐?'
는 식이니 말이다.
그래도 아무튼 난 다시 주부생활 복귀했다는 거고.
국도 끓이고 밥도 제 때 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한다는 걸 밝힌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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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꾸미는여자 2011.06.14 23:54
근데 저 그물망 계란 오므라이스 진짜 신기하네요!!
지금 책상에 앉은지 5시간 동안 정신줄 놓았다 잡았다를 수백번 하는 중입니다...ㅎㅎㅎ -
운동끝나고침흘리는여자 2011.06.15 00:13
보고 또 봐도 오므라이스 계란지단이 그물망이라는 것이 전혀 믿겨지지 않아요 ㅋㅋㅋㅋ
도대체 어떻게! 어떻게! +_+
흐아흐아흐아 왠지 살림줄 제대로 잡고자 하는 다짐의 의지가..결연하네요!!! 말하자면.ㅋ
운동끝나고침흘리는여자는 누굴까아아아아요!? -
불량엄마 2011.06.15 08:50
엇! 저 계란지단 어찌 만드는거에요?? 신기신기~~
저거 보고 그런 반응을 보인 세사람도 신기신기~~
간만에 성은이도 없고, 시부모님도 안계신데...
박서방도 저도 야근으로 금쪽같은 시간을 보낸게 약올라서
약간 먼저 퇴근한 제가 박서방 회사앞으로 가서 깜놀시켜줄라고 했는데,
박서방도 저를 깜놀시켜주려고 우리 회사쪽으로 이미 출발해버렸더라는.
소심한 부부.. 길 엇갈릴까봐 미리 전화통화하다가 서로 들켜버리고 ㅋㅋ
결국, 잠실역에서 만나 길게 늘어선 버스 대기줄을 서서 함께 퇴근했어요.
들어가는 길에 베스킨라빈스에 들러 아슈크림 하나씩 들고 도란도란 집으로~
엄마아빠 없는 저녁을 잘 보내고 있을지 걱정되지도 궁금하지도 않을 걸 보면,
정말이지 전 어머님아버님께 대부분의 육아를 맡기고 편히 지냈구나 싶기도 하고
아이 얼굴 보고파서 퇴근 후 달려간다는 엄마들에 비해 불량엄마인것 같기도 하지만
가끔은 남편과 단둘만의 시간, 때론 남편도 없는 혼자만의 자유가 필요한 것 같아요 ^^
그나저나, 어제 우리 전화데이트를 방해한(?) 전화벨소리 주인공은 누구였어요?? ㅋㅋㅋ -
iami 2011.06.15 09:29
세 아이들이라시면 혹시 셋째?ㅋ
힘들지만 그래도 일상에 복귀하신 걸 축하!
뭐, 맛있어 보이기만 하는데, 세 녀석들, 교무실로 오라고 하세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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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 2011.06.16 11:04
일상으로 복귀했다니. 축하해줘야지^^
정말 신기하고 예술에 가까운 그물이네. 내가 좋아하는 애플파이 모양같기도 하고.
어찌 만들었을까? 틀이 있는건 아닐테고 설마 한땀한땀?
근데 아이폰을 산겨? 아님 사주신겨?
땀투혼 된장찌개에 재라도 뿌린모양이구먼.. 아직 젊다는 증거니.ㅋ -
myjay 2011.06.16 12:59
이글의 주제는 "말하자면...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라는 것!
무의식 중에 아이폰 글쓰기를 부러워하던 사모님 '컨텍스트'를 이용해
'텍스트'로 마무리지으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