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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 모음/MBTI와 공동체 세우기

NT:세상은 넓은데 칭찬할 것은 없다

larinari 2007.06.29 17:34
<MBTI와 공동체 세우기> QTzine 2월호

NT ; 세상은 넓은데 칭찬할 것은 너무도 없다!

이제껏 설명한 ‘쌍을 이루는 네 가지 지표’는 서로서로 조합해서 16가지의 성격유형을 만들 어 낼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은 MBTI 검사를 받게 되면 이 16가지 유형 중 하나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사실 어느 누가 열여섯 개의 네모 칸의 틀에 꿰맞춰져 그 속에 들어 앉아 있고 싶겠는가? 그러나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과 함께 좀 더 객관화된 나를 알고 싶어질 때, 내가 들어가 있는 그 네모 칸의 사람들을 연구하기 시작하면 좋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나와 많이 다르다고 느껴지는 누군가를 이해하려는데 내가 가진 코드로는 설명할 방법을 찾을 수 없을 때 그가 들어있는 네모 칸을 들여다보면 역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MBTI 검사를 통해 16가지 유형을 살펴보면 같은 유형에서는 공통점을, 다른 유형에서는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16가지는 다시 크게 4가지 패턴으로 묶을 수 있는데, 흔히 이 네 가지 패턴을 ‘기질’이라 부른다. 기질은 ‘행동 이전의 마음의 패턴’이다. 다시 말해서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고유하게 유지되는 선천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 네 가지 기질을 이해하면 16가지 유형 안에서의 자신을 좀 더 분명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네 가지 기질이란 SP, SJ, NT, NF를 말하는데, 이 네 기질은 각각 기본적인 욕구에 있어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때문에 각각의 유형이 외향이나 내향인 것에 상관없이 다양한 행동에 있어서 일관성을 갖게 된다.

이것은 실화다. 예전 청년부 시절에 한 점잖은 K라는 남자 후배가 있었다. 늘 진지하고 좀처럼 실없는 농담이라곤 하지 않는 후배였다. 어느 주일, 청년부 모임을 마치고 서로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정리를 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K 후배가 어느 자매 옆에 서서는 ‘어디서 오이 냄새가 나지?’ ‘누나 어디서 오이 냄새가 나요’ 하는 것이다. 이 ‘오이냄새’ 운운하는 소리를 한두 더 하자 옆에 있던 한 자매가 얼굴이 붉그락푸르락 하더니만 쌩하니 퇴장해 버렸다. 사건의 진상은 이러했다. 문제의 오이 냄새는 그 자매가 뿌리고 온 향수냄새였다. 우리의 K군은 나름대로 그 향수의 향기가 좋다는 표현을 해주고 싶어서 불쑥 꺼낸 말이 ‘오이 냄새’였고, 그 말이 자신을 놀린다고 여겼던 자매는 퇴장을 한 것이다.

또 다른 실화다. 시부모님과 함께 사는 나는(필자는) 시어머님의 기분을 맞춰드리기 위해 때로 이것이 칭찬인지 아부인지 분간이 안 되는 것들을 한다. 문제는 남편! 어머님이 신경 써서 음식을 해 놓으시고 진정 칭찬을 받고 싶은 대상은 당신의 아들이다. 워낙 별로 표현이 없거니와 칭찬 같은 건 더더욱 없는 아들이니…. 어머님의 섭섭함이 지나치게 쌓여간다 싶을 무렵 남편에게 협박을 했다. ‘살아남고 싶으면 어머니 음식에 칭찬을 해 드리라’고.
남편과 둘이 어머님이 끓이신 된장찌개를 놓고 식사하는 중이었다. '어머니! 어머니 된장찌개는 정말 입맛 난다니까요' 하면서 후후거리면 먹었다. 남편도 맛있게 먹기에 '맛있어? 어머니한테 표현 좀 해드려' 하고 살짝 속삭였습니다. 남편, 비장하게 알았다는 싸인. 그리고 어머니가 식탁 가까이 오시자 남편이 하는 칭.찬. 오늘은 된장찌개 맛이 이상해' 이러는 것이다. 어머니도 널름하신 표정을 ‘된장 두 가지를 섞어 넣어서 그래’ 하신다. 남편은 칭찬을 했다는 표정으로 열심히 밥을 먹는다. 어쩔 수 없이 내가(필자가) 끼어들었다. '그래서 맛이 없어?' 부드럽게 말하면서 눈으로는 '똑바로 다시 말해. 죽어!' 하는 메시지를 보냈더니만 그제야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약간 오버 하면서 '아니~ 맛있지. 우리 어머니 된장찌게야 최고지!' 한다.

NT들은 좀처럼 칭찬하는 일이 없는 것 같다. 칭찬이 자신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끔 하는 칭찬도 경우에 따라서 ‘부적절하다’는 느낌을 줄 때도 있는 것 같다. 왜 일까? NT들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힘(Power)’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힘이란 인간을 지배하는 권력이 아니라 자연을 대상으로 발휘되는 힘이다. 다시 말해서, 현상을 이해하고, 조정 통제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뜻한다. 따라서 정확하게 말해서 NT들이 말하는 힘은 권력이 아니라 능력과 자질과 재능과 재주와 기술 같은 것들이다. NT들은 능력 있기를 바라고 또 바라는 만큼 유능해지려 하기 때문에 늘 기준이 높은 사람들이다. 어떤 면에서든 이렇게 기준이 높다보니 자신을 포함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도 칭찬할 꺼리가 없는 것이다. ‘칭찬 좀 하시오’ 하면 ‘칭찬할 것이 있어야 칭찬을 하죠’ 하는 것이 십중팔구 NT들의 답일 것이다.

끊임없이 책을 읽고 지식을 축적해 가는 ‘지성’에 대한 사랑이 NT들에게는 각별할 텐데, ‘공부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이들이다. 재밌고 짜릿한 수련회를 원한다면(특히 SP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 NT 회장을 잘 마크해야 할 것이다. NT 회장은 아마도 독서 토론이나 주제 토의를 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어 할지 모른다. 청년부에 흥미를 못 느끼는 NT를 붙들고 싶다면 거한 에프터보다는 이들의 지적인 욕구를 터치해 주는 모임이 있어야 할 것이다. 분명 이들은 ‘공동체 안의 지성’이다.

NT기질의 사람들에게 ‘사기꾼’ ‘거짓말쟁이’ 등의 비난을 한다면 ‘그 말에 일리가 있을지도 몰라’ 하면서 그 비평에 수긍할지 모르겠다. NT기질은 모든 유형 중에서 가장 자기비판적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신에 대해서 의심과 회의를 자주 품기 때문에 그 정도는 수긍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에게 ‘무능하다’라는 비평을 가한다면 이는 쉽게 수긍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야말로 아킬레스건을 치는 일격이라 할 수 있다. 이것 역시 이들의 기본적인 욕구와 관련하여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NT 자신들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고민과 의심을 그리스도 안에서 잘 통찰하고 때로 내려놓을 수 있는 것, 이것이 이들에게 남겨진 하나의 숙제가 아닐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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