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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SS 영혼의 친구

소명으로 사는 삶

larinari 2011.01.13 00:26




남편은 소명을 찾아 방황하고 나는 기도했던 시절이 있었다.
'도대체! 남편의 소명은 무엇일까? 진정코 교사가 아닐까? 다른 게 있을까?'라면서 말이다.
남편의 소명찾기가 난항에 빠지고 안개 속에 길을 잃어 가장 캄캄하던 시기에 '신경성 소화불령' 이라는
손님이 찾아왔다. 물론 남편에게.
병원은 물론 난다 긴다 하는 민간요법을 다 동원해도 가시지 않는 소화불량이었다.


곡절 끝에 신대원을 가겠다는 결정을 하고 하남 도서관에 다닐 무렵.
희한하게 별 약도 없이 그 병이 나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남편이 가는 이 길이 별로 탐탁치 않아도 남편의 길이 맞기 맞는가 보다'라고.


몇 개월 공부도 못하고 입시를 치뤘고, 남편은 영어에 매우 약한데도 불구하고.
기적같은 수석입학을 하였다.
그래서 생각했다. '니 남편이 갈 길이니 너무 서러워 말아라. 하고 낙인을 찍어주시는 구만...'


3년 내내 남편이 죽도록 공부하고 그 사랑하는 잠을 포기하면서 공부했다.
인간인가? 오디오인가? 라는 오래된 CF의 카피가 생각나도록 죽도록 공부했다.
주말에 올라오면 목장과 초등부 사역을 하느라 눈 한 번 제대로 맞추지도 못하고 기숙사에 내려가기도 하였다.
그래도 미치도록 공부하는 걸 보면서 생각했다. '정말 이 공부가 좋은가봐....'


졸업을 하고 청년부 사역을 시작해서 평소 그답지 않게 목자들을 향한 애정의 표현을 하는 걸 보면서 질투도 나고
믿어지지도 않았다. 때로 알아주지도 않는 짝사랑 같은 걸 하는 남편을 보면서.
미쳤어. 미쳤어. 그런 사랑 있었으면 나를 더 사랑할 일이지... 근데 저 남자 왜 저러지' 했었다.


목회라는 게 양을 사랑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보다 더 델리킷트한 역학들이 존재하고, 그 속에서 타협할 수도 포기할 수도 좌절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헌데, 이 남자가 포기를 안 하네!
넘어져서 못 일어날 자리에서 일어나 또 다시 검을 찾아 거머쥐는 남편을 보면서 '이거 장난 아니네 '싶었다.


비로소.
나는 요즘 알았다.
소명을 따라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그렇게도 바라던 남편의 소명을 찾았고, 그게 장난이 아니었다.
어느 새 그 소명에 나도 오염돼 가고 있었고....
그 소명은 사랑이었다.






이번 수련회에서 '외로움'이란 주제로 짧은 강의를 했다.
아주 짧고 단순한 강의였지만 결과적으로 그간의 내 독서와 여정이 다 녹아들게 되었다.
헨리나우웬, 래리크랩, 데이비드 베너, 브레넌 매닝, 고미숙, 칼 융, 제랄드 메이, 스캇펙.
강의 이후로 기도 할 때마다 그 강의는 내가 청년들에게 한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내게 하신 강의라는 확신이
든다. 내 외로움, 내 채워지지 않은 마음의 텅 빈 구멍을 위해서 살 것인가?
아니면 내 텅 빈 웅덩이를 그 분께 맡기고 나는 그저 사랑을 선택하면 살 것인가?


비로소 내 반 쪽 남편의 소명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
말하자면 남편과 상관없이 내가 우리 청년부 아이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물론 사랑했었다. 지금보다 더 이기적으로.


그래서 비로소 목회의 길을 선택한 남편에게 감사의 마음이 드는 것이다.
나를 사랑, 그 깊은 길,
그 좁은 길로 안내해 준 그 선택에 대해서 말이다.
물론 나는 여전히 이기적이다.
그렇지만 나의 강의를 듣던 그 의외의 아이들과 낯선 눈빛들에 대해서도 이젠 더 자유로움으로
나를 내어주고 싶으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많은 두려움이 사라진 것 같다.


소명으로 사는 삶.
이 삶이 주는 자유를 누리고 또 누리는 일이 내 삶에 숨겨진 보물인가보다.


이 깊은 밤에도 떠올리면 그저 사랑스럽고 고맙고 미안한 젊음이 내 맘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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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 프로필사진 우쭈꿈 2011.01.13 11:59 모님♥
    넘 감동이예요ㅠㅠ)
    모님과강도사님과 TNT를함께할수있어서 완전 행복해요>_<
    저 본의아니게 댓글 일빠두번째네요ㅋ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1.01.14 10:20 일빠 연속 세 번째 하면 내가 우리 쭈꾸미 상 줘야겠다.
    당분간 우리 본의 아니게 실업자네.ㅎㅎㅎ
  • 프로필사진 hs 2011.01.13 18:34 그 소명의 길이 나의 사적인 삶을 허락하지 않는 삶이죠?
    멀리서 볼때는 아주 편한 일인 거 같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사명감이 없으면
    못 하겠구나.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모님께도 준비를 시키셔서 사용하시는데
    우리 예지 엄마는 그런 준비는 안 시키시고 무용을 하게 하셨는데
    어떻게 사용 하실지....????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1.01.14 10:23 제가 무슨 준비요?ㅎㅎㅎ 저는 예나 지금이나 '노는 게 젤 좋아' 하는 사람인데요.
    남편들이 좋아하고 행복하하는 자신의 소명을 찾아가는 일에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준비된 거죠. 당장 생각하면 소희 사모님의 재능이 아깝긴해요.ㅎㅎㅎ 하지만 그 분이 하시는 일은 모르니까요.
  • 프로필사진 선수맘 2011.01.13 22:51 수요 예배시간에 청년부 수련회 영상 보고 젤 먼저 느낀게 뭔지 알어...?
    종필강도사님께서 그들과 함께하는 순간 그 곳에서 느무나 행복해보이신다는 거.... ^^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긴 했지만 지금에 와서 두사람을 바라보니 누구보다 하나님께서 참 기쁘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주님과 같은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한 사역들을 열심히 해나가는 두분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요~~
  • 프로필사진 3번맘 2011.01.14 10:26 맞어. 목회든 목회가 아니든 남편이 자신의 하는 일로 행복해할 수 있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뭐있겠어? 한 때 정말 그런 일이 뭘까를 고민하며 기도했던 걸 생각하면 참 감사한 일이지.
    끝이 수요찬양단 마지막곡 부르는 분위기다~ㅋㅋㅋ
  • 프로필사진 forest 2011.01.14 01:13 짝짝짝짝~
    두 분의 애쓰고 수고하심에 박수~,
    두 분을 사랑으로 쓰시는 하나님께도 감사의 박수~,
    그리고 두 사람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께도 짝짝짝짝~

    두 분이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요~ ^___^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1.01.14 10:29 어제 진실로 오시네 부부와 저녁시간 보내면서 '사랑' 그리고 '사랑, 그 낮은 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 분이 우리에게 '사랑하라'고 명령하실 때는 우리가 사랑 없이는 행복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주 조금씩 그 사랑이 뭔지를 저는 배워가는 것 같고요.

    그렇지만...
    그 스타일은 반대예요!ㅋㅋㅋㅋ
    황사가 불더오더라도!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뮨진짱 2011.01.14 11:37 울컥울컥 ㅠㅠ)
    중독과 외로움에 대한 내용보다 '신실이 누나! 나좀살려줘요'가 더 남는 강의에서
    그리스도인의 경제생활에 대한 상담 내용보다 '69또래 신실이언니'가 더 남는 상담에서
    사랑이 느껴져서 늘 늘 늘 행복하고-
    좁은길을 함께 걷는 것에 감사함을.♡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1.01.14 12:08 너는 지지한 여러 말들을 기가 막힌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ㅋㅋㅋㅋㅋ
    스캇펙 열심히 읽기!!!
  • 프로필사진 myjay 2011.01.19 12:14 제가 이해한 이 포스팅의 주제는...
    '사모님 강의 사진 정말 뽀대난다' 입니다.
    다른 분들도 현란한 내조의 글에 현혹되지 마시길.^^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1.01.19 17:59 신고 귀...귀귀귀귀.....신....님!
    ㅎㄷㄷㄷㄷ
    다들 읽고 한참 지난 뒤에 댓글 달아주시기 다행입니다.
    아우 그냥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을 넘나들어 활약을 하시더니 이 바닥에서 귀신이 다 되셨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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