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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 모음/유브♥갓♥메일

스킨십의 추억'죄'와 '죄책감' 사이

larinari 2009.05.20 13:06

유브♥갓♥메일_목적이 이끄는 연애18


<QTzine>2009년 6월호


은혜야!

그렇게 어려운 얘기를 꺼내놓다니…. 메일을 읽는 동안 그 용기와 진실함에 존경스러움마저 느꼈다. 헤어짐 이후에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가지만 또 당사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 고통은 머리로 헤아리는 고통일 뿐이지. 아무튼지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보여주는 너의 진실한 성찰, 하나님 앞에서의 성찰은 정말 선생님을 부끄럽게 하는구나. 그럼 그렇고말고. 부끄럽다면 은혜만큼 진실하지 못한 선생님 자신이 부끄럽지. 여러 번 망설이며 보낸 메일이라는 것 알겠더구나.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자신의 깊은 어둠을 드러내는 사람은 누구보다 용기 있는 사람이고 진실한 사람이며, 네가 염려하는 것과는 반대로 순결한 사람이라고 선생님은 믿는다. 하나님의 빛 앞에 드러낸 죄와 연약함은 이미 용서된 것일 뿐 아니라 '기결'로 넘어간 문제임을 믿고 회복의 날을 기대하기 바란다.


이별이 남긴 은밀한 고통

너만 그런 건 아닐 거야. 이성교제를 하다 헤어지면 거절당한 느낌, 그래서 낮아지는 자존감, 자기연민, 상대방에 대한 분노 등이 생기는데, 이런 것 위에 더해지는 은밀한 고통이 있어. 그건 다름 아닌 '스킨십의 추억'일 거야. 은혜가 여러 번 부끄럽다고 표현한 건 아마도 '다른 사람은 안 그럴 텐데 나만 그런 것 아닐까'하는 생각 때문일 거야. 실은 헤어지는 많은 남녀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일 텐데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이 없다는 거겠지. 은혜의 말처럼 이미 헤어졌고, 한편으로는 분노와 미움이 들끓는데 또 한편으로는 피어오르는 그리움이라니…. 게다가 날이 갈수록 머리와 가슴에서는 J에 대한 것들이 정리되고 있는데 몸이 그리움을 느낄 때는 헤어졌던 첫날의 고통이 다시 엄습한다고? 무슨 말인지 왜 모르겠니. 어쩌면 남녀 간에 헤어진 이후 겪게 되는 가장 본질적인 고통은 몸으로 나누던 사랑의 언어 때문에 생기는 고통이 아닐까 싶다. 선생님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교제하는 동안 스킨십 문제에서 그렇게 분명하게 잘 지켜내질 못했다고? 형식적으로는 지킬 선을 다 지켰는지 모르겠지만 마음으로는 모든 마지노선이 다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지금 J를 생각하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이 스킨십에 대한 기억인 것을 하나님이 주시는 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구나.


하나님의 기준으로 생각하기

먼저 은혜 자신이 '죄'라고 이름붙인 것에 대해서 선생님은 당혹스럽기까지 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네 고백처럼 너희가 마지막 지켜야 할 선을 넘어간 것도 아닌데 굳이 '죄'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말이다. 이것을 충격으로 들을 만큼 이 선생님마저도 너희들의 성 관념에 대해서 기대가 낮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고 서글프기도 했단다. 이렇게 저렇게 얻어들은 정보로 교회 안에서 교제하는 커플들 사이에, 또 무수한 헤어진 커플들 사이에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없었던 일처럼 지내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자신들의 입으로 까발리지 않는 이상 더 문제가 될 것이 없기 때문에 그저 덮어두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아무런 성찰 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떤 더 선한 행동을 기대할 수 있겠나 싶어. 그런 의미에서 은혜 스스로 '죄'라고 고백한 것은 백 번 옳다고 생각한다. 설령 너희가 문자적 의미의 순결을 지켰을지언정 마음을 품기만 해도 이미 간음을 했다고 하시는(마 5:28) 예수님의 말씀에 비추어 더더욱 옳은 고백이다. 어쩔 수 없었던 일이든, 요즘 세상이 그리 만드는 일이든 간에 죄는 죄라고 말해야 하고말고.
하나님 안에서 정결해지기
그런데 은혜야, 죄를 죄로 알았으면 그 다음에 와야 할 것이 무엇인지 네가 더 잘 알지? 진심의 회개, 그것이겠지. 아마 은혜가 진심으로 죄로 안다면 이미 회개는 시작된 것일 거야. 그러나 아직 정식으로 하나님과 '회개의 절차'를 밟지 않았다면 깊은 기도로 회개의 시간을 갖기 바란다. 회개 후에도 여전히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다면 불필요한 죄책감에 휘둘리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너희가 만남 안에서 자꾸 육체적인 죄를 지으니까 하나님이 결국 헤어지게 하신 거라든지, 그게 결국 하나님이 너희를 다루시는 벌이라고 생각하는 거라면, 그건 아니다. 죄로 알고 회개했다면 자유로워지기로 하자.

J와의 교제에서 아주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배우자를 만나지 못할 거라는 것 역시 그 뿌리는 죄책감인 것 같아. 은혜의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일까? 위반하기 딱 좋은 도로의 코너에 숨어 '걸리기만 걸려라'하며 딱지 뗄 준비를 하고 있는 경찰관 하나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갚으시는 칼 같은 하나님? 그 분이 은혜에게 이렇게 다시 한 번 소개해 달래시는구나.^^ '내가 바로 너희의 모든 죄를 용서하는 하나님이다. 너희 죄를 용서하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니, 너희의 죄를 기억하지 않겠다'(사 43:25). 물론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서도 무 자르듯 죄책감이 사라지지는 않을 거야.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 그러나 최소한 스킨십에 대한 기억으로 힘들 때 죄책감에 대해서 분별을 할 수 있으면 좋겠구나. 죄책감은 일종의 자기연민이고 교만이며, 과감하게 죄로부터 단절해야 하는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될 수 있어. 죄책감에 붙들려 있는 한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하시는 말씀에 순종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이렇게 기도하면 어떻겠니? 이젠 '잘못했어요. 죄송해요.'하는 기도보다는 '하나님이여, 제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은혜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하며 한 발 앞으로 나가면 어떻겠니? 밧세바와 관련한 죄를 범하고 나서 회개하는 다윗의 기도란다.


만남과 헤어짐보다 중요한 것

은혜야! 선생님은 때로는 이별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단다. 준비된 아름다운 두 사람이 만들어가던 사랑이 왜 오늘 이렇게 아픈 이별로 끝났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일이다. 헌데 이번 메일을 읽고 이 답신을 쓰는 과정에서 결국 이 아픈 이별이 은혜에게 좋은 선물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선생님은 지난번 메일을 받고 참 마음이 아프고 걱정이 됐었어. 은혜가 너무 자책하고 분노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말이야. 하지만 그 고통의 골짜기를 지나면서 궁극적으로 은혜가 하나님을 발견해가는 것이 대견스럽다. 헤어짐의 과정에 대해서도, 둘 사이 진행되었던 스킨십에 대해서도 자기방어와 합리화의 늪에 빠져 있지 않는 모습이 귀하구나. 어쩌면 우리 생에서 가장 귀한 건 연애나 결혼이 아니라 그 분을 알아가는 것 아니겠니? 이번 일로 은혜가 하나님 앞에서 울 때 네 눈물에 함께 동참하셨던 하나님, 또 이런 저런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 것 같구나. 세상에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있겠니? 아픔을 넘어서 더 깊은 믿음의 눈을 뜬 은혜를 향해 박수를 보내고 파이팅을 외친다.^^


J와 꼭 결혼하게 되는 줄 알았고, 그래서 스킨십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절제하지 않았다고 했지? 그래, 뭐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했다만 남녀 사이는 정말 모르는 일인 것 같구나. 그래서 결혼식장에 딴딴따단∼ 하고 입장할 때까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우스갯소리들을 하나봐. 꼭 결혼할 것 같았던 사람과 헤어질 수도, 결코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사람과 결혼을 할 수도, 다시는 얼굴도 보지 않을 것 같은 사람과 다시 만날 수도 있는 것이 만남의 비밀인 것 같아. '사랑할 거고 결혼할 건데 미리 육체적인 진도를 나가는 것이 뭐 그리 나쁜 일인가?'라고 말하는 친구들에게 이제 할 말이 생기지 않았니? 잘 기억하고 언젠가 다른 사랑을 만날 네 자신에게도 말해줘. 결혼식 첫 날까지 지켜야 할 이유 중 하나가 여기 있다고 말이야.^^ 이제 만남과 헤어짐의 비밀을 조금 알게 된 은혜가 앞으로의 만남에 대해서 과장된 낙관이나 너무 심한 비관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프지만 그 아픔을 직면하고 회개하면서 오늘처럼 이렇게 하루하루 잘 지내다보면 그 아픈 자리에 더 귀한 사랑의 싹이 트고 또 다른 인생의 문이 열리게 될 거야. 지금, 여기서 그 분과 더불어 성실하게 지내자꾸나. 또 소식 기다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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