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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에는 무엇이 있을까? 본문

JP&SS 영혼의 친구

신두리에는 무엇이 있을까?

larinari 2009.08.23 22:04

이사할 날은 다가오고,
집은 비싸고,
게다가 나온 집은 없고,
근심과 잔머리 굴리기로 휴가 이틀 까먹고 수요일이 되었다.
안되겠다. 떠나자.
떠나자! 신두리 해변으로!

낮게 드리운 구름처럼 묵직한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우리를 맞은 신두리 하늘은 뭉게뭉게 천진난만한 솜사탕의 향연이다.


뛰어 오르자규.
근심으로 키를 한 자라도 자라게 할 수 없다규.
엄마처럼... 이렇게 뛰어보라규.
엄마 얼굴을 봐. 엄만 말이지 굴욕 따위는 두렵지 않아.
키는 자라게 할 수 없지만 순간적으로 높아질수는 있다.ㅎㅎㅎ



벌써 2년 전 점프의 도를 깨우친 아빠는 이제 더 이상 뛰어오르지 않는다.
뛰어오르기 보다는 뛰어 내리는 포즈 같지 않냐는거지.
특히나 현승인 나로호에서 뛰어내린 우주인스럽지 않는가 말이다.


무사히 하강하신 아빠 기분이 별로 안 좋은 채윤이와 셀카로 기념촬영.
실은 뒤에 함께 뛰어내리신 우주인도 숨어 있다.


실내수영 4년 만에 바다수영의 도를 터득한 엄마는 도통 뭍으로 나올줄 모르고...
심심했던 아빠는 별의별 사진을 다 찍어 보는 것.
아, 우리 채윤이 각썬미.


몇 년 전에 처음 바다에 갔을 때,
밀려오는 파도를 보고는
'물이 와, 물이 와' 하면서 하얗게 질렸던 현승이.
그리고는 모래만 만지작거리다 돌아왔던 현승이가 이젠 제법 표정이 살아있다.
이 녀석... 물에 대한 공포를 없애달라고 하나님께 생떼를 쓴 엄마의 기도를 알까?


신두리 해변, 우리나라 최대의 사구라는데 정말 모래와 모래사장이 끝내준다.


채인징 파트너. 이번엔 아빠랑 모래성 만들기.


그러잖아도 한적했던 해변이 점점 물이 빠지면서
사람들도 어디론가 빠져나가고 더욱 한적해진다.



바닷게에서 놀며 잠을 자본 경험이 없어서
해지는 해수욕장을 느긋하게 즐겨본 경험이 거의 없다.
사람이 빠져나가고, 물이 빠져나가고, 햇볕마저 서서히 몸을 빼는 저녁 무렵 신두리.


그리고 그 해변에 나타난 해파리 아니고,
시퍼런 불가사리 한 마리.


갑자기 떠나는 휴가라 아무런 채비를 하지 못했다.
조개를 미리 사갖고 가면 팬션에서 구워먹을 수도 있다는데
그런 준비까지 할 여유가 없었다.
다행히 해수욕장 근처에서 노천 조개구이집이 있어서 맛있게 즐겼다.


우리 돌쇠 아버님.
쩍쩍 입벌리고 익어가는 조개는 많지만 배고픈 식솔들 거둬 먹이시느라 자기 입에는
넣어보지도 못하신다.
한 놈 익어서 입 벌리면 토끼 같은 마누라 입에,
또 한 놈 입 쩍 벌리고 먹어주쇼 하면 망아지 두 놈 입에...


그런 멋진 아빠 치켜 세웠더니 옆에 앉은 딸내미가 바로 자기 몫을
아빠 입에 넣어준다.
저 딸내미 앉으신 폼.ㅋㅋㅋ


두 놈 배불리 먹고 먼저 들어가 보겠다고 일어선 다음 칼국수 하나를 시켰는데...
주인 아줌마가 칼국수에 숨은 그림을 하나 띡 넣어 놓으셨다.
아빠의 사랑을 상징한다고나 할까?
크게 보고 숨은 그림 찾아보시기!


밤에는 해변에 앉아 허접한 불꽃놀이도...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밤새 다시 들어온 바닷물이 팬션 앞까지 들이쳤는지 새벽에는 파도소리에 잠을 설쳤다.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이 묵직하다.
아니나 다를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결국 우리는 비오는 바닷가의 운치까지 만끽하게 된 것.


누군가 여행 가면서 왜 책을 가져가냐고 했다는데
우리 부부는 여행 가면서 칫솔을 빠뜨려도 책을 챙겨가자는 주의.
조그만 원룸 팬션이 아담하고 깨끗하긴한데 기대앉을 소파 하나가 아쉬웠다.
약간의 컴플레인을 하니 우리 돌쇠 아범께서 바로 밥상과 이불을 활용하여
독서하기 좋은 소파를 마련해 주셨다.
일고 있는 책은? <래리크랩의 깨어진 꿈의 축복>ㅎㅎㅎ


비 와서 나가지도 못하는 두 망아지.
큰 망아지는 엄마빠 따라서 독서삼매경.
큰 망아지가 저렇게 책에 빠져 있다면 그 책은 반드시 만.화.책이다.
위인전 좋아하고, 글씨 많은 거 싫어하는 채윤이에게 딱인
<만화, 안네의 일기>


빗방울은 좀 떨어지지만 그냥 오기는 아쉬워 다시 해변으로 나간다.
그 새 물은 또 멀리 달아나 있다.
아빠와 아들은 멀리 달아난 바다에게 인사를 하러 가고,
발에 진흙 묻는 게 싫었던 여자들은 모래에 글씨를 쓰면서 놀고...


디따리 큰 '정신실 하트'에 대한 답으로 새긴 제이피 하트.
하트를 선사받으신 제이피 께서는 '당신 쫌 불쌍해 보인다'


모두 돌아서서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혼자 남아서 하트를 지우고 있는 넘.
일명 질투의 화신.
아나~ 결혼하면 나 때문에 서로 시기 질투하는 남자들 없어서 좋겠다 싶었는데...
결혼해도 이느무 인기는...ㅋ


마지막으로 제 멋대로 가족사진 하나.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큰 기대 없이 가 본 신두리 해수욕장에는
우리를 맞는 솜사탕 같은 하늘이 있었고,
놀기 딱 좋은 깨끗한 바다가 있었고,
아빠가 있고, 엄마가 있고, 딸이 있고, 아들이 있고...
언제 어디서나 공기처럼 우리를 감싸는 그 분의 사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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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Comments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8.25 20:02 이제 저두 살아서 왔어요~

    나에게 있어 신두리는 모래바람과 바닷바람에 책읽기 딱 좋은 곳인데요.
    이름도 멋지고 저녁 노을도 숨넘어가게 멋지고
    거기에 발바닥에 착착 감기는 모래들...
    게다가 저녁 노을을 배경으로 탁 탁 뛰어올라주는 팔뚝만한 물고기까지...
    정말 환상적인 곳이지요.
    저두 다음에 저곳에서 하룻밤 자고 오고 싶어지네요.
    모님, 이번 여행은 아주 잘하신거예요~ 짝짝짝~^^

    아, 그나저나 숨은 그림 못찾겠어요.
    문제를 너무 어렵게 내는 건 반칙입니다~(현뜽 버전임^^)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8.26 16:38 예전 태안 때 forest님 블로그에서 신두리 해변 사진을 본 기억이 나요. 그 포스팅 보고 더 기대를 하고 갔었나봐요. 조용하고 깨끗하고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어요.
    바닷가 바로 옆에 팬션이 있고 해수욕이 아니라도 언제든 다시 가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어요.
  • 프로필사진 2009.08.25 21:27 아 우리에 목마름에 보답하여 주시는 포스팅 ㅋㅋ
    첨에 제목보구 울집 강아지 이름인줄 알고 놀랬습니다요..ㅋ

    아그들 장롱안에서 있는거..현승이 넘 귀여워요!
    글구....저도 위인전을 디게 좋아 했걸랑요 ㅋㅋ
    소설보다는 누군가 자기에 삶에 대해 쓴 책을 아직두 좋아해요.
    도사님 볼에 살이 좀 찌신거 같기두하고..
    얼릉 좋은 곳을 구하시도록 손모으고, 촛불은 빼고..
    시위에 참여하겠습니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8.26 16:40 아, 윰네 강아지 이름이 뚜리지? 야, 두리언니한테 쫌 미안하지 않냐?ㅋㅋㅋ

    채윤이가 책을 썩 안 좋아하는데 희한하게 위인전을 좋아하더라. 암튼 사람에 관련된 건 다 좋아한다니깐...그러면서 놀리지. 윰 언니랑 통하는게 또 있네.
    이제 시위 풀어도 되겠다.ㅋ
  • 프로필사진 G-soon 2009.08.25 21:45 현승이 너무 귀여워요....
    채윤이는 표정이 =_= 뭔가 그 나이때 저를 보는 거 같은게.. 아빠가 카메라 들이밀면 있는 힘껏 찍기 싫어하는 표정을 지어주거나 아니면 의식 엄청 하고 있으면서 안하는체 하거나ㅋㅋㅋ
    자기가 이젠 조금 덜 어리다는걸 드러내고 싶은 마냥 무언가 시크함이 느껴져요ㅋㅋㅋㅋ

    포스팅 컴백도 반갑지만..
    저는 사모님 어서 예배당에서 보고파요ㅠㅠㅠㅠㅠ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8.26 16:41 챈의 표정에 대해서 역시나 날카롭게 분석해줬구나.
    이젠 조금 덜 어리다는 걸 드러내고 싶은 시크함이라니..ㅋㅋㅋ

    이번 주일 얼굴보면 백만 배 반가울 것 같아.
    너의 북리뷰를 보니 웬지 티스토리로 이사를 시켜서 트랙백을 쏘고 싶은 마음 간절하구나.
  • 프로필사진 굥화 2009.08.26 00:52 우와 제가 일등인가요~? ㅋㅋㅋㅋ
    칼국수의 숨은그림의 답이 댓글에 있지않을까하고 내려왔더니..
    이럴때만 일등이네요

    한영교회다닌다고하면 한장쯤은 찍는다는 점프사진ㅋㅋ
    저희도 정동진가서 점프 뛰어주셨는데^ ^

    강도사님과 현승이의 점프를 따라갈자는 ㅋㅋㅋ


    접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8.26 16:37 일뜽! 오레~~~ㅋㅋ
    그러게. 점프는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어.
    너희들의 정동진 점프는... 머리가 좀 압권이더라.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采Young 2009.08.26 01:05 신고 오랜만의 포스팅에
    웃긴 사진이 연속으로 여러컷있어서 완전 재밌습니당...
    특히 하트 지우는 모습 ....ㅋㅋㅋ
    자! 이제 쌤 댓글 순회하실 시간이에요!땡땡땡땡!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8.26 16:43 이런 쌤 마음을 팍 읽어내는 귀신 챙같으니라고...
    내가 지금 댓글의 압박 때문에 컴 앞에 지대로 앉지를 못한다. 밀린 댓글을 달려니 웬만한 포스팅 하나 하는 정도가 될 것 같아. 기다려라. 모두 달고 말겠다.
  • 프로필사진 2009.08.26 21:43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8.27 09:19 우리가 가끔 그런 얘기하는 거 들었지?
    아이들은 하나님의 메신저라고...
    가끔 평안하다 하면서 기도도 묵상의 삶도 잊어버리고 살 때 아이들이 행동으로 메세지를 전해준다는 생각이 들어.
    '엄마, 기도하세요' 이렇게 말야...
    그런 의미에서 더 깨어있도록 하는 메세지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깨어서 기도하라는 메세지에 빨리 순종하면 다시 예전의 그 아들로 돌아오면서 한 단계 더 자라줄거야.^^
  • 프로필사진 hs 2009.08.26 23:12 휴가 잘 지내고 오셨군요.
    이사문제로 걱정이시라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실까?
    암튼 요셉의 삶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었던 것 처럼 강도사님 댁의 삶도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변화가 있을 시기에는 염려가 되는데 저도 하나님께 말씀 거 들께요. ^^

    제 숙제도 빨리 해욧!
    그래야 다음 숙제를 내지....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8.27 09:20 넵!!!!
    얼른 숙제하겠습니다.ㅋㅋㅋ

    이사는... 일단 집을 구하고 계약을 하기는 했어요.^^
    제 믿음없음과 그 분의 일하심에 대해서 기도하면서 그 분의 음성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예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dreamrider 2009.08.27 16:56 행복한 사진 잘 보고 갑니다...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8.27 20:01 신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그 분 안에서 평안하시길...
  • 프로필사진 BlogIcon myjay 2009.08.29 13:13 너무 오랜만에 왔나요?
    글들과 댓글들이 그냥~ 끝내줘요~~ ^^;;;
    도사님의 공중부양은 이제 수준급이십니다.
    진지남이셨는데 어느새 적응을...완벽히...
    사진들 다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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