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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이야기

아~나, 자존심 상해

larinari 2009.06.13 16:24


도대체 초3의 엄마가 하는 일이란 뭘까?

숙제 있니, 없니?

그것만 하고 피아노 연습해.
영어 다 하고 자전거 타러 나가.
이거만 먹고 그 담에 놀아.

나도 하루 종일 이런 잔소리 따위나 늘어놓으며 살고 싶지 않다고!

헌데 니가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저녁 먹고 시간은 이미 여덟 시를 넘기고 있었잖아.
일기 숙제도 있고 그 날 들어야 할 영어 테잎도 안 들었잖아.
'채윤아, 이제 영어 해야 돼. 시간 많이 늦었어. 충분히 놀았잖아'

'알았어. 엄마! 내가 지금 막 할려고 했어. 그런데 엄마가 그렇게 말하니깐 내가 하기도 싫고, 게다가 엄마까지 막 미워지잖아. 내가 알아서 할께. 그런 말 좀 하지마'

아학!

그래서 니가 뭘 알아서 했니? 니가 알아서 하도록 두니 10시가 되도록 그 날 할 일이 하나도 안돼있었잖아. 드디어 내가 버럭 했지. 아빠는 이런 엄마를 '버럭 신실'이라 놀리면서 불난 집에 부채질이지.
한바탕 엄마의 분노폭발 작렬 후에 대화의 시간.
아직도 분이 안 풀려서 뾰로통한 엄마한테 조목조목 따지고 조목조목 반성하고 조목조목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는 너.

'엄마, 내가 이제 엄마 마음을 알겠어. 엄마가 하루종일 기다리는데도 내가 안 하니까 엄마가 진짜 속상하고 마음이 아픈 거 알겠어. 이제부터 내가 좀 알아서 할려고 진짜 결심을 하고 있으니까 이제 맘 풀어'

그리고 여전히 풀어헤쳐 놓은 분노를 못 수습하고 말을 잇지 못하는 엄마에게...

'엄마! 왜 암말 안해?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게 어때?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게 엄마 맘을 더 상하게 해?'

엄마가 암말 못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난 그냥 너무 자존심이 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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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09.06.14 17:57 본문과는 전혀 다른 얘기인데... 오늘 필님 왜 그렇게 멋지신 거예요.
    저 20대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덕분에 오늘 공식적으로 허용된 뜨거운 키스도 나눠보려구요. ㅋㅋ

    아 그리고, 채윤이 얘기는 도대체 믿기질 않아요.
    정말 이렇게 조리있게 말을 한다는게 도지히 믿기질 않는다는...
    만약 정말이라면 은근한 딸자랑의 염장질로 보이나이다.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6.14 22:55 신고 진짜루요? 우리 필님 오늘 완전 부담 빡 받아가지고 힘들어하셨는데... 집에 들어와서 바로 이불 뒤집어 쓰고 누우시기에 엉망으로 하셨구나 싶었거든요.ㅎㅎㅎ
    이 댓글 보면 기운이 펄펄 나실것 같은데요.

    은근히 딸자랑인건 맞구요.ㅎㅎ
  • 프로필사진 hayne 2009.06.14 20:18 엄마는 왜 자존심이 상하는건데?
    엄마마음, 할 말 모두 깡그리 중3도 아닌 초3 딸네미가 다 해버려서?
    난 그 시절에 회사다니느라 바쁘길 잘했다 뭐 이런 생각이 드넹. 나두 이정도면 할 말 없을거 가터...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6.14 22:59 신고 그럼요. 엄마는 사실 아직 감정수습도 안돼서 말도 제대로 안나오거든요. 헌데 저렇게 따박따박 할 말씀을 다하시니... 꼭 신혼 때 싸우던 생각이 난다니깐요. 저는 목구멍에서 말이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데 남편이 차분~해가지구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대화를 시도하면 정말 맨날 자존심 상했거든요.

    김채윤이 저럴 때 보면 '지 애비 꼭 닮아가지구...' 이런 소리가 저절로 나와요.
  • 프로필사진 yoom 2009.06.15 11:17 아 무슨 설교를 하셨길래..
    오늘 아침 네이트온에서 만난 애들도 키스 어쩌구 하네요 ㅋㅋ

    글구 저 사진은 챈이의 도발적인 그 사진이네요 ㅎㅎ
    그럼 저도 챈과 한 이틀 지내볼까요?ㅋㅋ 뭐 챈이 저를 넘 리드하는 편이라
    저는 다 그래그래~ 하다가 안되는 것만..이거는 이래서 안되 그건
    나중에 하자 괜찮지? 하면서 친절하게 얘기해 주는데
    이게 이틀지나면 버럭으로 바뀐다는 얘기죠?ㅋㅋ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6.15 12:20 설교제목이 '키스해도 될까요?'란다. 선정적이지?ㅋㅋㅋ

    저거 끌고 다니는 게 그렇게 좋았나봐.
    아마도 어려운 분들이 계셔서 조잘조잘 말이 안 나와서 그렇지 혼자서 별 상상놀이를 다 하고 있었을 거야. 안 봐도 눈에 선해.ㅎㅎㅎ
    아마 이틀 가기도 어려워. 하루로 많이 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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