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에 나가
늘 걷던 방향을 등지고 새로운 길을 걸었더니 생각지도 못한 풍광을 만났다.
있어 보이려고 붙들고 있던 포장끈과, 관계의 줄들을 내려놓으니 드러나는 것은 허접한 나.
볼품이 없겠구나. 봐 줄 만하지 않겠구나.
이내 찾아드는 감정은 상실감이지만 이 너머에 아직 가보지 않은 신비로운 길이 있지 않을까?
거짓인줄 몰랐을 때는 끌려다녔으나 이왕에 알아차린 이상 어찌 계속 머물러 있으리요.
다만, 익숙한 것을 놓아버린 빈 손을 잡는 귀신이 있으니,
허전한 내 손을 나꿔채 원치 않는 자기연민의 동굴 속으로 끌고가 나를 가두려한다.
상실감도 알겠고,
거기에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며 존재를 뒤흔들려는 귀신의 농간도 알겠으니,
남은 것은 인내와 기다림 뿐이리라.
다시 내 발로 광야로 가 오리무중의 다음 순간을 견뎌낼 수 있겠는가?
돌이켜보라.
'진짜'는 언제나 신비 속에서 건져올리지 않았던가?
광야를 신비라 부를 수 있다면 오늘에 족한 은총을 맛보게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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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 2012.03.19 14:00
오랜만에 정신을 차리고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복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서 정신이 없었어요.
우선 인사부터 드리고 앞으로 자주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
시험칠 때 강도사님 만나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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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pd 2012.03.21 14:41 신고
요 사모님 글이 자꾸 마음에 남아요.
강도사님 20대의 일기 ㅎㅎ 너무 수준 높아요 ㅠ 저의 일기는 매우 초딩스러운데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