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에 나가
늘 걷던 방향을 등지고 새로운 길을 걸었더니 생각지도 못한 풍광을 만났다.


있어 보이려고 붙들고 있던 포장끈과, 관계의 줄들을 내려놓으니 드러나는 것은 허접한 나.
볼품이 없겠구나. 봐 줄 만하지 않겠구나.  
이내 찾아드는 감정은 상실감이지만 이 너머에 아직 가보지 않은 신비로운 길이 있지 않을까?


거짓인줄 몰랐을 때는 끌려다녔으나 이왕에 알아차린 이상 어찌 계속 머물러 있으리요.
다만, 익숙한 것을 놓아버린 빈 손을 잡는 귀신이 있으니,
허전한 내 손을 나꿔채 원치 않는 자기연민의 동굴 속으로 끌고가 나를 가두려한다.


상실감도 알겠고,
거기에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며 존재를 뒤흔들려는 귀신의 농간도 알겠으니,
남은 것은 인내와 기다림 뿐이리라.


다시 내 발로 광야로 가 오리무중의 다음 순간을 견뎌낼 수 있겠는가?


돌이켜보라.


'진짜'는 언제나 신비 속에서 건져올리지 않았던가?
광야를 신비라 부를 수 있다면 오늘에 족한 은총을 맛보게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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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s 2012.03.19 14:00

    오랜만에 정신을 차리고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복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서 정신이 없었어요.
    우선 인사부터 드리고 앞으로 자주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
    시험칠 때 강도사님 만나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 BlogIcon larinari 2012.03.20 21:11 신고

      이사하시고 이전하시고 경황이 없으신데 시험준비까지 하시느라 애쓰셨죠?^^ 그런 중에도 복을 누리셨군요.
      하남에 가면 커피 마시러도 가고, 블로그에도 자주 갈께요. 누리신 복 이야기 나눠주세요.

  2. 신의피리 2012.03.21 14:24

    음... 내 20대 때의 일기는 보는 듯한 이 느낌..ㅋㅋㅋ

    • BlogIcon larinari 2012.03.21 18:02 신고

      나 진짜....
      요즘 내 글 내가 써놓고도 내 글 같지가 않어.
      N이 마구마구 발현되고 있나봐. 당신도 이제 S를 쫌 보여봐.

  3. BlogIcon happiness pd 2012.03.21 14:41 신고

    요 사모님 글이 자꾸 마음에 남아요.
    강도사님 20대의 일기 ㅎㅎ 너무 수준 높아요 ㅠ 저의 일기는 매우 초딩스러운데 ㅋ

    • BlogIcon larinari 2012.03.21 18:03 신고

      도사님이 태어날 때부터 점잖았고, 태어날 때부터 조숙하셨단다. 오죽하면 지금 얼굴이 20대 초반의 얼굴이겠어. 몸과 마음이 매우 일찍 성장하셨단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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