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부터 시작해서 주일날 잠깐 열었다 닫는 나우웬 카페에서 선풍기(ㅋㅋㅋ 뭐래니?)같은 인기를 끌었던 '마약커피'를 팔십이 넘으신 엄마에게까지 팔아먹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고3 때부터 커피를 들이키기 시작한 나를 얼러도 보고, 달래도 보면서 커피 그만 마시라고 해봤지만 씨도 먹히지 않는 일이었던 것이다. 결혼 전에 가끔 위장이 심하게 탈이 나기도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엄마의 잔소리는 강도가 더했었는데.... 암튼, '결국은 씨도 안먹혔다'가 결론!


10여 년 전에 지금 다니시는 교회로 옮기셔서 나쁜 친구를 많이 사귄 엄마가 그 몹쓸
커피를 배워오셨다. ㅎㅎㅎ 그래서 가끔은 아주 달착지근하게 탄 커피를 좋아하 하면서 드시는데...
이번 여름에 오셔서 지내시면서 그 마약커피에 단단히 맛을 들이신 것.


마약커피로 말하자면 커피, 프림, 설탕에 우유와 캬라멜 시럽과 향커피 등을 넣는다는 것 외에는 더 밝힐 수 없는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의 아이스커피렷다. 여름방학을 맞아 잠시 해외여행을 갔다온 TNTer들이 유럽에 가서도 못 잊는다는 커피가 모님의 마약커피라는데, 믿거나 말거나 아니고 이건 무조건 믿어야 하는 진리! 


맛있는 건  20대고 80대고 입맛으로 통하는 법. 무더위에 얼음 띄운 캬라멜 마끼야또 풍의 아이스커피에 순간순간 행복해 하시던 엄마의 모습이 카메라에 남아 있었다. '야이~ 이거 기가 맥히게 맛있다. 야~ 나는 냉커피 이르케 맛있는 줄 몰랐댕... 왜 이냥 맛있댜~아'


걱정근심 주식회사 이사장님이신 우리 이옥금 권사님. 남은 나날 더 많이 내려놓고 평안한 나날을 지내셨으면 싶다. 커피 한 잔 들고 여유롭게 웃으시는 저 사진처럼....


비가 막 오고, 며칠 째 이어지는 두통이 가라앉질 않아서 몸이 천근만근이다. 오늘 몸 상태로는 일을 하러 나갈 수가 없었는데.... 이를 악물고 나가서 진땀 흘리며 일하고 돌아왔다. 오후 내내 엄마한테 전화해서 '엄마, 나 아퍼' 하고 싶었는데 그 한 마디에 또 걱정근심 주식회사 이옥금 이사장님 가슴이 쿵 내려앉아서 잠 못 주무실까봐 참고 있는 중.


그러니까 오늘의 주제는 엄마가 보고싶고,
내가 캬라멜마끼야또 풍의 아이스커피를 기가 막히기 조제를 한다는 거고,
또 그런 내가 두통이 심하면서 몸 컨디션이 상당히 좋지 않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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