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엄마와 함께 파 까기

오늘 우리 엄마가 김치를 만들려고 파를 까고 있었다.
나도 엄마가 같이 까자고 해 까게 되었다.
나는 사실 엄마가 같이 까자고 물었을 때 만화책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만화책을 이따가 보고 엄마를 도와주기로 하였다.
우리는 엄마가 혼자 파를 깔 때 보다 훨씬 빨리 깠다.
파를 다 까고 난 척은 않이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엄마는 혼자 이렇게 많은 파를 빨리 깔 수 없었을 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의 일기는 늘 감동이다.

오늘 일기 중엔 특히 '잘난 척은 않.이.지.만' 감동이 컸다.

'않이지만'이라고 말하니 정말 '않인' 거다. 잘난 척이 않.일. 것이다.


연일 아들 일기로 블로그에 도배를 하는 형국이니 따로 블로그 개설을 해줘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자랑은 않.이.지만. 아들이 상당히 귀엽고 일기는 특히 더 매력이 있다. 잘난 척은 않.이.지만. "주님, 이렇게 귀여운 아이를 내가 낳았습니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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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털보 2012.10.25 11:10

    현승이가 "않이"라고 하면 "않인" 겁니다. ㅋㅋ

    • BlogIcon larinari 2012.10.25 12:57 신고

      그렇습니다. 현승이가 않이라면 않인겁니다. ㅋㅋㅋ

  2. BlogIcon howre 2012.10.25 17:23 신고

    아니 근데 일기가 이렇게 공개 되는 것에 대해 동의는 있는건가요?^^

    갠 적으론 초딩때도 내 일기가 공개 되는게 싫어서 학교 숙제 일기도 가라(?)로 써가던 1인
    으로서 참 그 용기(?)가 부럽달까?! 그러네.....^^

    • BlogIcon larinari 2012.10.26 18:03 신고

      그닥 용기가 필요한 일은 아니야.^^
      엄마의 양육에 관한 소신이지.

      현승인 일단 동의하지 않았어.
      일기 뿐 아니라 자신의 사진, 자신과 관련된 모든 에피소드를 블로그에 올리는 걸 싫어라 하지. 그렇지만 엄마는 늘 올리고 있다는 건 알고 있어. 어렸을 때 올려놓은 자신의 이야기는 참 좋아라 해.(지금의 포스팅을 한 6학년 때 쯤 보면 재밌다고 하겠지. 채윤이가 요즘 그러니까)

      나는 누군가 본다는 것을 전제하고도 솔직한 이야기를 글로 써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사실 현승이 일기는 이미 엄마, 선생님께 보이는 거거든. 독자를 염두에 두고도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는 훈련을 하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현승이처럼 자기 안으로 숨는 아이들은 더더욱 이런 훈련이 필요하다 생각해. 특히, 누구라도 글을 잘 써야하는 인터넷 세상을 살려면 자신의 내밀한 얘기를 적절하게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은 최고의 경쟁력이 될 거라 믿고. 그런 의미에서 지금 현승이의 일기나 시를 공개하는 것, 그리고 받는 긍정적 피드백은 좋은 자산이 되겠지.(엄마 생각이야.)

      물론, 아이가 자라면서 '비밀'의 영역은 더 확대되어야겠지. 채윤이 일기는 4학년 2학기 쯤 부터 아예 내가 보지도 않아. 말할 것도 없고. 현승이도 그렇게 되겠지. 자라면서 자의식이 더 많이 생기면 현승이 만의 비밀을 가지도록 해줘야 하는 게 엄마의 몫이고.

      아직은 현승이가 그런 자의식이 덜하니까 공유해도 되는 시기라고 생각해. 그리고 아직은 일기가 재밌는 때잖아. 예를 들어, 근우가 일상을 지내는 일은 그 자체로 귀엽잖아. 지금은 그런 때지. 그러니까 SNS에 사진도 올리고 공유하고 그러잖아. 현승이는 근우보단 크니까 일상을 지내는 사진이 귀엽지 않아. 조금 있으면 일기도 귀엽지 않겠지. 그런 날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해.

      다른 얘기 같지만,
      아이들은 어릴 때 부모에게 밀착되어 있다가 점점 행동반경이 넓어지지. 엄마 품에 매달려 다니던 아이가 걸으면서는 엄마 몸에서는 일단 떨어지잖아. 갈수록 물리적인 공간도 더 멀리 떨어질 수 있지.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는 삶의 원칙들을 보다 분명하게 가르치고, 그야말로 엄마의 통제권을 강하게 행사하다가 아이가 클는 것과 비례하여 통제의 힘을 빼야한다고 생각해. 그게 '비밀'과 맞물려 있지. 아이만의 비밀을 충분히 인정해주고 격려해주고, 모른 척 해주고.

      현승이 일기를 정기구독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러니 혹 재밌으면 현재를 즐겨!ㅎㅎㅎㅎ

    • BlogIcon larinari 2012.10.26 18:05 신고

      좋은 질문 던져줘서 생각을 정리했네.
      따로 포스팅을 할까?ㅎㅎㅎ

  3. duddo 2012.10.30 15:52

    까고 까고 또 까고 자꾸 깐다고 하니
    욕 처럼 느껴지는건 제가 까진걸까요??ㅋㅋㅋㅋㅋ현승이그 저보다 낫네요!! 전 엄마 안도와주는데 ㅠㅠ

    • BlogIcon larinari 2012.10.30 16:41 신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릉흔드. 두또!
      난 니가 그래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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