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에니어그램은 왜 죄를 말하나 본문

기고글 모음/에니어그램과 내적여정

에니어그램은 왜 죄를 말하나

larinari 2011.05.24 09:29

모님, 커피 한 잔 주세요 - 에니어그램과 함께하는 내적여정 6 

 

 
☆ 모님, 너무 힘들어요

모님, 안녕하셨어요. 뵌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문자도 아니고 카톡도 아니고 뜬금없 메일을 드려요. 주일에 뵈었을 때 힘든 일 있냐고 물으셨죠? 괜찮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제가 괜찮지가 않나봐요.ㅠㅠ 솔직히 씀드리면 요즘 매사에 의욕도 없고 힘이 들어요. 딱히 뭔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이럴까 생각해보니, 지난번 모님을 뵙고 난 이후 서서히 마음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맞아요. 늘 근심 걱정에 휘둘리며 이 사람 저 사람 눈치 보면서 마음에 바람 잘 날 없이 살고 있는 게 저예요. 그리고 그걸 명확하게 짚어주시니까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헌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나를 어쩌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모님 MBTI 검사해주시고 유형을 설명해 주실 때는 정말 속이 후련했거든요. 남과 다른 모습들에 대해 열등감에 시달리던 제가 그야말로 부족한 점을 ‘다른 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게 없는 자질들을 부러워할 게 아니라 내향형이고, 세심하고 꼼꼼하며 책임감 강한 나를 좋아해야겠구나’하고 말이요. 헌데 이제 와서 저 자신의 장점들이 나쁜 거라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들려요.ㅜㅜ(죄송해요.) 심지어 ‘죄’라고 말씀하시는데… 뭐 그리 죄가 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맞아요. 제 안에서 저를 움직이는 큰 힘은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 될까 두려워 늘 대비하고, 그러고도 하는 걱정 근심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러지 않을 수가 어야죠.ㅜㅜ 그러지 않을 방법을 모르겠는데 ‘죄’라고까지 하시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것도 제가 6유형인 탓일까요? 모님께 실망을 드리는 말씀이 아닐까 싶어서 망설여졌지만 늘 그렇듯이 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주실 줄 믿고 잠 안 오는 밤에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 봤어요. 제 맘 아시죠? 모님. 답신 기다려도 되겠죠?^^ 그럼, 안녕히 계세요.

림.

 

☆ RE : 모님, 너무 힘들어요

육미에게.

하루 종일 비가 오는구나. 이렇게 비오는 날에는 커피 한 잔할 수 없지. 구수하고 달달한 커피가 땡겨서 오랜만에 봉지 커피를 하나 뜯었다. 가끔 내가 인스턴트 커피, 것두 프림 설탕까지 넣은 커피 마시는 걸 보면 ‘자칭 바리스타께서 이런 커피도 마시냐’며 놀라더라만.^^ 내게 황홀한 커피의 세계를 처음 열어준 일명 ‘삼박자’ 커피가 난 여전히 싫지 않아. 달달한 커피 한 잔 하면서 육미의 메일을 다시 읽으며 내적인 여정을 되돌아본다. 육미가 겪는 내면의 전쟁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며, 더더구나 6유형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먼저 말해주고 싶구나. 나도 지나온 길이라는 얘기고, 오늘은 그 얘기를 좀 나누고 싶다.

 

MBTI를 만났을 때

MBTI를 접한 지가 10년이 훨씬 넘었구나. 웃기는 얘기 하나 해줄까? 처음 MBTI 검사를 했을 때 ‘내향형’으로 나왔단다. 맞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가까이 지내던 친구가 니가 무슨 내향형이냐
외향형이 확실하다는 거야. 내가 그 친구와 얼마나 싸웠는지 아니? 것두 진심으로 화를 내면서 ‘나는 내향이다’ 주장하면서 말이야. 지금 네가 나를 알다시피 내가 도대체 어디를 봐서 내향형이냐?^^ 생각해 보 당시 나는 ‘외향형’을 ‘나대는 사람, 남을 통제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애. 그게 비난으로 들렸나봐. 나의 외향적 에너지를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하며 부끄러워하고 있었던 것 같아. 나중에 내가 외향형이라는 것을 받아들였을 때 그렇게 자유로울 수가 없더라고. 내향형이라고 눈물겹게 우겨대던 자기방어에서 놓을 뿐 아니라, 타인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 사이의 간극이 크게 줄어들게 되었으니까. 말하자면 크게 성숙의 한 걸음을 내디딘 때였지. 심리유형 도구가 주는 일차적 유익은 나 밖으로 나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인 것 같아. 그야말로 남과 다를 뿐인 일부분 때문에 열등감에 빠, 내가 잘못 이름 붙인 용어들에 민감해져 불필요하게 나를 방어할 때 좋은 처방이 될 수 있. 무엇보다 내게 있는 성격적 특성이 나만의 달란트라는 것을 인정할 때 한껏 자유로워지는 것 .

암튼, MBTI를 친구삼아 짧지 않은 시간 내면 여행을 하며 자타가 함께 인정하는 내 유형(true type)을 찾았어. 마음과 행동은 훨씬 자유로워졌어. ‘내가 원래 익살녀구나~’ 하면서 열심히 재미를 쫓아다니고, 분위기 썰렁해지면 얼른 빵 터지는 농담 하나 던져 분위기 업 시키고, 누구보다 밝고 친절하게 사람들을 대하고 말이야. 나를 찾았다는 자유를 만끽하며 내 성격의 밝은 면에 충실하며 살았지. 헌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 안에서 어떤 은 것이 느껴졌어. 내가 특별한 재능과 사랑으로 공동체의 분위기 메이커가 되었던 게 아니라 나 자신이 ‘재미’가 없으면 견딜 수 없었다는 거야. ‘분위기를 띄우지 마라, 친절하지 마라, 칭찬하지 마라’고 하면 죽음인 거야. 그러고 보니, 내 장점 안에 내 공로는 없더라고. 정직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갈수록 친절, 웃음, 재미, 긍정적인 것과 멋진 것에 지나치게 매여 있는 나를 보게 되었지. ‘아니요’라는 부정적인 말 한마디를 못해서 하루 종일 시어머니 사 노릇을 하고 돌아와 마음 복닥거리던 밤이 기억 나. 맘은 부글거리는데 내색도 못하고 헤헤거리며 ‘괜찮아요’하며 시간을 보내고 집에 와서는 억울하고 화가 나고 견딜 수가 없었지. 그러나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내 행동과 동기의 분열이었어. 내 행동은 사랑 비슷한 것일지 몰라도 내면의 동기는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이었다는 거야.

장점이 있는 그 지점에 바로 내 연약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좌절스러웠어. 또 타인과의 관계에서 ‘저 사람과 내가 이렇게 근본적으로 다르게 생겨 먹었다는데 어쩔 것인가? 정반대 유형인 ESFP와 INTJ는 도대체 어느 지점에서 만나 대화와 삶의 일치점을 찾을 것인가?’ 이러면서 다시 길을 잃었지.

 

나를 만나는 또 다른 길

길을 잃은 그 지점에서 나는 영적으로 더 깊은 차원으로 나아가고 싶은 갈망이 커졌어. 그 즈음 에니어그램을 만났는데, ‘너의 빛! 너의 장점! 멋지다! 박수 짝짝짝!’ 이렇게 접근하질 않더라고. 오히려 내가 ‘재미와 긍정’에 매여 있는 것은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동기라고 말해
주더라. 조금만 고통스럽고 무거워져도 견디지 못해서 웃기고 웃어버리면서 그게 진짜 기쁨이라고 믿으며 살아왔던 거야. 그동안은 내 유형의 빛을 붙들고 살았다면 에니어그램을 만난 시점부터 내 그림자 또한 서서히 끌어안 갈 수 있게 된 것 같애. 물론 고통스런 작업이었지. 어쩌면 지금의 육미처럼 말이야. ‘내 동기가 고통을 무작정 회피하려는 거라면, 지금까지 내 기쁨이 반쪽짜리라면 나는 이제 어쩌라는 말이냐! 동기가 나쁘니까 기쁘지도 말고 행복하지도 말라는 말이냐!’ 바로 ‘죄’라는 거대한 벽 앞에 맞닥뜨렸어.

‘근원적인 죄’라는 말이 불편하다고 했지? 이 찬송 아니? ‘죄 있는 자들아 이리로 오라. 주 예수 앞에 오라’ 나는 오랫동안 이런 류의 찬양은 회심하기 전에 부르는 찬양일 거라 생각했어. 여기서 말하는 ‘죄 있는 자’는 ‘믿지 않는 사람’이겠거니 했으니까. 그러니까 모태신앙인 나는 해당사항 없는 거지. 그 ‘죄’를 도덕적인 죄라고 규정한다 해도 그닥 나에게 유죄판결 내릴 것이 없는 거야. 딱히 눈에 띄는 도덕적인 죄를 지은 건 없다고 믿었으니까. 그러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죄?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명령은 좀 많이 어겼지. 그런데 이건 누구나 완벽하게 지킬 수 없는 거니까…. 이런 식으로 보면 ‘죄 있는 자들아 이리로 오라’ 할 때 내 자리는 결코 ‘죄 있는 자’의 자리가 아니야. 죄인을 부르시는 예수님 옆에 안타까움과 약간의 자부심으로 힘이 들어간 어깨를 하고 그들을 향해 함께 손짓하고 있었던 거지.



하나님의 사랑으로 향하는 길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죄란 하나님의 사랑을 거부하는 죄야. 사랑하는 육미야, 죄가 있는 그 자리가 바로 은총의 자리란다. 유형의 ‘근원적인 죄’를 통해서 아니 에니어그램을 통해서 육미에게 알려주고 싶은 이거다. 네가 아무리 돌다리를 두드리고 또 두드려도 스스로는 결코 안전해질 수 없어. 책임감 있는 행동이나 미래를 대비하는 걱정과 염려를 당장 그만두라는 뜻이 아니다. 우리 영혼에는 오직 하나님만이 채우실 수 있는 텅 빈 공간이 있는데 네 유형의 집착으로 그것까지 다 채워보겠다고 애쓰는 걸 멈추라는 거야. ‘혼자서도 잘해요’라며 하나님 손 뿌리친 자리가 유형의 근원적인 죄라면 그저 거기서 뿌리쳤던 사랑의 손을 다시 잡는 거라고. 어렵게 들리니?

에니어그램을 통해서 내 마음의 동기가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이며 자기방어라는 것을 조금씩 더 깨달아가던 어느 날 새벽기도 시간이었어. 기도하면서 돌이켜보니 아주 점수를 후하게 줘도 내가 5% 정도의 선한 동기와 95% 이상의 자기방어적 동기로 살아가고 있더라. 절망적인 그 순간에 내 마음에 울리는 말씀이 있었어. ‘얘야, 너무 놀라지 마라. 네가 깨달은 그것을 나는 이미 보고 있었단다. 너는 너 자신을 속인 5%가 하나님인 나까지 속일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내가 어찌 모르겠니. 얘야, 설령 99.999%가 순전하지 않은 동기였다 할라도 괜찮아. 나는 그것과 상관없이 널 사랑했고, 네 안에 있는 5%의 나를 향한 갈망과 사랑을 보고 그저 기뻤단다. 95톤의 무거운 짐을 내게로 와 내려놓고 쉬어. 깃털처럼 가볍고 쉬운 사랑이라는 멍에와 짐으로 바꿔줄게. 너는 이 깃털 같은 짐 하나만 갖고 행복하게 살아라. 그게 내가 너에게 가장 바라는 것이다.’라고 말이다.

 

MBTI가 열어준 내면의 여행은 내겐 달고 구수한 삼박자 인스턴트커피 같았어. 지금은 신선하 맛있고 유해 첨가물도 없는 원두커피를 즐겨 마시고 있지. 그 쓴 걸 왜 마시냐 하지만 신선한 원두로 잘 뽑은 에스프레소의 크레마에 800여 가지 향이 난다는 거 아니? 영성적으로 접근하는 에니어그램은 내겐 당장은 입에 쓰지만 그 깊은 풍미를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에스프레소 같아.^^ 그러나 육미야, 인스턴트든 신선한 원두든 커피는 기호식품일 뿐이야. MBTI든 에니어그램이든, 성격유형적 접근이든 영성적 접근이든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돼. 우리의 목적은 ‘사랑이신 그 분’이다. 우리 육미 의문이 좀 풀리고 마음이 가벼워졌을까? 같이 있으면 예가프 한 잔 내려서 나눠 마시면 좋겠구나. 더 궁금한 얘기들 또 나누자. 평안을 빈다.



 

11 Comments
  • 프로필사진 보배를 찾아 떠난 사람 2011.05.24 10:48 신고 참 보배로운 글 이야
    이런 글이 나오기까지 걸어온 긴긴 시간들, 방황들 어찌다 이루 헤아일 수 있겠어
    언니의 삶과 인생이 담긴 글이라 언니의 삶과 향기가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아


    그리고 지난 주 강의 듣고 와서
    죄와 사랑에 대해 묵상하다가 죄에 대해서만 묵상하고 헤매고 있었는데
    "사랑" 그 사랑이 우리의 목적이지를 콩콩콩 다시 새겨둘게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1.05.24 17:20 신고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내 모든 사랑 드려요~♬
    나가수도 아닌데 노래가 절로 나오네.ㅎㅎㅎ

    얼마나 부끄러운 고백인진 얼마나 지난한 방황과 아픔의 시간이었는지 알아주는 친구를 주셔서 감사할 뿐.ㅜㅜ
    그래, 에니어그램의 목적은 결국 그 사랑의 품임을 우리 콩콩콩 새기고 잊어버리지 말자. 지금쯤 끝났겠네.^^
  • 프로필사진 BlogIcon zizim 2011.05.25 07:56 신고 무신론자라서 도중에 와닿지 않는 부분들은 스킵하고, 그 자체가 목적이어선 안된다는 말씀엔 끄덕입니다. 뜬금없지만.. 왜 4번들은 유독 남의 죄 밝히는 데 열중일까요?(이것도 남탓하는 질문이지만 전 딴번호)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1.05.26 09:34 신고 공감하실 수 있는 부분이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좋으네요.
    에니어그램은 신비로운 도구라서 처음에 그 매력에 빠지면 당장에 목적 삼고 싶은 마음이 둥지를 트는 것 같아요. 제가 한 때 그랬어요. 달이 아니라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는 것을 깨닫기 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지요.
    남의 죄를 밝히는데 열중하는 건 제가 잘 하는 짓인데요.ㅠㅠㅠㅠ(저도 4유형은 아닙니다만)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11.05.26 09:53 신고 언어를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읽다 보면 결국 죄라는 것이 그분의 사랑을 회피하는 일인데.. 그럼 처음부터 죄라는 말대신 사랑을 회피하는 행위라고 구체적으로 말하는게 어떨까 싶었다는. 죄라는 말은 아무래도 듣기에 거북하기 이를데 없으니 말예요. 죄라는 말을 징검다리 삼아 사랑을 회피하는 일이라는 좀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의 세상으로 건너가는데는 간극이 크다는 느낌이랄까.
    사실은 시가 언어를 벗어나는데 목적이 있는 경향이 있어서 실제로는 모호한 것 같은데 사실은 그와 반대로 더욱 구체화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 구체화된 시의 언어들이 실제로는 현실의 언어가 뭉뚱그리고 있는 세상에서 벗어나 좀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경험하게 해줘요. 이 글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오해가 언어를 구체적으로 쓰지 않아서 발생한 것 아니었을까 하는. 죄라는 말 속에 뒤죽박죽으로 엉켜있는 수많은 현상들 가운데 사람들이 사랑을 회피하는 삶을 마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란 생각이죠.
    잘읽고 난 뒤의 딴소리였습니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1.05.26 10:17 신고 아, 딴소리 아니시고요 본질적인 말씀 해주셨어요.
    시의 언어는 사람들의 심미적 본능을 일깨우는 것이라 모호함을 주는 궁극적으로 구체화시키든 좋은 것을 주는 것 같아요(시의 'ㅅ'도 모르는 무식한의 생각ㅎㅎㅎ)

    제가 배운 곳에서도 그렇고 무엇보다 저 자신이 의도적으로 '죄'라는 용어를 고수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요.말씀하신 '죄'라는 말 속에 뒤죽박죽 얽혀있는 생각의 차이가 결국 신앙관의 차이를 드러낸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 글의 주요 타겟을 나름대로 교회 안에서 신앙이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청년)들로 잡고 있거든요. 저같은 부류를 생각하시면 될거예요. 그런데 이런 부류들은 '죄'나 '죄인'이라는 용어를 무지 많이 쓰면서 진심으로 자신을 그 자리에 가져다 놓지는 못하거든요.
    저는 그게 오늘날 기독교 부패의 본질적 문제 중 하나라고 봐요. 하나님의 사랑을 거절하는 죄는 비신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걸 저같은 인간들에게 목놓아 외치고 싶은 거지요.
    예를들어, 어떤 믿음 좋은 신앙인이 서울시(뿐 아니라 대한민국까지)를 하나님께 봉헌하며 '나는 죄에서 구원받은 자'라는 자의식에 충만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삽질에 혼신을 다하는 죄를 죄로 못보는 게 진짜 죄라는 생각이거든요.
    '긍정의 신학, 잘되는 나'를 외치면서 성공한 일 간증하는 것이 신앙의 길이라고 믿으려는 유혹에 빠진 사람들에겐 '죄'라는 용어를 자신에게 들이대는 게 몹시 불편한 일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의도적으로 '죄'라는 용어를 고집하겠다는 생각이 있나봐요.
    주신 질문에 댓글을 달다보니 정리가 더 됐어요.ㅎㅎㅎ
    감사합니다.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1.05.26 12:12 신고 구슬이 서 말이아도 꿰어야 보배.

    글쓰기 특히 매체에 내보내는 공적인 글쓰기가 주는 유익은 내 안에 굴러다니는 구슬들을
    모으고, 그것을 재배열하여 목걸이든 팔찌든 보배로 만드는 일임을 실감합니다.

    이번 연재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에니어그램에 대해서 기독교, 것두 개신교 영성이라는 옷을 입혀서 접근하는
    방식의 저술이 없어요. 그저 내 여정에서, 내 안에서 익은 열매만을 따낼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더 의미있고, 더 힘들고, 더 보람있고, 더 두렵네요.

    한편, 컴플렉스처럼 '왜 나는 글을 쓸 때마다 결국은 내 찐따같은 얘기들을 고백하고야 말까?'
    하는 자괴감도 살짝 들어요.

    오늘부터 7월호를 낳기 위한 진통은 시작되었고.....
    글에 대한 격려가 필요한 시점인데...
    내가 만약 외로울 때면 누가...(먼 산)ㅋ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happiness pd 2011.05.25 12:32 신고 모님!!^^ 출산까지 또 힘드시겠어요!! 전 항상 모님의 애독자 ㅎㅎ 화이팅이에요 근데 모님표 커피를 마시지 못한지 꽤 된 것 같아요 ㅠㅠ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1.05.26 09:36 신고 고맙다!
    애독자이며 수제자께서 읽으신 소감을 나눠주시면 더 좋아. ㅎㅎㅎ
    모님표 커피는 요즘 거의 커피를 볶지도 않을 정도로 파업중이네. 나우웬 카페는 아버님 병환으로 개점 휴업중.ㅠㅠ
  • 프로필사진 2011.05.30 00:08 신고 하나님만이 채우실 수 있는 텅빈 공간..제가 무엇으로 채우려고 애썼을까요?ㅠ
    요즘 따라 마음에 바람잘 날 없는 육미 왔다 갑니다.
    모님의 신선한 그 커피 그리워요..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1.05.30 11:47 신고 우리 윰 보고 싶네.
    요 며칠 재작년 내 생일이었던가?
    그 날 참 내 생애 행복한 날로 기억되는데...
    그 날 생각이 많이 나네.

    마음으로 그냥 신선하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보낸다. 그리고 기도도 보낼께(기도는 어디로 보내야 하나? 하나님께 보내야 하나? 싱가폴로 보내야 하나?) 힘 내.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