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며 외모가 한결 성숙해지면서 숙녀티가 제법나는 김채윤씨.

이 여인 겉만 보면 다 큰 어른 되신 것 같지만 아직 내면에는 세 살 부터 주욱 함께 해오시던 그 분이 아직 떠나지 않고 계심이 확실하다. 다만 그 분은 이제 주변 사람들이 눈치 채지 않게 살짝 살짝 다녀가시고, 그 분이 강하게 임하실 때는 조용히 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그 분의 임재에 응하고 하신다.


예를들면, 이런 식.
얼마 전 배가 아파서 거실에 누워 있는데 채윤이가 심하게 엄마 걱정을 했다.
'채윤아, 엄마 추우니까 니 이불좀 갖다 줘' 했더니 '그래 엄마' 근심 가득한 얼굴로 자기 방으로 가서 이불을 들고 나.오.다.가.


분홍색 이불을 끌고 나오는 자신의 모습이 베란다 창에 비친 것이다. 바로 그 순간 그리스 신화의 여신이 강림하셨는지.... 턱을 바로 앞으로 들고, 가슴을 쭉 내밀고, 엉덩이를 빼고 에스라인 만들더니 0.0001초 동안 창문 속의 여신을 향해서 한 마디 알 수 없는 말을 던지고 이내 걱정모드로 이불을 덮어주는 것.
그 0.0001초의 동안 임하신 그 분을 배아픈 엄마는 목격하였고, 웃음을 참다가 배아픈 게 아났다는 얘기.







그 분의 강림이 빈번하신 엣지녀에게는 이런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밥상을 차리는데 분주한 날에 '채윤아! 식탁에 수저좀 놔줘' 이런 방식은 집어 치워야 한다. 먹히질 않는단 얘기다. 대신,
'김채윤씨, 식탁 세팅 좀 부탁합니다' 이러면 바로 콜! ㅎㅎㅎ


귀차니스트 아빠는 식사 중에 '채윤아, 아빠 밥 쪼금만 더 퍼다줄래?' 이러시는데... 이거 역시 버려야할 옛 습관이다. 적어도 엣지녀를 부려먹으려면 말이다. 그런 경우,
'아가씨! 여기 밥 좀 뤼필해 주셍요' 이래야 하는 것이다.


기억하시라. 그녀의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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