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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이야기

요놈 말소리

larinari 2009. 4. 1. 23:10

# 1
아빠의 소원 중 하나는 어깨 떡 벌어진 아들.
헌데 그 아빠의 아들은 유치원 가방조차 제대로 메지지 않을 정도의 갸녀린 어깨의 소유자. 이걸 볼 때마다 안타까워하고 있는 아빠가 어떻게는 꼬셔서 수영 좀 시켜보려 보라는 명을 내리신지 오래되얐다.

수영하면 소원 하나 들어준다. 하면서 완전 공을 들이고 있는 중.
왜 태권도나 검도를 안 시켜주고 자꾸 수영만 하라고 하냐는 질문에 온갖 좋은 이유를 갖다 붙이고 있었은디.

며칠 전 어느 날.....
'엄마! 엄마는 내 몸 중에서 어디가 그렇게 맘에 안들어?'
허거덕, 철렁.
'엄마가 언제 현승이 몸이 맘에 안들대?'
'아니이~ 그러면 왜 자꾸 수영을 시킬라고 그래?'
'뭐 그건....건강해지고, 키도 커지고....모.....$%&$%&*^$%'
'그러면, 알겠어. 그거 때문이면 내가 이제부터 수영을 안하는 대신 우유랑 치즈를 많이 먹을께. 그럼 되겠네. 됐지?'

#2
워낙 이름난 배트맨이시라 뭘 좀 드시게 하기가 어려운 분.
고기를 몇 점 먹여볼라고
 '고기 다섯 개만 먹으면 컴터 하나 하게 해줄께' 하니..
'싫어'
'그럼, 두 개'
'싫다니깐'
'그럼....컴터도 시켜주고 콜팝도 사주고 책도 하나 읽어줄께'
'싫어'
라고 계속 거절당해서 맥이 풀리는 순간, 쓰러지게 만드는 저 놈 말소리.
'안 통하지?'

#3
유치원 들어가서 처음으로 가는 현장학습인데 지각을 했다.
갔더니 현승이반 친구들은 버스타러 다 가고 없어서 다른 반 선생님 따라서 버스로 갔단다. 데려갔던 아빠도 그 얘기를 들은 엄마도 하루종일 마음이 쓰이긴 한 가지.
이 녀석이 아침에 유치원에 데려다줄려치면 내내 잘 가다가 입구에 가면 긴장을 해서 경직이 되는 녀석이다.  담임선생님과 반친구를 만나기까지 얼마나 불안해했을까 싶어서 저녁식사하며 아빠가 물었다.
'다른 반 선생님 따라서 버스로 갈 때까지 현승이 무슨 생각했어?'
'별로 생각 안했어.'
'엄마 아빠한테 화가 나지는 않았어?'
'아! 화가 났어. 그런데 나한테 화가 났어?'
'왜애? 왜 너한테 화가 나?'
'일찍 일어나질 않아서...'

자기반성 잘 하는 것도 아빠 닮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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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omments
  • 프로필사진 신의피리 2009.04.02 12:02 자기반성 잘 하는 건 분명 날 닮았지만,
    재치있게 말하고,
    엄마빠 놀려먹는 건 영락없이 당신 닮았지.
    난 어렸을 때 완전 순둥이었다. 점잖고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02 16:48 그래! 난 어렸을 적 우내미 아니면 까불이였다.
    점잖은 적이라곤 없어지. 좋아?
    :D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4.02 19:00 정말 정말 현승이가 저렇게 말한다는거죠?
    완전 귀여운 녀석~^^


    #2번에서 컴퓨터도 콜팝(요건 뭐지?)도, 책도 안통하면 뒈체 뭐가 통하나요?
    배트맨 씨리즈에서는 울 딸보다 더 강적인걸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02 21:14 사실 채윤이 자라면서도 말 때문에 뒤집어진 적이 있었지만... 채윤이는 주로 따박따박 자기주장하고 따지는 일이었거든요.

    현승이 놈은 허를 찌르고, 뒤통수를 쳐요.

    콜팝은....
    저희 상가 치킨집에서 팝콘치킨과 콜라를 한 통에 넣어서 담아주는 거 있어요. 애들이 열광을 하죠.ㅎㅎ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4.03 14:42 오늘 생각난건데요 울 딸도 장미가 피는 5월무렵까지 유치원차 안탄다고 해서 출근길에 걸어서 데려다주었답니다.
    엄마랑 떨어지는게 싫어서 끝까지 버틸때까지 버티면서 유치원 다녔어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03 23:21 다행히 이번에는 유치원도 좋은 유치원이지만 담임선생님도 참 좋은 분이세요. 해서 안 간다는 말은 안했는데(하긴 적응기간이라고 가서 한 시간 있다 오기를 두 주를 했으니 말이죠.^^) 녀석, 그 앞에만 가면 긴장을 하드라구요. 장미가 필 때라면 쫌 갔군요...^^
  • 프로필사진 hs 2009.04.02 22:35 ㅋ 현승이 신경 쓰이시겠네.....^^

    오늘 현지네랑 저녁을 같이 먹었는데 현지 아빠가 말하기를 어릴 때 아버지께서
    신구약 66권 순서를 다 외우면 워커힐 수영장에 데리고 간다고 하셔서 두시간만에
    다 외우고 수영장에 갔다는 이야기를 하던데
    현승이에게는 어떤 당근이 통할까?

    머리에 끈 두르고 연구를 하셔야겠어요.ㅋ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03 07:54 현승이 한 방에 통하는 게 있어요.
    '현승아! 이러면 엄마가 너무 마음이 슬퍼. 마음이 아파' 이러고 슬픈표정 지으며 고개를 떨구면
    '아라써~어' 하고 다 들을껄요.
    근데 그 극약처방은 가급적 안할려고요.ㅎㅎ

    오늘을 저는 현지 만나는 날예요.ㅎㅎㅎ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09.04.03 09:12 캬캬, 역시 재미납니다.
    근데 이거 읽다보니 저도 반성이 됩니다.
    이거, 난 나이먹도록 현승이 수준이 아닌가 싶어집니다.
    언제 현승이랑 하루 즐겁게 놀아봐야 겠어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03 11:36 일곱 살의 눈높이를 맞추시는 탁월한 초능력이 있으신거져~
    현승이도 털보아저씨랑 하루 놀으라고 하면 바로 춤을 출 것 같은디요.ㅎㅎ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4.03 14:43 나두 현승이랑 놀고 싶은데 현승이가 털보아저씨만 좋아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ㅜ.ㅜ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03 23:23 이거 보자마자 옆에 앉아서 요플레 먹고 있는 배트맨에게 물어봤어요. 오늘도 할머니댁 갔다오는 차 안에서 '차에서코푼시키' 때매 한바탕 뒤집어지셨었거든요.

    "현승아! 털보아저씨가 좋아? 아니면 털보부인이 더 좋아?"
    아주 빨리 대답이 나왔어요.
    "문지누나!"
    켁!
  • 프로필사진 오시내 2009.04.03 17:44 이안이가 크면 딱 그말을 저에게 할 거 같아요.. "안 통하지.."
    이안이가 이빨 닦는 걸 넘 싫어해서 이빨 닦으면 뽀로로 보여준다고 하니까
    한 순간 눈빛이 반짝이더니 금세 "좀 있다가 닦자..뽀로로 보고.."
    ㅋㅋ
    좋아하는 걸 제시하면 더 자기주장을 굳히는..
    누구한테 얘기하니까 옛날에 태어났으면 독립운동 했겠다네요.ㅋㅋ
    남편이 언니 글 보고 와서 얘기를 하는 걸 듣더니 이안 왈
    "수영 안해"
    난 언니 보믄서 이안이 어찌 키울까 고민해야겠어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03 23:24 아우... 이안이가 말이 그새 그렇게 늘었구나.
    상상이 잘 안 가네.ㅜㅜ 보고 싶어라...
    독립운동! 그치, 이안이 정도는 돼야 독립운동 하지.ㅋ
    '좀 있다가 닦자. 뽀로로 보고' 이 단계 지나면..
    '엄마! 나 뽀로로 보여주면 이 닦을께' 단계가 된다.^^
  • 프로필사진 호호맘 2009.04.03 21:19 ㅋㅋ 녀석들이 언제 이렇게 컸나 모르겠어요. 저두 매일매일 아들의 이야기를 듣는게 너무너무 즐거워요... 몇일전 머리를 다시했는데, 사실 저는 맘에 안들어서 속상했는데 아들한테는 구준표라고 멋있다고 했거든여... 다음날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침대위로 올라가 거울을 한참 바라보고 있다가 하는 말 "엄마 계속계속 생각해 봤는데요. 머리가 구준표같지가 않고 꼭 아이스크림 같아요. 이것보세요. 아이스크림 같죠?"라고 이야기하는데... 넘어갔어여~~ ㅋㅋ
    오늘은 친구들이 안이쁘다고 해서 머리가 빨리 자라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더군요... ㅋㅋ 이뿐녀석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03 23:27 아이스크림 같애요. ㅋㅋㅋㅋ
    이렇게 보석같은 얘기들은 기록으로 남겨야지~이.
    싸이에 써. 어서 어서~ 너무 아깝잖아. ^^
    이번 주에 유심히 보겠어. 구준푠지, 아이스크림인지...'아니면 구준표 아이스크림인지...
  • 프로필사진 채영 2009.04.03 23:27 아아...오랜만에 놀러왔는데 역시나 잼난 글이 우수수 있어서 ㅋㅋ 넘 재밌게 보다가요^^
    선생님...
    근데 이 참에 현승이 아역탤런트로 데뷔 한번 시켜보심이 ㅋㅋㅋ
    넘 귀여워요!! 이시대가 원하는 아역탤런트 상이라고나 할까...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04 13:46 오랜만에 오면 안된다~아(강선생님이다~아).
    하루 2회 이상 들어와 줘야된다~아.

    현승이는 집 안에서만 저러고 밖에 나가면 말 한 마디 못한다~아. 이 시대가 열광을 해도 할 수 없다~아. 밖에 나가면 바로 얼음이다~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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