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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연말 가까이에 있어서 일거예요. 성탄절 모임을 하게 되면 늘 한 해를 돌아보게 되고,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습니다. 3년이 넘게 함께 한 우리 목장 식구들. 함께 보낸 성탄절이 벌써 올해로 네 번째 입니다.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작년까지만 해도 아주 신혼스러운 성탄절 모임이었지요. 부부 선물 교환을 하면서 배우자에게 선물하고 카드도 주고 받는 시간을 꼭 함께 했었거든요. 정말 기발한 선물도 많았고, 선물 대신 쿠폰도, 모두의 부러움을 사게 하는 선물도 있었어요. 애들이라곤 다섯 살 채윤이와 두 살 현승이 뿐이고 모두 깨소금 달달 볶는 신혼들이었는데 어느 새 우리도 변했어요. 다들 아이들의 엄마빠가 됐고(저 사진처럼요), 이번 성탄절에는 선물교환 얘기가 나오기가 무섭게 '아~ 그냥 해. 선물은 무슨...'하는 분위기. ㅎㅎ

성탄절 연합찬양대 찬양 준비하는 저를 위해서 대충 모이자는 의견까지 나왔으나 하나 씩 손에 들고 모이기로 했습니다. 케잌, 왕새우와 굴, 딸기, 포도쥬S...... 생각지도 못했는데 너무 화려한, 완전 있어보이는  크리스마티 파뤼가 되었죠. 게다가 새로 우리 식구가 된 의진네, 일 때문에 자주 참석하지 못한 서준이네 까지 사람도 먹을 것도 풍성한 크리스마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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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담 좋은 형제들과 가끔 깜짝 놀랄 전문용어(?)가 툭툭 튀어나오는 담백하고  털털한 자매들의 이야기가 끊일 줄을 몰라요. 먹고 마시는 즐거움 속에 은혜와 감사의 나눔이 환하게 드러나면 더 좋겠지요. 한 해 동안 가정의 감사한 것들 세 가지씩 생각해 오라는 숙제를 내줬는데 그 숙제를 낸 우리 부부부터도 살짝 난감했죠. 아~ 감사한 것이라.....
생각해보니 세 가지가 아니죠. 그 순위를 매길 수가 없어서 그렇죠. 우리 먼저 감사한 제목을 나누고 가정마다 돌아가면서 나누는데 우리가 감사하지 못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없는데....우리는....'했던 가정들도 돌아보면 많은 감사들이 있었지요. 한참 얘기를 하다보면 이게 감사제목을 나누는 것인지, 공개적으로 남편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도 있지만 우리는 알지요. 그럼에도 우리의 남편들에게, 우리의 아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다는 것을요. 그건 사실 대놓고 말하기에 쑥스러운 것이기도 하지요.

그럴 때 좋은 것이 살짝 귓속말로 한 사람에게만 하는 거예요. 모임의 마지막에 각각 예수님께 기도합니다. '내게 주신 남편(아내)으로 인해서 감사한 것'을요. 예수님께 말하는 건 그리 민망스럽지도 않지요. 팔불출이 되는 느낌도 없구요. 그렇게 감사기도를 하고 함께 자리한 가정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오래 못 봐 그리운 얼굴을 그리며 기도하구요. 성탄절이 풍성할 수 밖에 없음은 맛있는 음식보다 더 좋은 삶을 나눌 그리스도로 인해 형제 자매된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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