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채윤이 입니다.

우리 엄마가 월요일 마다 미쳐요.

일곱 시가 넘어서 깜깜할 때 집에 돌아오는데요...이미 들어올 때부터 얼굴이 장난이 아녜요.

우리 보고 웃지도 않구요. 얼굴이 딱딱하구요, 마음도 딱딱한 것 같아요.

피곤하대요.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음악치료 했대요.

그러면서 우리 말에 대답도 안 해주고요,

대답 안하는 엄마에게 자꾸 말시키다가는 죽어요.

바로 그 순간에 엄마가 미치거든요.

막 소리지르구요. 나를 때릴려구 매를 찾으러 돌아다니구요.

내가 쪼금 말 안 들었는데도 많이 말을 안 들은 것처럼 막 화내구요....


그러면 저는 현승이랑 대충 놀다가 자요.

미쳤던 엄마는 우리가 잠이 들면 광기가 가라앉아요.

잠든 내 얼굴, 현승이 얼굴 만지고 부비고 뽀뽀하고 그런다니까요.


일단 우리가 잠을 자주면 엄마가 서서히 정신을 차리나봐요.

아빠랑 통화도 하고, 문자도 주고 받으면서 기도를 시작하는 것 같아요.


아마 주일을 지내고 아빠랑 떨어지는 월요일이 엄마는 힘든가봐요.

주말에 아빠랑 얘기도 많이 못하고, 또 월요일에 치료도 많대요.

걸핏하면 낮에 우리집 열쇠 열고 들어와서 냉장고 뒤지시는 할머니도 한 몫을 하시는 것 같아요.


다행인 건....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가 천사가 되어 있는거예요.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가 꼭 거실에 앉아서 기도를 하고 있더라구요.

내가 엄마 옆에 가면 엄마가 날 꼬옥 안고 기도를 해줘요.

어떤 때는 나한테 너무 많이 화낸 거 용서해 달라고 기도할 때도 있어요.


채윤이의 바램은요...

울 엄마가 월요일 아침부터 기도하는 거예요. 기도하면 다 좋아질 걸...굳이 안 하고 버티면서 미칠게 뭐예요? 울엄마가 다음 주 부터는 월요일 하루 종일 기도하면서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아빠랑 떨어지는 것도, 치료가 많은 것도, 할머니의 가택침입 이런 것도 다 잘 극복하고 평안할 수 있을 것 같애요.


울엄마는 언제쯤 철이 들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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