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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세 고자세도 아닌 정자세로 거절당하기

larinari 2008.03.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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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Tzine> 4월호 유브갓메일_4



자책하지 않기

은혜에게.
왜 그리 소식이 뜸 한가 했었다. 많이 힘들겠구나. 너의 메일을 읽고 나니 선생님도 너의 표현대로 ‘몸에서 힘이 쪼옥 빠져나가는 듯’ 하구나. 그리고 지금 많이 힘들어할 은혜를 생각하니 당장 가서 얼굴 보고 손이라도 따스하게 잡아주고 싶은 마음이다. 서둘러 하고 싶은 말이 있다. K군에게 너의 마음을 알리는 과정에서 나와 상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괘념치 않았으면 좋겠구나. 그 일에 대해서 계속 나와 얘기해 왔다고 해서 모든 결정을 선생님의 조언을 통해서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었겠니?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결과야 어찌됐든 은혜 스스로 기도하며 결정하고 행동한 일에 대해서 행여 선생님에게 미안한 마음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더욱 선생님과 의논하지 않고 혼자 서둘러 행동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되었다는 생각은 거두기 바란다. 은혜가 작정기도 하며 결정한 일이고 또 우연히 둘이 함께 얘기 나눌 시간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면 네 마음을 얘기한 건 잘한 일이다. 결국 K로부터 온 분명한 거절의 메시지가 힘겨운 일이긴 하지만 일단 너의 행동에 대해서 자책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내게도 일차적으로 드는 생각은 그동안 보여줬던 K의 은혜에 대한 호의에 대한 의아함이구나. 지난 번 메일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선생님도 K 역시 은혜에 대해서 남다른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단지 너의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보다 K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이 더욱 힘들게 할 것 같구나. 배신감이 미움으로 변해버릴 것에 대한 두려움도 이해가 간다. 무엇보다 기도하면서 K를 선택하고, 지켜보고, 행동했는데 결국 거절당했다는 것이 하나님을 향한 원망의 마음이라는 솔직한 심정이 선생님의 마음을 울린다. 힘든 시간이지만 이 시간들을 통해서 은혜의 이성교제와 멀리는 배우자를 만나는 과정에 더 큰 선물 주시기를 기도한다. 공허한 위로의 말로 끝나지 않도록 선생님이 마음을 담아 기도할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그런데 은혜야! K에 대한 생각을 조금 환기시켜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구나. K의 그동안의 행동이 작업 내지는 작업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이 됐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해석’이라는 말에 주의를 기울였으면 해. ‘제가 마음에 없었다면 제게 CD를 선물한다든지 하는 행동은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했는데 말이다. 그간의 메일에서 잠깐 내비친 적이 있었지만 ‘긍정적 해석’은 은혜의 선택이었던 것 같아. 그건 은혜가 특별히 잘못했다기 보다는 누구라도 내가 호감을 가진 사람의 행동에 대해서 가장 긍정적인 해석을 하고 싶어하겠지. 그런 의미에서 K의 그간의 행동에 대해서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않는 게 좋겠다 싶어. 음... K를 맘껏 비난할 수 있으면 지금 당장 마음이 편해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근본적인 방법은 아닌 것 같구나. 이건 내 노파심일 수 있다만 혹시 은혜가 단지 ‘K의 행동이 오해를 유발했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고백할 수 있었다. 오해를 유발한 K의 행동이 잘못이다. K는 내가 좋아할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는 식으로 생각하면서 감정정리를 하고 싶은 건 아닐까 싶거든. 솔직하게 말하면 오히려 선생님은 K가 분명하게 ‘No'라는 표현을 해준 것을 볼 때 은혜가 역시 사람 보는 눈은 있었구나 싶어서 안도감이 들었단다. 정말 너와 같은 마음이 아니라면 어설피 교제를 시작하거나, 애매하게 답을 둘러대는 것보다 분명하게 표현해주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해. K를 비난하는 방식 일변도로 가지 않는 것이 궁극적으로 은혜 자신에게 도움이 될거라 믿는다.

자존감 무너뜨리지 않기

평소 은혜를 좋아하는 형제들이 많았고 먼저 이렇게 니 마음을 표현한 것이 처음이라서 한층 더 힘들 수 있을 거야. 자존심도 많이 상할거고. 그렇지만 알지? 어떤 한 사람으로부터 거절당했다고 해서 은혜의 자존감이 마구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것 말이다. 니가 별로 매력이 없는 여자인 것 같다든지 앞으로도 니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든지 하는 말들은 선생님의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누구보다 사랑스런 은혜가 ‘나는 사랑받을만하지 못한가보다’ 하면서 괴로워하고 있는 걸 생각하니 말이다. 며칠 전 찬양을 한 곡 찾느라고 뒤적이다가 ‘물가로 나오라’라는 오랜 된 찬양의 영어 가사를 읽게 되었단다.

 ‘Come to the water. Stand by my side. I knew you are thirsty. You won't be denied. I felt every tear drop when in darkness you cried’

우리 말 가사에서는 못 봤던 한 문장이 눈에 띄었어. ‘You won't be denied!’ 어떤 순간에도 결코 거절이라는 카드를 내밀지 않으시는 하나님 안에서의 은혜 자신을 생각해보면 좋겠구나.

마음 회복하기

은혜야! 마음 아파하는 은혜를 더 아프게 하는 말들이라는 생각에 띄우기가 망설여지는 메일이구나. 그런데 어떤 일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있는 그대로 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되도록 은혜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K를 비난하는 입장도 아니고 너 자신을 비하하는 입장도 아닌 곳에서 마음의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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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얻었으면 해. 아마 그렇게 되면 교회에서 K를 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게 될거야. 바라기는 은혜가 지금의 복잡한 마음들을 잘 정리하고 K를 당당하게 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비난하는 마음으로 차갑게 대하거나 그렇다고 위축 되지도 않고 말이다. 예전처럼 친절하게 대하되 그것이 애써 꾸미는 친절이 아니면 얼마나 좋을까해. 그런 당당하고 여유 있는 모습, 그런 게 진짜 매력 아니겠니? K 앞에서 자존심이 구겨졌다고 생각되면 마음과 행동이 한결같이 뿜어내는 여유와 친절로 자존심을 급회복 하길 바래.^^ 은혜는 잘 할 수 있을거야. 며칠을 닫아 놓았다던 네 방 창문의 커텐도 열어 젖히고 안에서 걸어 잠근 마음의 문도 열고 나오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만남을 찾아가는 일인데 한 방에 되면 너무 싱겁잖니?^^ 지난 겨울의 추위를 기억조차 지우는 요즘 흐드러지게 핀 봄꽃들을 보면서 은혜의 고운 사랑이 활짝 피어날 아름다운 날을 그려본다. 아름다운 사랑의 날을 위해서 오늘의 추운 마음을 잘 견디기를 기도한다. 주의 평강이 은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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