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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하루 한 번씩은 꼭 들었던 기도...
'우리 신실이 에스더 같은 믿음 주시고 우리 운형이 다니엘과 요석(셉)과 같은 믿음 주시옵소서......
새벽별 같이 빛나게 하여 주~씨 옵소서'

그러니까 함 계산해보자.
우리 엄마가 저 기도를 매일 가정예배 드릴 때 마다 했고, 새벽기도 드릴 때마다 했을테고, 금요일 철야기도때마다 했을테니...
36(년) * 365(일) * 2(번) = 26,280 (가정예배, 새벽예배)
36(년) * 52 (주) = 1,872(철야예배)
그 외에 1년에 두 달씩 철야하는 건 빼고라도.....토탈 28,152 번.

우리 엄마가 나를 향해서 '에스더 같은 믿음....새벽별 같이 빛나게....' 이렇게 기도하신 거이 30,000번에 가깝다는 얘기다.

나이 마흔 다섯에 나를 낳고 마흔 일곱에 내 동생을 낳고...내가 중학교 1학년 되는 해에 어버지가 돌아가셨으니 그 때 우리 엄마 심정이 어땠을꼬? 그 때는 아버지 잃은 내 슬픔만 생각했었는데 남편을 잃은, 것두 아직 어린 두 남매를 키워낼 뾰족한 방법도 없이 남겨진 우리 엄마의 심정을 어땠을꼬?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엄마는 우리 남매를 참 잘 키웠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나 자신 엄마가 되고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니들이 엄마 만큼만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았음 좋겠다. 엄마 만큼만 좋은 사람들 만나고, 엄마 만큼만 소명을 발견하고, 엄마 만큼 좋은 배우자 만나서 기쁘게 살면 좋겠다' 싶으니 말이다.

우리 엄마가 우리를 양육하면서 가진 게 무엇이 있었나? 생각해 보면 정말 그 아무것도 없다. 돈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젊은 감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엄마 자신이 많이 배워서 우리를 가르칠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우리 엄마는 죽으나 사나 예수님 한 분.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성전을 향해 기도하러 올라가는 그 발길. 그것 뿐이었다.

심지어 요즘도 '엄마 나 이번 토요일에 강의해' 하면 다시 전화가 온다. '몇 시에 강의 한다구?' 하고 물으시는데 그건 여지 없이 그 시간에 무릎 꿇고 기도하시겠다는 얘기다. 그렇다. 동생이 학생들 데리고 수련회 가면 그 기간 동안은 금식기도다.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그 시간 동안 꼼짝 않고 앉아서 기도하시는 게 우리 엄마의 요즘 하시는 일이다.
어렸을 때는 그런 엄마의 신앙을 보면서 '기복적이라느니....'하면서 주제 넘은 판단도 하고 까불어댔지만 대체 내가 그런 우리 엄마의 믿음을10분의 1이라고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을 어떻게 제공해 주어야 할까? 내가 주는 것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쓸데 없다는 생각이 든다. 대체 우리 엄마보다 내가 가진 것은 얼마나 많은가? 내 머리 속에 양육에 관한 얼마나 많은 데이터들이 입력되어 있는데....나는 우리 아이들과 의사소통하면서 코드를 맞추는 일에 얼마나 전문적인 사람인데....우리 엄마가 날 위해 했듯이 그렇게 기도할 수만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그 누구보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행복한 멋찐 사람으로 자랄텐데....

정말....나 정신차려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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