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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실의 내적여정

이것은 기도가 아니란 말인가

larinari 2016. 6. 1. 08:36




(다짜고짜) 정신실의 에니어그램 세미나는 퀄리티가 남다르다. 강의를 위한 강의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자부한다) 수강자들 또한 단지 (에니어그램이 뭐지?) 지식이 아니라 (환경이 달라지지 않을지라도 더 행복하게, 깊은 충족감을 느끼며 살 수 없을까? 성령의 열매 같은 것 말이다)내적인 변화에 대한 갈망을 따라 모인 분들이라는 점도 고퀄리티의 단면이다. 조교들의 퀄리티는 조금 심하게 고급인력이다. 조교들 직함이 강사 직함보다 훨씬 높아서 (나도 쎈 직함을 하나 딸까?) 고민 중. 


이번 1, 2, 심화과정의 조교였던 HA는 먹을거리에 관한 높은 식견을 가지고 있다. 간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교동에 있는 떡집의 '초코라떼설기'라는 걸 수배해왔다. 핸드드립 커피와 함께 하는 세미나이니만큼 초코라떼설기가 제격이다 싶었다. 파리바게뜨 빵에 비하면 가격도 세고 강의 당일에 일찍 찾으러 가야 하는 것도 그렇고 부담은 됐지만 1단계 때 주문하여 먹어봤다. 대~애박. 핸드드립 커피하고 딱 어울리고, 고급스럽고 완전 자체 감동이었다. 역시 HA조교의 품격! 헌데 수강자들은 덜익은 감도 아닌데 뭐 떨떠름한 표정으로 먹는 것 같다. 에이, 별론가보다. 좋긴한데 팬들의 반응이 심드렁하니 그렇게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겠네 싶어서 2단계에선 빠바 마드렌으로 바꿨다. '오늘은 초코설기가 없네요? 그거 먹겠다 하고 왔는데' 아뿔사. 떨떠름은 순전 나의 일반화였군. 다음엔 꼭 준비할게요요요요.


심화과정 전날에 주문을 하고 아침 일찍 떡을 찾으러 나섰다. 다 좋은데 강의 전에 떡 찾으러 가는 일에 심적으로 부담이 많이 된다. 최대한 일찍 강의실에 가서 마음을 가다듬고 기도하고파서 그렇다. 요즘은 그러지 않는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어떤 강의든 강의 전에는 밥도 먹지 않았다.(미친 거죠) 심화과정 당일에는 새벽부터 교안 프린트 때문에 해프닝도 있어서 떡 찾으러 가는 길,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푹 가라앉았다. 얼른 찾아서 강의장소로 가서 기도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다른 목소리 하나가 스쳐 지나간다. "이것은 기도가 아니란 말인가!" 


이것은 기도가 아니란 말인가!


라니. 그렇군. 이것은 어찌하여 기도가 아니란 말인가. 떡 찾으러 가는 일이, 교재 프린트하는 일이, 강의안을 타이핑하는 일이, ppt 만드는 일이, 강의하는 일이, 수강자들과 식사하는 일이, 식당에 가면 합정동 길을 걷는 일이, 이름표를 끼우는 일이. 기도가 아닌 것이 있단 말인가! 잔잔하고 담담하지만 영혼을 울리는 소리였다. 이것은 기도였다. 떡집에서 금방한 맛 좋은 떡을 잔뜩 덤으로 얹어주셨다. 교재 프린트 때문에 불편한 심사를 마구 발사했던 남편에게 들러 덤으로 받은 떡들을 주고 강의실에 도착했다. 교재화일 위에 초코라데설기를 하나씩 올려놓으며 부흥회에서 통성기도 하고 나온 느낌으로 마음이 풍성해졌다. 내 영혼의 초코라떼설기를 배부르게 먹은 느낌이다.


에니어그램과 함께 하는 내적여정은 결국 일상을 잘 살기 위한 공부이며 수행이다. 일상의 순간순간 그분의 현존을 더 잘 감지하는 힘을 키우는 훈련이다. 그분이 주시는 일용할 양식, 생명의 떡을 매일 받아먹기 위한 훈련의 여정이다. 쉬지말고 기도하라, 고 하신 명령이 얼마나 달콤한지 알게 되는 공부이다. 그러니 그 무엇이 기도가 아니란 말인가! oㅏ, ㅇㅏ, 이 고퀄의 만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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