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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을 말해봐

larinari 2016.03.18 08:19



나 자신이 되어 연애하기(..) 28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이상형 말해봐.’ 찾아줄 능력도 없으면서 자꾸 묻게 됩니다. 당장 찾아 대령할 수는 없어도 이쪽저쪽 가늠해볼 기준은 가지고 있어야 하니까요. 질문에 돌아오는 답변은 정말 가지가지 천차만별입니다. 키나 외모를 정확하게 묘사하는가 하면, 긴 말이 필요 없고 필이 딱 오면 된다 하기도 하죠. 듣다보면 이런 너무 디테일하거나 막연한 검색조건으로 하나라도 걸리겠나 싶지만, 그러니까 이상형인게지요. 이상형의 배우자를 그려보는 것은 장차 내가 만들 가정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는 것과 다르지 않고, 가정에 대한 청사진은 내일에 대한 꿈이기도 하니 참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네가 결혼을 못하는 거야. 아무리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배우자 기도를 해봐라, 이상형은 이상일 뿐 결혼하면 다 똑같다.’ 현실의 결혼을 살아본 선배의 말에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실이 되면 현실을 살더라도 꿈은 꿔야지요.

 

이상형에는 자기만의 고유한 욕구가 담기게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표방하는 것과 진짜 욕구가 같은가 하는 것이죠. 예수님께서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5:37)’라고 하셨습니다. 이기적인 동기를 거룩함으로 포장하는 바리새인들의 을 꾸짖으심 입니다. 심리학적으로 건강한 사람 역시 자신의 진짜 감정과 욕구를 아는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느끼는 것과 원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냐는 것이지요. 이상형 목록에 담긴 욕구가 정직하여 투명한 것이 중요합니다. ‘일 순위는 당연히 신앙입니다, 믿음입니다, 선교에 대한 비전입니다.’ 등으로 시작하는 답을 줄줄 읊지만 막상 소개팅 타진을 해보면 다르다는 것이죠. 본의 아니게 허위진술이 드러나게 됩니다. 알고 보니 믿음이라고 했던 것은 경제적인 능력이었고, (feel)이 꽂히는 유일한 이유는 외모였던 것입니다. 경제력과 외모를 따지는 것이 잘못이란 말이 아닙니다. 누군들 가난을 보장한 결혼을 하고 싶겠습니까, 누군들 예쁘거나 잘생긴 배우자를 마다하겠습니다. 정직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믿음 좋은 교회 언니들의 이상형 목록에서 아파트 평수가 거론되면 안 되는 것인가요? 오직 남자의 경제력만 보는 세속적인 잣대라면 문제일 수 있겠지요. 설령 유일한 잣대라 해도 그 동기를 인식하고 인정하는 사람과 그것을 거룩하고 고상한 것으로 포장하는 태도는 천지차이인 것입니다. 그 표리부동이 문제인데 대부부 의도적인 것 같진 않습니다. 자신의 말과 속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타인을 속이기보다는 스스로 속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 열심히 소개팅을 해도 만남이 성사되기 쉽지 않습니다. ‘나는 남자의 경제력이 중요하다.’ 라고 진정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인식하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결혼을 빨리 할 확률도, 무엇보다 성숙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소개팅 주선해준다는 말에 반색을 했다가 상대방 사진을 확인하자마자 없던 출장이 잡히고, 중요한 진급 시험이 생기는 경우들 말예요. 정직하게 저는 여자의 외모가 참 중요한데 제가 생각하는 만큼 예쁘질 않아요. 죄송하고 민망하지만 극복이 안 되네요. 죄송합니다.’라고 주선하는 선배에게 말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물론 기억해야죠. 신앙도 좋고 스펙도 되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기까지 한 남자는 거의 없습니다. 외모도 되고 마음도 착해서 우리 엄마에게 딸 같은 며느리 되어줄 여자 또한 없구요. 두 개를 다 가지는 건 없습니다. 하나를 취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기에 내가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바로 그 이상형 목록을 아.. .은 이상이 현실 되게 하는 첫걸음입니다. 언젠가 말했던 것처럼 연애와 결혼(뿐 아니라 인생이 그렇죠.)에 짬짜면이란 없습니다. 자장면을 선택한 자, 자장면 맛에 만족하며 충분히 누리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입니다. 그러려면 애초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자장면인가 짬뽕인가를 아는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일이고, 나 자신이 되는 길이기도 합니다. 좋은 배우자기도란 정직한 기도 속에서 목록을 수정해가며 하나님 안에서 나를 알아가는 바로 그것일 것입니다.

 

에릭 프롬(Erich Fromm)의 말처럼 사랑의 성공과 실패는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능력에 달려 있다 하니 질문을 좀 바꿔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상형이 어떻게 돼? 대상을 묻는 것보다 나의 사랑능력은 몇 레벨일까?’ 더 쉽게 바꿔볼까요? 이상형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감내할 수 있을지, 즉 무엇을 가장 못 견디는지 알고 있나요? 대화가 통하는 것도 중요하고, 부부가 함께 신앙의 동역자가 되는 것 역시 바라는 바이고, 우리 엄마와 가족을 좋아하는 여자였으면 좋겠는데. 그 중에서 어떤 조건이 결여되었을 때 나는 가장 힘들까요? 또는 경제적 결핍감을 견디는 것이 어려운가요, 신앙적인 소통 없는 관계가 더 힘겨운가요? 내가 못 견디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이상형을 아는 것보다 더 유익한 앎일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랑을 성공하게 하는 것은 대상이 아니라 바로 나, 나 자신의 사랑하는 능력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형이 어떻게 돼? 참 좋은 질문입니다. 누가 물어주지 않아도 이런 의미를 담아 스스로에게 자주 물어볼만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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