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씽크대 앞에 꽃이 피었습니다.
한 송이 두 송이 꼬맹이 쥬스병에 꽂아 둔 꽃들이 볼수록 사랑스럽습니다.
저기 꽂힌 꽃들이 들꽃이면 더 그럴듯 하겠네요.
저렇게 꽂아두는 꽃 바라보는 걸 좋아합니다.
소박하고, 일상스럽고요.
남편이 목사가 되었습니다.
이 시대에 부끄럽다 말하기도 부끄러운 '목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소박한 안수식에선 사실 아무 감흥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어머님, 친정엄마 두 분이 가장 감동에 겨우셨었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의 절친님들께 죄송합니다.
누구보다 함께 기뻐해주실텐데 미리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 시대 가장 욕 많이 먹는 사람들이 목산데... 목사되는 게 뭐 자랑할 일이라고...'
라며 갓 나온 따끈따끈한 김목사님이 그러길 원했습니다.
그래도 우연히 알게되어 찾아와 준 친구들이 있어서 마음 따뜻하고 고마웠습니다.
베스트 샷! 입니다.
이런 사진 좋아요. 다들 끝나고 돌아갔는데 늦게 소식을 들은 친구 둘이 얼굴만 보겠다고 달려와서 껌껌한 교회 주차장에서 찍었습니다. 이웃주민 영주가 자기 한 몸 바쳐 희생하여 베스트샷 건졌습니다.^^
떠나면 끝인 줄 알았는데 두고두고 TNTer들이 삶의 위로와 기쁨이 되니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만나면 좋은친구~우. 나의 TNTer들 고마워요. 사진에 없다고, 함께 하지 못했다고 슬퍼하거나 노여줘하지 말아요. 마음으로 모두 함께였어요.
목사가 별 건 가요?
그저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 구석구석에서 하늘의 삶을 살아내고, 그 속에서 건져 올린 소박하지만 살아있는 말씀으로 그 나라를 가르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당신 그렇게 걸어가는 길에 함께 할께요. 오늘처럼, 그렇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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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2012.04.11 23:53
김종필 목사님
이런 세상에서 목사님이 되신 것, 고맙습니다.
건강 잘 돌보고 힘내셔서 행복한 목사님이 되시기를 빕니다. -
신의피리 2012.04.12 10:58
목사안수식 때 함께 안수 받던 옆 동료들이 훌쩍 거리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그러는데, 저는 아무런 감흥도 없고, 감격도 없고, 그저 담담했습니다. 안수식이 끝나고 하루 이틀 지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신학교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그 때 이 몸 드리기로 작정했던 그 결기가 가장 큰 결단이었나 봐요. 6년이 흘러 목회자로 두루두루 훈련을 받으면서 '목사'라는 호칭보다 목회자로 부름받아, 하나님 형상 닮기에 힘쓰고, 하나님 나라 전파하고 구현하기에 힘쓰고, 하나님 말씀 따라 살라고 본이 되어 보여주고 가르치고, 하나님께 충성하는 삶에 도구로 쓰인다는 이 사실이 큰 은혜요,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신학교에 들어갔을 때 그 첫 발걸음 그대로 한평생 걸어가겠습니다. 이 길에 가장 큰 동행자요 동역자인 아내에게 무한 영광, 감사와 사랑을 바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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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 2012.04.12 14:42
드뎌 목사님이 되셨구려. 돌아 돌아 돌아서..
목사안수 받은거 축하해요!
자꾸 부끄럽다 말하지 마오. 부끄럽지 않은 목사도 많으니깐 그리고 그리 되시리라 믿습니다. -
이렇게 든든한 사모님이 옆에 계시니, 목사님은 얼마나 든든하실까요 ^^? 하나님 다음으로 든든한 빽일꺼에요 ~~목사님 되신 것 축하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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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 2012.04.12 23:48
앗, 짜다. 소금과 같은 목사님이 분명하시구나.
앗, 환하다. 빛과 같은 목사님이 분명하시구나.
간을 맞춰야 하는 식사 시간에.. 빛이 필요한 밤에 꼭 만나뵙자구요. -
쥐 2012.04.13 05:39
챈이는 진짜 이뻐지네요
2030 틈에서 자기 존재감 확실하게ㅋㅋ
아 이제 도님이라고 부를 수가 없지만 기쁘고 ~'-'
안수식에 가지는 못했지만 마음을 담아 EMS로 부쳐드립니다 저 혼자ㅋㅋ
지금까지의 야정과 기억들이 앞으로의 발걸음에 꾹꾹 보탬이 되시기를!!
(카톡 토크에서 따왔어요 ~^_^) -
forest 2012.04.13 11:09
아, 요즘 세상사 일에 바쁜 고로 이런 경사스런 소식을 이제야 보다니...
거두절미, 축하할 일은 맞는거라니깐요.
왜냐면 이런 힘들 일을 이루는 과정은 아무나 할 수 있는건 아니니깐.
그래서 나도 여기에 추카추카를 하나 더 거듭니다람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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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jay 2012.04.14 23:08
아래와 같이 소문냈더랬죠.(역시 많은 분들이 오시진 않았군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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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블로거이자 최근까지 손꼽는 페친이었던 정신실 사모님의 남편님이신 김종필 강도사님이 목사 안수를 받으셨네요.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는 바... 페북에도 소문내봅니다. (소곤소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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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i 2012.04.15 06:57
안수식에는 봇 가 봤지만, 목사로서 하는 첫 설교, 첫 축도의 현장에 함께하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강도사 시절보다 많이 차분해진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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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 2012.04.21 21:21
에고~~~!ㅠ
고시는 같은 날,같은 장소에서 치뤘으면서도 ....
전 목사안수 받는 거 까마득히 몰랐어요.
나중에 김 명순권사님께 들었다고 아내가 이야기 하길레 알았죠.
가서 뵙고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이 이~~따만큼 큰데 그러지를 못해 아쉽고 미안합니다.
근데 저도 요즘 장로장립을 앞두고 정말 마음이 힘든답니다.
살이 쪽쪽 빠지는 것이 보인다니까요.
어찌 감당을 해야 할지,염려가 되서요
그래 여기저기 마음이 안 써져요.
컴을 키고 싶은 마음도 여유도 없고...
몸도 마음도 무척 바쁘기만 하지 재미란 걸 모르겠어요.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여유가 찾아지려는지?
그동안 블로그에 포스팅할 것이 많이 있었지만 걍 흘려버리고...ㅠ
김 종필목사님은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목회자가 될 것이라고 저는 쪼~~끔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