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05

화요일에 외갓집에 가서 하루 자고 수요일 오전에 집에 돌아왔다.


수요일은 우성 아파트 장날.

아파트 주차장에 들어서니 장이 서서 분주했다.

주차를 하고 있는데 채윤이가,

'어? 장날 인가봐' 하더니 이내 얼굴이 안좋아 지면서 그런다.

'나는 장날이 싫어. 엄마~ 나는 오늘 밖에 시장구경 하러 안 갈거야'

'왜? 채윤이 장날 좋아하잖아. 먹을 것도 많고...'


'그런데...장날에 나가면 사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그래서 나는 안 나갈거야'


남들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채윤이 이 말에 감동 먹었다.

어릴 적부터 마트 같은데 장 보러 가면 무턱대고 쇼핑카트에 물건을 담는 채윤이에게

'이건 우리한테 필요하지 않은 거야' 하고 말하고 설명했었다.


돌을 지나고 겨우 말하기 시작하면서 마트에 가면 채윤이가 사고 싶은 과자를 들고 물어 봤다.

'엄마!! 이거 우리한테 필요한 거야?' 하고....


점점 나이가 드니 채윤이 고집을 꺽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불필요하고, 사도 사는 그 순간만 즐겁지 금방 흥미가 없어질 장난감이나 먹을 것들을 어쩔수 없이 사는 경우가 생겼다. 단지 채윤이를 설득할 수 없어서...


때론 거두절미하고 '안 돼'라고 하기도 했지만...


암튼,

'그런데...장날에 나가면 사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그래서 나는 안 나갈거야'

라고 말하는 말 속에는 사고 싶은 게 많지만 다 살 수는 없는거다 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듯해서 대견했다. 물론 앞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 많다. 그렇다고 시장을 안 가는 선택은 현명한 것이 아니니까. 가서 필요한 것을 사고, 필요하지 않는 것은 사지 않는 분별력과 절제를 배워야 할테니까. 그럴려면 엄마가 먼저 그걸 배워야 한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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