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어제 본 과학 단원평가 점수를 알게되었습니다.
'앞 페이지에 열 문제, 뒷 페이지에 열 문제였는데....
앞에서 다섯 개 틀리고, 뒤에서 한 개....'
라고 하길래 '여섯 개 밖에 안 틀렸네'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아니, 뒤에서 한 개 맞았다고....'
그럼, 점수가 어떻게 되는기야?
저녁식사를 하면서 아빠도 이 비보를 접했습니다.
주일을 준비하는 엄마 아빠의 마음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내려갔습니다. ㅜㅜ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점수가 몇 점이야? 그래도 괜찮아?'
'응, 안 괜찮지. 그러니까 엄마 다음에 그런 거 볼 때는 나한테 공부좀 시켜' ㅠㅠ
그리고 나서 엄마 아빠의 마음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헤매는 동안 일곱 살 동생을 데리고 저 공연을 준비하느라고 신이 나서 난리가 났습니다.
저러구 있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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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 2009.04.26 10:45
요즘 공부하는 건 괜찮아하고 물었더니
우리 딸이 말하길 "뭐 괜찮아요. 일단 수학은 안하잖아요."
채윤아 기다려라. 일단 과학은 안해도 되는 시절이 올지도 모른다.
학교 당국은 과학 시험대신 홈플 댄스로 대체 시험을 치룰 수 있도록 하라.
시험에 관한 또 하나의 일화.
어렸을 적 딸의 시험지를 살펴보고 있는데
이상한게 어려운 건 맞추고 쉬운 건 틀린 거였어요.
그때 제가 했던 얘기.
"AC, 학교 선생님한테 전화해야 겠다.
시험 문제좀 죄다 어렵게 내달라고.
너무 쉬우니까 이런 문제가 나왔을리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우리 딸이 자꾸만 틀린다고."
딸이 말하길,
"쉬운 건 아는 거 같아서 풀려고 하다보니 틀리는데
어려운 건 아예 찍으니까 잘 맞아요."-
털보 2009.04.26 15:47
아이디어 하나.
제가 forest님 따라가서 생전 처음 QT인가 뭔가에 참가해 봤잖아요. 그런데 그게 뭘 물어보면서 꼭 답이 어디에 있는지 옆에 함께 써놓았더라구요. 그러니까 질문과 함께 답이 있는 곳도 알려주더란 말이죠. 답 자체는 안 가르쳐주고 답이 성경의 어느 구절이 있다는 것만 가르쳐주는 거 있죠. 그래서인데 채윤이에게 과학 시험을 집에서 보면서 시험에 나올 것만 미리 가르치고 시험을 보는 방법은 어떨까 싶어요. 그때 모임을 하면서 요런 식으로 문제에 나올 것만 골라서 문제를 맞추기 딱좋게 가르쳐 주면 아이가 어 요거 방금 배운 거네 하면서 문제를 즐겁게 맞추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니면 문제를 풀 때 머리싸매고 끙끙대도록 하지 말고 요 문제를 풀려면 어디를 읽어보아야 할까요 하는 식으로 나가서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부분을 읽어보면서 문제를 풀게 하는 거예요, 완전 오픈 북이죠.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두루뭉실하게 공부를 가르치는게 아니라 문제에 맞추어 그 부분만 공부 시키는 거죠, 뭐. 그렇게 해서 잘 맞추다 보면 즐거울 거고, 즐겁다 보면 이제 과학에도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딸도 요렇게 가르쳤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지나고 나니까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네요. -
larinari 2009.04.26 19:22
아~ 제가 채윤이 수학을 가르치면서요 국적불명의 자존심이 발동을 한 거예요. 내가 시험을 잘 보도록 가르칠 방법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 기술을 가르치지 않고 원리를 가르치리라 이렇게 작심을 하니까 애도 어렵고 저도 어렵고 해서 곤혹을 치뤘죠. 그래도 그 자존심 포기하지 않고 문제 푸는 기술이 아니라 큰 틀의 수학적 원리를 가르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저를 돌아보게 되네요. 말씀을 듣고보니 이제 시험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방식으로 공부를 시켜봐야겠어요. 엄마가 경험은 없고 이상은 한 없이 높으니 시행착오가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감사감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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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안 괜찮지,나한테 공부 좀 시켜....ㅎㅎㅎ
알아서 다행입니다.
안 괜찮은 걸 모르면 희망도 없는데....ㅋ
또 그 기억을 빨리 털어 버리는 성격도 좋자나요? ^^ -
무ㅏㅓㅔㅎ줒ㅁ
아니 TV도 못 보는 데 어떻게 저렇게 잘 따라해여 ㅋㅋㅋ
몸동작 + 노래 암기능력 쵝오에여!!!흐흐흐
과학을 노래로 배우면 채윤이 백점 맞았을텐데 -
홈플러스가 그렇게 좋은데야? ㅋㅋ
현승이도 잘하네.
현승이는 누나덕에 학교가서 율동시간에 식은죽 먹기로 잘할거야.
어머니~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까지는.. 잘하는거 많쟎아.
울아들 얘기하면 그 음침한 골짜기에서 집장사 한다 하겠네...
초등학교때 과학은 시험 잘보는것보다 과학관련 재밌는 책 보는게
훨 좋은거 같던데. 또 알아? 어느 순간부터 푹 빠질지. -
forest 2009.04.27 21:48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거기 아주 좋지 않아요.
그 근처엘랑은 얼씬도 하지 마셔요~
놀기 잘하는 아이가 창의력도 뛰어나다~ 뭐 그렇게 주장하면서 살자구요~
이 얘기는 제 말이 아니고 어느 교육학자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한번 찰떡같이 믿어보자구요^^ -
흠- 티비를 안보고 살아서 얘들이 뭘 하나 했는데
티비에서 나온걸 따라했나봐요 ^^ 암튼 둘이 죽이 착착 맞으셔~
저두 강선생만 나중에 따로 동영상 보는데 그게 관심을 가지고 보니깐
대사가 그냥 저절루 외워지던데..이런게 몰입이랄까요?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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