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당신은 앞으로 새로 산 이 통에 넣기만 해. 

음식 쓰레기 나오면 여기에 넣어. 쓰레기 봉지에 담고 치우는 건 내가 할게.

그냥 여기에 딱 버리고, 밑에 있는 음쓰 봉투에는 손대지 마. 알았지?


어머, 뭐야 뭐야. 아침부터 '꽃길만 걷게 해줄게' 영화 찍는 거? 나 사랑받는 여자야?



[나의 성소 싱크대 앞]의 저자가 이름 값 못하게 만드는 주방의 구조와 환경이었습니다. 

싱크대 앞에서 설거지를 할 때면

앞으로 자꾸 꼬꾸라지는 수전 때문에 쌓이는 스트레스로 지옥문이 열릴 지경이었지요.

좁은 주방, 보기 드문 오래된 낡은 싱크대이지만 옆으로 난 창문이 있기에,

그 창으로 멀리 불곡산이 보이고, 해질녘에는 노을빛이 쏟아지곤 하기에,

창틀에 작은 화분을 두고 키우는 맛으로 근근이 나의 성소 싱크대 앞을 유지하고 있는데

고정 안 되는 수전은 정말!


이렇게 손 대보고 저렇게 만져보던 남편이 '사람 불러야 돼' 하는 말도 집어 넣고 직접 해결했습니다.


'당신은 전문 연애강사도 아니고, 에니어그램 전문가도 아니고, 전업 작가도 아니고

일상 전문가야! 정신실은 일상 전문가!'

평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었으니 일상 전문가의 주요 연구실 환경의 열악함에 적잖이 신경이 쓰였을 테고.

손수 수전을 갈아 끼우더니 불편한 쓰레기통도 개비, 음식쓰레기 처리 방식도 바꿔놓았습니다.

그렇게 며칠 주방환경 정비에 혼신을 다하더니 급기야 오늘 아침의 감동 발언입니다.

[나의 성소 싱크대 앞] 저자의 자격 있는 남편 같으니라구!



여보, 당신은 앞으로 새로 산 이 통에 넣기만 해. 

음식 쓰레기 나오면 여기에 넣어. 쓰레기 봉지에 담고 치우는 건 내가 할게.

그냥 여기에 딱 버리고, 밑에 있는 음쓰 봉투에는 손대지 마. 알았지?


어머, 아침부터 '꽃길만 걷게 해줄게' 영화 찍어? 

나 당신의 애기! 나 사랑받는 당신의 애기! 아, 나는 사랑 받는 여자!

(감동감동, 황홀황홀)


뭔소리야. 당신이 음쓰 봉투에 손대면 여기저기 묻히고 더러워져서 안 되겠어. 

(손으론 부지런히 쓰레기 정리하는 중)

(버럭) 아놔, 진짜 이거 누가 재활용 분류 안 하고 여기다 넣었어. 당신이야? 진짜, 정신실.

앞으로 음쓰 봉투에 절대 손대지 마.


야!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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