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이가 어제 아빠를 천안에 보내고 그린 그림이랍니다.
방학 막판에 아빠가 좋아져서 오늘 아침에는 채윤이보다 아빠를 더 그리워해요.
어젯밤에 혼자 끙끙거리고 앉아서 그린 그림인데 작품해설은 이렇습니다.
엄마 아빠가 밤에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데이트 하고 있는 거랍니다.
테이블 가운데에는 촛불이 있고 테이블에는 하트도 하나 있습니다.
위에 뜬근없는 네모들은 커다란 창문이지요.
엄마 아빠는 유령같기도 하고....
"엄마빠 둘이만 있는거야? 누나하고 현승이는 어딨어?"
"우리는 할아버지 집에 맡겼어."
"그러면 엄마빠 둘이 데이트해도 돼?"
"아니, 안 돼. 상상만 해서 그린거야."
그러면 그렇지 실제상황에서 이걸 허락해 줄리가 만무하지요.
어쩌다 하룻밤 할아버지댁에 가서 자는 날에는,
'아빠! 엄마한테 뽀뽀하면 안 돼. 안아도 안 돼. 내가 없으니까 엄마 옆에서 자는 거는 돼'
이러고 가는 분이거든요.
아빠가 비굴하게 조금만 봐달라도 하면 '알았어. 엄마 손은 잡아도 돼' 이러시죠.
아무튼 상상 속에서라도 허락해 주셨으니 아빠는 그림 속의 데이트를 즐기셔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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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rest 2008.03.04 10:39
하하.. 구여운 현뜽.
요즘 교회에서 살포시 '저 아줌마 아는 얼굴이다' 싶게 웃어주면 정말 넘어가요. 어찌나 귀여운지.
한번 꼭 안아보는 것까지 가보고 싶은데.. 저를 받아주려나 몰러요.
현뜽이가 눈이 높아 엄마의 미모만큼은 되야 받아줄텐데.. 저 아줌마 뭐야.. 이러면 저 상처받거등요.ㅜ.ㅜ
그래도 예쁜 현뜽이가 아는 게 있네요.
하트가 아빠 테이블에 놓여서 엄마를 바라보잖아요.
커피잔이 테이블 가에 아슬아슬하게 놓여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구요.^^
하루가 지나니 말투가 정신을 차렸네요. 히히.. -
h s 2008.03.04 13:54
ㅎㅎ 우리는 할아버지 집에 맡겼다구요?
으이~구! 재미두 있구 정말 구엽기두 하구....^^
저 그림을 그리면서 정말 엄마,아빠의 다정한 모습을 더 올리면서 그렸겠어요.
아이들은 어른들이 쟤가 뭘 알까?하며 무심코 하는 것들을 그냥 넘기지 않는 거 같던데요.
그래서 말의 교육보다 보여지는 교육이 엄청 영향을 미치는 가 봅니다.
이제 돌 지난 우리 예지도 우리가 무심코 행한 것들을 흉내 낸다니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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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ne 2008.03.04 21:49
현승이의 섬세함이란...
생각도 말도 그림도 말야~
의자와 모락모락 커피 특징 잡아 아주 잘 그렸네.
머니머니 해도 엄마빠 모습이 정말 죽이잖아 ㅋㅋ
지금 여긴 병원이야. 울엄마 폐렴으로 입원하셔서 갑자기 병간호 하러 오게 됐지.
근데 병실이 없어 강제(?)로 특실에 들어오게 됐는데 호텔방같아.
113조 소파에 벽걸이형 XCANVAS TV에 이렇게 컴까지...
병간호가 아니라 호사를 누리고 있다네~ -
김용주 2008.03.05 01:21
1.
그림은 약간 <팀 버튼>스럽군요.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습니다.^^
2.
이건 딴 얘긴데,
종필 형제님(간사님?) 블로그가 <상처입은 치유자>인가요?
슬슬 종필 형제님 글도 궁금해지는군요.
3.
링크에 <대나무숲>에 제 홈피가 걸려 있네요.
링크를 고치거나 이름을 바꾸셔야 할 듯 합니다. -
미세스 리 2008.03.07 13:34
테이블 위에 촛불..
유리 덮개 안 속의 춧불(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 있는 촛물)을 그렸나봐요.
세심한 그림..^^
담에 기회되면..
지희누나랑 매형 모습도 한번 그려달라고 부탁해봐야지 ㅎㅎ
함께 저녁식사한 게 어제 같은데.. 벌써 일주일이 되었네요.
31살이 되고보니.. 시간이 너무 빠르네요.
폭포 앞에서 찍은 가족 단체사진 보고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