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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마음의 환대

전에 해보지 않은 음식, 전

larinari 2014.01.30 22:33




전 오늘
전에는 생각도 못 했던 명절 전날을 누렸어요.
남편과 두 말이 망아지를 데리고 합정 메세나 폴리스에서 조조 영화를 보는 호사를 누렸어요.
아침 아홉 시부터 <겨울왕국>을 누렸어요.
전에는 그저 설치예술에 불과했던 메세나 폴리스의 우산들은 오늘 본연의 임무를 누리더군요.
겨울비가 내리는데 전혀 춥지 않은 날이었어요.
영화관람 후 점심을 먹기 전 넷이 홈플러스와 망원시장으로 몰려다니며 장을 봤어요.
칼국수를 먹고 싶었으나 중2 딸이 콩나물국밥을 선택했기에 전 어쩔 수 없이 국밥을 먹었어요.
전 조금 화가 났어요.
쟨 지가 먹고 싶은 걸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애야.
전 속으로 무지하게 욕을 했지만 애써 참았어요.



 



시댁에 가져갈 명절 음식 중 하나로 이번에는 전을 선택했어요.
어렸을 적부터 전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특히 명절에 하는 전은 거의 입에 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결혼 초에 7남매 맏이이신 아버님 덕에 명절에 전을 열 가지 이상 부치는 호사를 누렸기에
전은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 없는 음식이었어요.
최근 몇 년 상황이 많이 바뀌면서 한가로운 명절을 보내다 보니
전을 부치는 기름 냄새가 그리워졌어요. 
콩나물 국밥이 관철되어 기분이 좋은 채윤이가 낮잠 한 잠 때린 후에 일손을 보탰어요.
미나리를 죄 다듬고, 동그랑땡의 동그랑이를 혼자 다 만드는 호사를 누렸어요.
현승이는 밀가루를 묻히다, 히어로 팩토리를 만들다 하면서 멀티로 누렸어요. 
마지막에 남편과 마주앉아 사이좋게 전을 부치고 나눠 먹기도 했어요.
넉넉하게 준비한 동그랑땡과 시금치전은 친정에도 보냈어요.
전을 부치고 나머지 음식을 준비하는 내내 겨울왕국 OST가 무한 반복으로 집안을 채웠어요.
기름 냄새와 'Do you wanna build a snow man?'이 묘하게 어우러졌어요.

전 오늘 전을 부치며 여유로운 명절 전날을 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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