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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실의 일상愛

larinari 2012.05.29 18:08

 

웹진 <크로스로>에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정신실의 일상愛


유진피터슨의 <메세지> 서문에 보니까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성경을 영어로 옮기 초기의 최고 번역가 중 한 사람인 윌리엄 틴데일이 한 말이다. 그는 "쟁기로 밭을 가는 소년"이 읽을 수 있도록 성경을 번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을 많이 받은 아프리카인 어거스틴은 나중에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성경 교사가 되었지만, 성경을 처음 읽었을 때는 큰 반감을 가졌다. 문학적으로 세련되고 깔끔한 책을 극찬했던 그가 보기에, 성경은 평범하고 시시한 사람들의 투박하고 촌스러운 이야기로 가득했던 것이다. 그가 읽은 라틴어역 성경에는 속어와 은어가 수두룩했다. 많은 등장인물이 "속되고" 예수는 평범해 보여서, 그는 성경을 한 번 보고는 경멸하며 내던졌다. 그러나 하나님은 세련된 지성인의 몸을 입고 오지 않으셨고, 그분의 고상항 세계를 터득하도록 우리에게 수준 높은 지식인 문화를 가르치지도 않으셨다. 어거스틴을 세월이 흐른 뒤에야 그것을 깨달았다.

-유진 피터슨 <메세지 오경 머리말 중>-


글이 얕고 가볍다는 콤플렉스를 오래도록 갖고 있었습니다. 좀 더 있어보이는 글을 썼으면 하는데 있어보이는 글에 욕심을 내다보면 말이 꼬이고 넘어지고 밟히곤 하더라구요. 글이건 말이건 재미없는 건 견디지 못하는 뼛속까지 개콘주의자이기도 합니다. 그게 엄청난 부끄러움이지요. (대체로 엄청난 자랑으로 여기는 것이 엄청난 부끄러움이란 걸 아실런지....)  암튼 저 자신 글이고 삶이고 가벼우며, 삶의 반경은 좁고 그 안에서만 글의 소재를 찾아내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걸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를 시작하며 가볍다고 여기던 열등감에서 더 많이 자유로워지려고요. 재밌기도 하면서 무게있는 글을 쓰겠다는 건 인간이길 거부하겠다는 욕심임을 인정하고 분수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어디 감히 무엄하게 유진피터슨 목사님의 글에 묻어서 성경에다 빗대봅니다) '밥하고 설거지 하는 아줌마들이 술술 읽히는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개콘에 낄낄거리는 가벼운 사람들이 끝까지 읽는 글을 써보겠습니다. 먹고 사는 얘기, 애들 키우는 얘기, 부부싸움 하는 얘기, 미운 사람 미워하는 얘기... 이런 사는 얘기를 써보겠습니다. 제가 뭉개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보이는 만큼의 협소함이겠지요. 유진피터슨님의 <메세지 모세오경> 중 창세기 머리말에 다시 한 번 묻어가기.


그러나 창세기는 이 모든 것을 추상적인 '진리'나 핏기 없는 '원리'로 제시하지 않는다. 창세기는 구체적인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속해서 보여준다. 그들은 사랑하고 다투고, 믿고 의심한다. 결혼해서 자녀를 낳고, 죄를 짓고 은혜를 경험한다. .....(중략)... (그) 이야기가 또 다른 형태로 우리 삶에서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하늘과 땅'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에도 외부인이나 구경꾼일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하나님은 저 멀리 우주에서 비인격적으로 일하시는 분이 아니다. 그분은 우리를 찾아오신 바로 그 삶의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일하시는 분이다. 우리가 선한 일을 하든 나쁜 일을 하든, 우리는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에 계속해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빠져나갈 수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야야기 속에서 시작하고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맨 처음부터 말이다.


오늘 우연히 다시 읽은 위의 글들이 진짜 제가 하고싶은 말이라니까요.(라며 묻어간다구요) 무엇보다 이런 제 글을 더는 부끄럽다 여기지 않으려구요. 부끄러운 나의 일상 사랑을 천상의 사랑에가 끌어다 붙이겠습니다.  <크로스로>에 가서 많이들 읽어주세요. 사랑해주세요. 뿌잉뿌잉.

 

↓ 다같이 일루 가요. ^ㅡ^

http://www.crosslow.com/news/articleView.html?idxno=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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