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블로그질은 완전 털보님 사진으로 먹고 산다는.....^^
예봉산에서 털보아저씨가 찍어주신 현승이.




얼마 전 '용기'사건 이후 어느 날이었다.
주말 일기를 쓰면서 '주제'를 고민하는 현승이에게,

'현승아, 일기는 지금 니 마음에 가장 많이 담겨져 있는 얘기를 쓰는거야' 해줬고.
침묵이 있었으나 엄마와 현승이 둘 다 '용기'라는 단어를 떠올린 거였다.

조심스레

"용기에 대해서 쓸까?" 했더니,


"선생님한테 그 얘기 하고싶지 않으니까. 안 쓸거야. 엄마가 선생님한테 편지 쓰는 것도 싫어.편지도 싫고 일기도 그 얘기는 절대 쓰지 않을거야" 한다.


"그 사건은 쓰지 말고 니 마음에 있는 용기에 대한 얘기만 쓰면 어때?" 하니,

약간 흥분하여 격앙된 목소리로,

"아니, 나는 선생님한테 용.기.라는 말을 보여주고 싶지가 않다고!!!"


"그럼, 안 써도 돼. 엄마도 편지 안 쓸께. 현승이 마음만 괜찮으면 좋겠는데...."

(어색한 침묵)

"그럼 현승아 우리 조금 전에 국수 먹은  얘기는 어때?"


갑자기 리틀 익살녀 누나 등장.
"으하하하하....엄마 너무 웃긴다. 심각한 얘기하다가 국수 얘기가 왜 나와? 으하하하..."
괜히 빵터진 누나 덕에 덩달아 웃느라 조금 가벼워진 현승이에게 엄마 다시 들이대다.

"현승이가 선생님한테 화가 많이 났구나"하고 던졌더니

현승이 하시는 말씀.


"엄마, 내가.... 음.....어떻게 말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는데.... 음.....말하자면,
내가 머리로는 예수님이, 아니 선생님이 싫지가 않아. 그런데 마음으로는 예수님이 아니, 헤헤헤...내가 자꾸 왜이러지..... 선생님이 싫고 나쁜 것 같애. 나도 잘 모르겠어. 머리하고 마음이 달라'
라고 하였다.




현승아!
선생님이든 예수님이든 머리하고 다른 너의 마음을 알아채서 다행이다.

머리로는 백 번 사랑한다고 하지만 마음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
머리로는 백 번 화 안났다고 하지만 마음으로 분노가 가득찬 것을 모르는 것,
이런 거 엄마처럼 위선적인 어른이 잘 하는 어리석은 짓이란다.
그런데 자기 마음을 정직하게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도 없어.
선생님은 모르겠지만 예수님은 분명 이런 너의 마음까지도 다 이해하고 받아주시는 분이야.

현승이 안에, 엄마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실 그 분을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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