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열흘 전,
싱크대 앞과 식탁과 거실의 내 자리를 비우는 대신
메모지 세 장에  8 일분 잔소리를 문자화해놓고,
멀리 다녀왔습니다.


비행기 타기 직전까지 앓는 소리를 냈습니다.
내가 뭘 하다 거기까지 갔는지 생각할 여유는 없었습니다.
징징거리며 갔지만, 그냥 막 뭐든 준비된 사람처럼
막 강의하고, 열심히 강의하고, 막 상담하고, 밥 먹으며 상담하고,
지냈습니다.


강의하며 상담하며 남편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없을 때 내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
아이들의 아빠가 김종필 씨라서 참 안심이고 좋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밥도 못하고, 반찬 하나 만들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든든했습니다.


코스타 같은 곳에 강사로 가면 어쩔 수 없이 조금은 사람이 우쭐해집니다.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는 질문을 쏟아내는 학생들,
강사님, 사모님, 멘토님, 비는 시간 있으세요?  저희 조를 좀 만나주세요.
하는 조장들.
내가 굉장히 어마무시하게 대단한 어떤 인간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니까요.
일주일을 그렇게 보냅니다.


돌아올 일상이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엄마 보고싶었어, 하면서 폭 품에 안기더니
10분이 지나지 않아 화를 돋우는 아이들이 있는 일상.
내가 어마무시하게 대단한 인간이 아니라 정신실이라는 것을 10분이 지나지 않아 깨달을 수 있는 곳, 일상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마주앉아 커피 마시는 이 자리.
다시 돌아올 앉는 이 자리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마주앉아 사진 찍어주는 저 사람이 내 사람이라서 얼마나 좋은지.....
(헤헤, 돌아오자마자 나는 닭살 유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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