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제자리로 본문

마음의 여정

제자리로

larinari 2014. 7. 9. 15:20

 



벌써 한 열흘 전,
싱크대 앞과 식탁과 거실의 내 자리를 비우는 대신
메모지 세 장에  8 일분 잔소리를 문자화해놓고,
멀리 다녀왔습니다.


비행기 타기 직전까지 앓는 소리를 냈습니다.
내가 뭘 하다 거기까지 갔는지 생각할 여유는 없었습니다.
징징거리며 갔지만, 그냥 막 뭐든 준비된 사람처럼
막 강의하고, 열심히 강의하고, 막 상담하고, 밥 먹으며 상담하고,
지냈습니다.


강의하며 상담하며 남편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없을 때 내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
아이들의 아빠가 김종필 씨라서 참 안심이고 좋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밥도 못하고, 반찬 하나 만들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든든했습니다.


코스타 같은 곳에 강사로 가면 어쩔 수 없이 조금은 사람이 우쭐해집니다.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는 질문을 쏟아내는 학생들,
강사님, 사모님, 멘토님, 비는 시간 있으세요?  저희 조를 좀 만나주세요.
하는 조장들.
내가 굉장히 어마무시하게 대단한 어떤 인간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니까요.
일주일을 그렇게 보냅니다.


돌아올 일상이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엄마 보고싶었어, 하면서 폭 품에 안기더니
10분이 지나지 않아 화를 돋우는 아이들이 있는 일상.
내가 어마무시하게 대단한 인간이 아니라 정신실이라는 것을 10분이 지나지 않아 깨달을 수 있는 곳, 일상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마주앉아 커피 마시는 이 자리.
다시 돌아올 앉는 이 자리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마주앉아 사진 찍어주는 저 사람이 내 사람이라서 얼마나 좋은지.....
(헤헤, 돌아오자마자 나는 닭살 유발자!)

 



 
 

 

 

 

 

 

'마음의 여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의 저녁  (10) 2014.08.04
도전  (2) 2014.07.20
제자리로  (9) 2014.07.09
아버님 3주기  (0) 2014.06.07
변화  (4) 2014.06.05
엄마의 치유  (8) 2014.06.01
9 Comments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4.07.09 15:38 신고 코스타 잘 다녀왔구요.
    여러 편의 글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생각이 손가락까지 내려와줘야 포스팅이 되겠지요.

    바로 아래에는 에니어그램 세미나에 관한 안내가 있습니다.
    대문에 걸려 있었던 시간이 짧아서 꼭 필요한 분들이 못 보고 지나치셨을까,
    염려가 되어서요.

    휴대폰도 헤롱헤롱,
    우리집 와이파이도 오라가락,
    무엇보다 제가 자꾸만 정신(精神) 실(失).
  • 프로필사진 mary 2014.07.09 15:38 welcome back home!
    나 마이 추울라 해. 시간은. 무지 널럴하고 ㅎㅎ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4.07.10 06:01 신고 여러 모로 감사해요.
    막판에 용기 주시고 온가족이 도와주셔서 나홀로 여행 누렸어요.ㅎㅎ
    체크인 하고 나와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어디게요?
    그릇가게!!!

    작년에 선셋보트 안에서 노천카페 앉은 사람들을 선망했었는데요,
    올해는 혼자 노천카페 앉아서 선셋보트 안의 사람들에게 손 흔들었어요. 캬캬.
    곧 뵈어요.
  • 프로필사진 3번의 4번 날개 2014.07.10 06:44 시차적응 잘 하시구요. 손가락까지 내려올 후기 목빠지게 기다리겠습니다 :)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4.07.10 08:35 신고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그러하네요.^^
    3유형의 유능함으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인터뷰를 이끌어 주셨고, 두려워하던 저를 티나지 않는 따뜻한 배려로 다독여주셨어요. 이건 4유형의 깊은 정서적 공감이 빛을 발한 지점 같아요.
  • 프로필사진 3번의 2번 날개 2014.07.18 14:46 일상에 모님표 커피가 빠지면 안되죵
    그런데 사진이 커피 정말 깊게 느끼신 듯 보여 살짝 웃었습니다^_^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4.07.18 16:07 신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날카롭구먼!
    시카고에서 스타벅스 커피 엄청 마시면서 내가 내린 핸드드립 커피가 무지 그리웠다니까.
  • 프로필사진 BlogIcon 쭈꿈 2014.08.13 19:46 돌아올 일상이 있어 다행이라는 말 정말 조으네요♥
    보고파요모님♥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4.08.14 18:49 신고 그럼, 일상이 그래서 소중한 거야.
    비록 지질하고 지겹고 못난 내 일상이지만 더욱 보듬고 가꾸어야지.
    새로운 직장을 어때?
    우리 쭈꿈이가 가는 곳은 착하고 아름다운 일상이 되고야 말텐데.^^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