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에 대한 열정.

저녁에 생선에 콩조림에 밥 잔뜩 먹고, 그리고 사과에 요구르트 까지 먹은 김채윤.
우연히 엄마가 가방을 봤다. 이게 웬일! 마늘 바게뜨가 들어있다.
보자마자 눈이 휘둥드래져가지고 갑자기 존대말 쓰면서....
'엄마! 나 트라이앵글 치는 거 찾아 놓고 이거 먹을께요' 하더니 신나서 악기 정리.
'엄마! 나 이거! 나 이거!'
'안 돼! 지금은 잠 잘 시간이라서 뭘 먹는게 아니야. 지금 먹으면 소화도 안 되고 내일 아침을 맛있게 먹을 수 없어. 그리고 지금도 배가 뚱뚱하잖아. 내일 아침에 먹어'
이러면서 실랑이 시작.
결국, 실랑이 끝에 울기 시작. 결코 울음을 그치지 않고 조르다 방으로 끌려 들어가다.

'엄마! 엄마! 딱 한 개만 먹게 해 주세요...엉엉엉...'
'애들이 먹고 싶다고 하면 엄마는 주는 거예요. 원래...엉엉엉'
'내일 아침에 먹어'
'지금 딱 한 개만 먹고 싶어요'
엄마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이 확인되자 펄펄 뛰면서 운다.
'참어. 참고 내일 먹어'
그러자 김채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표정으로 내 손을 꼬~옥 부여 잡더니...
'엄마! 참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참을 수가 없어요...엉엉엉....'
웃음이 나와서 견딜 수가 없는 엄마. 속으로.
'그래! 니가 현승이 약 먹는 것도 먹고 싶어하는 애가 어찌 참을 수 있겠냐?'
결국 엄마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김채윤 더욱 거세게 울면서(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는 걸 감지하고 마지막 피치를 올리는 것이다)
'엉엉엉....웃을려면 줘야지요....엄마....엉엉엉.....'

결국 줬다.

200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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