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03

채윤이는 6살인데 그네를 혼자 못탄다.
그래서 채윤이 그네 탈 때마다 밀어줘야 한다. (어쩔 땐 행복하기도 하지만, 어쩔 땐 귀찮아 죽겠다)
그러다보니 다른 애들이랑 막 비교를 했다.
"누구누구는 다 그네 혼자 타는데 넌 아직도 혼자 못타냐?"
운동신경을 죄다 엄말 닮았나 보다. ㅜ..ㅜ

채윤이에게 인라인스케이트를 사줬다.
애들이니까 금새 배우려니 했다.
4번째 채윤이를 데리고 연습하러 나갔는데...그네 타는 거랑 똑같다.
혼자 열심히 배우려고는 하지 않고 내내 아빠 손만 잡고 있을려고나 한다.
힘들고 귀찮고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왔다.
신발 갈아신고 집에 가겠다는 걸 그냥 끌고, 업고 해서 집으로 들어오니...
채윤이는 울고불고 신발 안갈아신겼다고 하고,
난 화가 나서 그랬다고 하고,
정말정말 화가 났다.

엄마의 중재로 채윤이와 단둘이 조곤조곤 대화를 나눴다.
채윤이는 진.실.로. 울먹이며
"아빠~ 왜 내가 신발 갈아신을려고 했는데 왜~ 안해줬어요? 네? 흑흑.."
"채윤이 니가 열.심.히 배우려고 하지 않고 자꾸 아빠한테만 매달리고 짜증내고 해서 화가 나서 그랬어"
"아빠 다음엔 정말 열심히 할게요. 아빠가 하라는대로 열심히 배울게요 흑흑~"
"아빠도 다음엔 아빠 맘대로 채윤일 그냥 업고 가지 않을게"

생각만큼 기대만큼 채윤이가 하지 않을 때, 그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나만 마음에 금이 간 건 아닐까?

아침에 출근하는 내게 채윤이 와서 조용히 속삭이며..
"아빠 오늘은 힘들어서 인라인 못탈것 같아요"
"아냐, 아빠가 잘 도와줄테니까 이 따 밤에 꼭 타자. 응?"

담백한 채윤인줄 알았는데, 채윤이도 맘이 많이 상했나보다..
어쩌나... '여보! 당신이 좀 도와줘야 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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